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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호

핫 토픽 ‘쫌’ 아는 10대 16 | OTT

<오징어 게임>으로 보는 OTT 생태계의 빛과 그림자

<오징어 게임>에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폭력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역대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떠오르며 전 세계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분명 자랑스럽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인터넷 기반의 OTT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 해외 투자사와 국내 제작사 간의 불합리한 계약 구조, K 드라마의 약진에 비해 활약이 저조한 국내 OTT 업계 등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재주는 <오징어 게임>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흥행에 가려진 OTT 생태계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봤다.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진 연합






STEP 1 이슈 맛보기


시사 상식 ‘깐부’방!

무상이 내일아, 나랑 깐부하자.

내일이 뭐래? 깐부치킨 먹자고?

무상이 오겜 아직도 안 봤냐? 깐부는 딱지치기, 구슬치기 같은 놀이할 때 모든 걸 공동 관리하는 같은 편을 의미하는 말이야. 우리가 놀이할 시간이 없으니
그 대신 앞으로 내가 네 편의점 쿠폰을 관리할까 해.

내일이 왓?! 너 제정신이야? <오징어 게임> 청소년관람불가(청불) 작품인데 설마 봤다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하다가 움직이면 막 총으로 사람 쏘고, 대갈장군 영희 인형의 목이 180도 돌아가고, 완전 엽기던데. 후, 꿈에 나올까 무서워.

무상이 청불이라서 보면 안 되는 건 알겠는데 안 봤다는 놈이 어찌 그리 자세히 알고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 친구야?
내일이 ...실은 다 본 건 아니고, 그냥 ‘움짤’로 일부만 봤어. OTT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글을 읽다 보니 실제 <오징어 게임>의 내용이 너무 궁금하더라고.

무상이 TPO(Time, Place, Occasion)는 들어봤는데 OTT는 첨 들어본다. 그게 뭐냐?

내일이 <오징어 게임>하고 넷플릭스는 아는데 OTT는 모른다?ㅎ 지금부터 자세히 알려줄 테니까 잘 들어봐라. 편의점 쿠폰 깐부는 됐고, 시상 상식 깐부가 돼줄게.


STEP 2 이슈 꼼꼼 분석하기


<오징어 게임> 열병 앓는 세계인들

<오징어 게임>은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456억 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의 웹 드라마야. 지난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시리즈가 오픈한 후부터 지금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가 계속 치솟고 있어. 전 세계에서 약 1억4천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시청했다는군. 넷플릭스가 생긴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이래. 지금 세계 곳곳에서 극 중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놀이를 따라 하느라고 난리가 났어.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는 <오징어 게임> 체험관에 먼저 들어가겠다며 두 남자가 주먹다짐을 벌였어. 딱지치기 한 번 해보겠다고 폼생폼사 파리지앵이 국제적 망신살이 뻗친 거지. 이뿐만이 아니야. 아프리카 우간다의 어린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달고나 뽑기가 대유행이라고 해. 드라마 속 초록색 체육복, 동그라미·세모·네모가 그려진 관리자 가면, 옛날 도시락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니 정말 놀랍지 않니?

얼마 전 넷플릭스의 최고 경영자가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 바로 그 초록색 운동복을 입고 등장한 것도, 얼굴에 무궁화 꽃… 아니 함박 웃음꽃이 핀 것도 다 이유가 있어. 다른 인기 작품에 비해 훨씬 적은 254억 원을 투자한 <오징어 게임> 덕분에 어마어마한 수익을 거둬들이게 됐거든. 넷플릭스 자체 평가에서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약 1조 원으로 추산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갓성비’ 투자였던 거지.

새로 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도 바통을 이어받아 인기몰이 중이라고 해. 넷플릭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글로벌 OTT 업체인 디즈니플러스도 앞으로 한국 콘텐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제 국제 무대에서 K콘텐츠는 명실상부 흥행 보증수표가 된 거지. 그런데 OTT가 뭐냐고? 잘 들어봐~


코로나 특수로 몸집 불린 OTT 기업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영상을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가리키는 말이야.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사업자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이 있고, 우리나라 토종 OTT 기업은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이 있어. 귀에 익숙하지?

인터넷의 발달도 영향을 미쳤지만 OTT 서비스가 황금기를 맞이한 데는 코로나19가 한몫했어. 영화관을 가는 것도 꺼려지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TV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영상을 볼 수 있는 OTT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거야.

OTT 시장의 경쟁은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야. 이미 가입자의 약 90%가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OTT에 유료 계정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즈니플러스, 애플티비플러스 등 거대 자본의 해외 콘텐츠 기업들이 국내에 속속 발을 들이고 있어.

선두주자였던 넷플릭스는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업체들이 바짝 뒤를 쫓고 백신 맞은 사람들이 산으로 들로 놀러 나가면서 가입자 수가 줄어들 타이밍이었지. 때마침 <오징어 게임>이 빵 터지면서 가입자 수가 무려 2배나 껑충 뛰어올랐으니 효자가 따로 없는 거지.

국내 OTT 기업들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건가 봐. 티빙이 내년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3년간 콘텐츠에 4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어. 웨이브도 내후년까지 3천억 원가량을 콘텐츠 개발에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더 재미있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해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

이미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콘텐츠 공룡, 해외 OTT를 상대하기에는 국내 업체들의 여건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어. 하지만 우리나라 OTT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K드라마의 열풍을 구경만 하고 있는 건 아쉬운 일이야.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한류 콘텐츠 인기에 편승해 세계적인 OTT 채널로 성장할 궁리를 할 때야.


티빙 공동대표가 온라인 행사 ‘티빙 커넥트 2021’에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STEP 3 생각 그릇 키우기


‘띵작’ 탄생 뒤에 넷플릭스 있다?

세계 각국의 언론이 우리나라의 태생적 소프트파워를 배경으로 탄생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칭찬 기사를 연일 게재하고 있어. <기생충>, 방탄소년단 등 이미 크게 성공한 사례에 더해 <오징어 게임>이 시원한 장외 홈런을 한 방 날린 셈이야. 인종과 종교를 넘어 세계인들이 손에 손잡고, 우리나라의 놀이로 대동단결하는 걸 보니 ‘폭풍 감동’이라고?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오징어 게임>이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해. 황동혁 감독이 10년 전부터 작품을 구상했지만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어.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흥행 실패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처음 구상대로 맘 편히 제작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거지. ‘띵작’이 나오기까지 넷플릭스가 큰 역할을 한 건 맞아.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 사이에서 투자를 원하는 회사 1순위가 넷플릭스라고 해. K콘텐츠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넷플릭스의 세계적인 공급망과 글로벌 마케팅의 힘이라는 얘기도 있고.

한 가지 더, 국내 드라마에는 있고, 넷플릭스 드라마에는 없는 게 뭘까? 바로 PPL(Product Placement)이야. 영화나 드라마 제작 시 협찬을 받은 상품을 극 중에 등장시키는 광고 기법인데 국내 드라마의 경우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맥락 없는 PPL이 극의 흐름을 끊을 때가 많아.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마지막 회는 뜬금포 같은 아무 PPL 대잔치였어. 남자 주인공이 피자를 주문해서 먹는 장면은 그냥 한 편의 피자 광고였지. 넷플릭스는 제작사가 외부에서 제작비를 충당하지 않도록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정책상 PPL을 하지 않아. 해외 투자를 받지 않는 순수 국내 콘텐츠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PPL에 의존하지 않는, 과감하고 독창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사와 제작사 ‘깐부’ 아니야~

‘폭풍 감동’은 잠시 넣어둬. 성공 이면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볼 차례야. <오징어 게임>의 탄생에 넷플릭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 건 부인할 수 없어. 하지만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 문제를 간과할 순 없지. <오징어 게임>으로 막대한 수익이 났지만 저작권이 넷플릭스에 있기 때문에 제작사 싸이런픽처스의 몫은 투자금의 120~150% 수준에 불과해. 시즌 2의 제작 권한도, 굿즈 판매 수익도 전부 넷플릭스 거야. 동반성장을 말하지만, 투자사와 제작사는 ‘깐부’ 사이는 아닌 셈이지.

처음에는 대박이 날지 쪽박이 날지 알 수가 없으니 실패에 대한 부담은 넷플릭스에 떠넘기고 기본 수익을 보장받는 게 안정적일 수 있어. 하지만 K콘텐츠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계속해서 해외 자본에 종속되는 게 맞는지는 고민해봐야 해. 한국 콘텐츠로 해외 기업이 잔치를 벌이는 동안 창작 혼을 불사른 국내 제작사는 흥행에 따른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청불인 <오징어 게임>에 대해 호기심을 부추긴 것 같아 미안. OTT의 특성상 누구나 자극적인 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문제야. 넷플릭스가 홍보를 위해 이런 부분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어. 콘텐츠에 대한 넷플릭스의 지배력이 커질수록 폭력 수위가 높은 장르물 쏠림 현상이 강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아.

불편한 진실은 또 있어. 해외 OTT 사업자들이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 중이라는 사실이야. 적용받는 법이 달라 국내 OTT 기업들이 매년 수백 억 원의 망 사용료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불공정한 경쟁일 수밖에 없어. 국내 네트워크 트래픽의 대부분이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인해 발생하고 있고, 국내 콘텐츠로 큰돈까지 벌었는데도 오리발을 내미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거죠. 과학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이슈를 콕 집어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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