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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49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올림픽보다 뜨거운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사진 박현선 교사(인천공항고등학교)





‘짜라빠빠!’ ♪♬ ♪~
3년 만의 교내 스포츠 축제. 인천공항고 학생들이 레트로한 노래에 움찔 놀랐습니다. 잘못 들었나 싶었지만 눈앞에 익숙한 ‘그들’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박현선 복석찬 안성용 류창민, 네 명의 쌤들! 게다가 음악에 몸을 싣고 팔과 다리를 쉼 없이 움직이고 있었답니다. 그 모습에 학생들은 ‘빵’ 웃음을 터트리고, 발을 구르며 환호했습니다. 이 유쾌한 순간을 설계한 박현선 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학생들은 입학 후 처음인 대규모 체육 행사였어요. 코로나 세대라 야외 집단 활동을 원하면서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낯설어하더라고요. 고민하다 ‘웃음이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평소 볼 수 없는 선생님들의 끼를 보여달라 부탁했더니 흔쾌히 참여해주셨어요.”

사실 학생들이 쌤들의 이색 댄스 타임에 놀란 이유는 더 있습니다. 행사 시작 후, 선글라스를 끼고 한 손엔 종이 성화를 든 채 꼿꼿한 자세로 전동킥보드에 올라탄 석찬 쌤이 운동장을 가로질렀거든요. 이로써 깜짝 이벤트는 끝난 줄 알았다가 허를 찔린 셈이죠.’



“축제를 성화 봉송으로 시작했어요. 올림픽의 상징이고 학생들에게 익숙한 장면이기도 해서요. 1인 부서라 걱정이 많았는데 미술 선생님께 부탁했더니 동아리 학생들과 봉송 도구와 성화대, 실제보다 더 뜨겁고 아름다운 성화까지 만들어주셨죠. 그 외에도 학생들이 경기에 쓸 도구나 경기 진행 준비까지 여러 선생님이 과목과 부서 상관없이 함께해주셔서 행사를 잘 열 수 있었어요.”

그 덕분일까요? 3년 만에 열린 ‘스포츠 축제’는 말 그대로 ‘유쾌발랄’하게 이어졌습니다. 공굴리기에서 전력 질주하다 넘어진 선생님께 응원과 걱정을 담아 이름을 크게 불러드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탈락자들은 쌤들에게 물총을 맞고도 즐거워했대요.

쌤들은 교련복, 소방복, 경찰복 등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아이들의 단체복에 웃고, 마을 주민들도 모처럼 시끌벅적한 학교를 흐뭇하게 지켜봤고요. 즐거웠던 그날의 추억은 학교를 조금 바꿔놓았다고 해요.

“같이 ‘놀고’ 나니 복도를 걷다 보면 학생들의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며 이전보다 가깝게 다가오더라고요. 아이들끼리는 물론 아이들과 선생님, 선생님과 선생님들도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한층 친밀해진 인천공항고,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는 학교에서 다음엔 또 어떤 이벤트가 있을지 기대됩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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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6월 08일 10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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