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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호

키워드로 보는 직업 | 반려동물 산업 편 _ 펫팸족·펫캉스·펫테크

신조어 쏟아지는 펫코노미 돌풍

‘랜선 집사’ ‘나만 고양이 없어’. 1020 세대가 인터넷에서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다. 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나 유튜브·틱톡 같은 영상 플랫폼의 동물 관련 사진·영상 댓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에 의해 만난 콘텐츠 속 동물에 매료돼, 자신의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사례도 많다. 동물에 대한 인식도 바뀌면서 단순히 귀여워하는 것을 넘어 먹을거리와 놀거리, 건강관리까지 삶의 질을 고민하는 이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앞으로도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늘고, 그에 따른 소비 역시 증가할 전망이다. 유망한 분야로 손꼽히는 이유다. 반려동물 인구 1천500만 시대, 반려동물 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살폈다. 대표적인 직업인 수의사의 진로·직업 이야기는 월드펫동물병원 윤홍준 수의사에게 들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이의종










1인 가구가 늘고,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반려동물 가구가 더 급속하게 많아지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지난해 1천500만 명을 넘어섰다. 동물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면서 즐거움을 주는 애완동물에서 가족처럼 일생을 함께한다는 반려동물로 호칭이 바뀌었다.

동물 사료·완구·의약·교육·레저·장례 등 관련 시장이 급성장했다. 2010년 기준 1조 원에서 2020년 3조8천억 원 규모로 4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펫 전용 미용용품, 하림·동원산업은 사료·간식, 일룸은 가구, 삼성전자·LG전자등은 반려동물 가전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IT와 결합한 ‘펫테크’ 분야도 눈길을 끈다. 모바일 앱이나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접목한 홈 CCTV, 훈련용 도구, 건강관리·추적 앱, 자동 급식·급수기 등은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의 노령화나 반려인의 사후를 대비하는 금용·서비스 상품도 관심을 모은다. 이처럼 사람이 쓰는 모든 상품·서비스가 반려동물에도 반영될 수 있고, 중국 등 신흥국에서의 성장 또한 기대돼 유망 분야로 평가받는다.







반려동물 관련 직업은 다양하다. 특히 최근 반려동물의 건강과 관련된 전문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삶의 질을 높이는 훈련이나 놀이·행동교정 전문가, 유전병·고령화에 대응하는 영양제·치료제 연구원, 건강관리 전용 앱이나 병원·전문의를 찾아주는 플랫폼 개발·운영자 등이다.

그중에서도 수의사의 수요가 여전히 많다. 진료 동물 분야가 전문화되고 있으며, 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 기업의 사료·소모품 개발에 협력하는 등 활약하는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데 수의학과는 강원대 건국대 경북대 경상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등 10개 대학에만 설치돼 있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졸업 후 약품 개발, 품종 개량, 검역·방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의사 자격을 가진 인재를 원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

새로운 상품·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전에 없던 직업도 나타나고 있다. 반려동물이 묵을 수 있는 숙소와 레저를 소개하는 애견여행기획자가 대표적이다.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꼭 동물과 대면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창의력을 발휘해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활약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진학

동물 관련 전공은 특성화고부터 전문대학, 일반대학에 걸쳐 다양한 학과가 있다. 특성화고·전문대학의 경우 반려동물 미용·훈련·레저·장례 등 서비스 분야 전공의 비율이 높다. 일반대학은 수의학과와 동물자원학과가 대표적이다. 꼭 동물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컴퓨터나 금융·마케팅 등을 전공해 펫테크·금융 상품 개발·유통 쪽에 진출하거나, 미디어·콘텐츠 관련 전공을 이수해 콘텐츠 산업에 뛰어들 수도 있다.


채용

수의사를 기준으로 하면, 동물을 직접 진료하는가에 따라 임상/비임상의로 구분된다. 비임상 수의사는 7급 수의직 공무원, 검역원으로 일하거나, 외국계 제약회사 등에서 근무할 수 있다. 임상 수의사는 졸업 후 인턴 수의사로 경험을 쌓은 후 동물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원한다. 커리어넷에 따르면 평균 연봉은 약 6천만 원이지만 개원의는 능력에 따라 소득 차이가 크다. 매년 550여 명의 신규 수의사가 배출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많지 않은 편이다.


‘뜨는’ 반려동물 산업,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조어

펫코노미_ 반려동물 산업과 시장을 가리키는 말.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합성했다. 국립국어원에서 는 ‘반려동물 산업’이라는 우리말로 사용하길 권하고 있다.

펫콕족_ 펫과 집콕족을 합성한 신조어. 집에서 반려동물과 여가를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펫테크_ 반려동물 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분야. 집에 남은 반려동물을 살피는 홈 CCTV, 자동화 기술이 적용된 장난감이나 급식·음수기, 각종 질병 원인균이나 위험성을 판별하는 간이 검사 키트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Q. 수의사가 된 계기는?

특별한 꿈이 있지는 않았어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수학을 덜 할 전공을 찾다 의학 계열을 살피게 됐죠. (웃음) 의대와 수의대를 두고 고민하다 어릴 때부터 많은 동물을 키워 낯설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겠다 싶어 수의대로 진학했어요.
수의대생은 대체로 동물을 직접 치료하는 임상의를 택합니다. 2년간 수련을 거쳐 개원하거나 페이닥터로 취업하죠. 저도 이 과정을 거쳤어요.


Q. 수의사는 어떤 일을 하나요?

제 경우 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강아지와 고양이를 전문적으로 진료·치료하고 있습니다. 동네 의사, 즉 주치의 개념으로 동물이 건강하게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픈 동물이 치료돼 고통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볼 때 매우 기뻐요. 보호자에게 감사 인사를 들을 때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고요.

경영자이기도 해 테크니션(보조 치료사)과 미용사 등의 직원 관리, 인터뷰나 방송 출연·칼럼 기고 등 홍보 활동도 해요. 공부도 20년째 계속하고 있습니다. 의학 기술과 기기가 계속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약물·수술도 개발되고 있어요. 때문에 유료 세미나나 강좌를 한 달에 2~3회가량 수강합니다. 평균적으로 하루 2시간 이상을 학습에 투자합니다.


Q. 수의사에게 필요한 역량은?

우선 수의사는 동물을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임을 강조하고 싶어요. 동물을 사랑하고 이해하되, 동시에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한 일이기도 해요. 공감은 하되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또 보호자와 소통하는데, 일반 병원으로 보면 소아과·소아정신과의 일과 비슷해요. 수의학 지식과 더불어 관찰력·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스트레스 관리도 잘해야 해요. 자살률이 가장 높은 직업이 바로 수의사예요.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하고, 동물의 생명권과 보호자의 경제력 혹은 병원의 수익성을 두고 도덕적 딜레마에 시달리면서, 죽음을 빈번하게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슬픔에 매몰되지 않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일을 오래할 수 있어요. 저는 운동이나 유튜브 채널 운영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를 낮추는 편이에요.


Q. 고등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일단 학업 역량을 잘 다져두세요. 현실적인 이유가 큽니다. 수의대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에 10곳뿐입니다. 전국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갖춰야 입학할 수 있어요. 입학 후 학습량도 상당하고, 수의사가 된 후에도 계속 최신 이론·기술을 배워야 하죠.

무엇보다 단순히 동물이 귀여워서, 소득이 높은 전문직이어서 진로로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보세요. 수의사는 아픈 동물을 만나요. 생각보다 큰 정신적 압박을 견뎌야 합니다. 근무 시간이나 업무량에 비해서는 소득이 높지 않을 수 있고요. 동물과 보호자를 돕고,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사명감이 없다면 계속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코로나19 시대, 청소년들의 진로에 대한 관점 또한 달라져야 합니다. 특정한 전공과 직업에 집중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직업을 들여다보며, 현직에 있는 직업인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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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중등 (2021년 12월 08일 10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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