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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호

핫 토픽 ‘쫌’ 아는 10대 13 | 아프가니스탄

제국주의 열강이 만든 비극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이 20년 만에 미국의 실패로 종식됐다. 미군의 철수 완료 목표 시점인 올해 8월 말이 되기도 전에 탈레반은 전광석화처럼 전 국토를 장악했고 8월 15일, 재집권을 선언했다. 이에 수많은 인파가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했다. 공항은 마비됐고 비행기 바퀴에 매달린 사람들이 추락사하는 비극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이러한 아비규환 속에서 지난 8월 26~27일, 우리 정부는 아프간 조력자 390명을 국내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기적 같은 탈출 성공 스토리에 세계 언론은 찬사를 보냈다. 같은 날 카불 공항에서는 IS의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 170명이 넘는 사망자와 1천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감동과 비극의 드라마가 한날 벌어진 셈이다. 세계 최강국이 극빈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이유, 또 중동이 ‘테러리즘’의 상징이 된 까닭은 무엇인지 담아봤다.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연합






STEP 1 이슈 맛보기




‘혼돈의 아프간’ 방

무상이 내일아, 야~ 요새 뉴스가 죄다 아프간으로 도배가 됐더라.

내일이 그럴 수밖에. 최강국 미국이 GG를 선언했는데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하지.

무상이 도대체 중동 쪽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만날 싸우는 거냐? 조용한 걸 싫어하는 DNA를 장착하고들 세상에 나왔나~

내일이 무상아, 그렇게 말하면 수백 년간 쉬지 않고 쌈박질하던 유럽 사람들 섭하다~ 중동이 이렇게 시끄러워진 건 불과 100여 년밖에 안 됐는걸.
무상이 아무리 그래도 남의 나라 건물을 전투기로 무너뜨려서 죄 없는 민간인들을 희생시키고 안전하게 철수시켜준다고 약속해놓고 막 공항에서 폭탄 터뜨리는 건 너무 몰지각한 거 아냐? 진짜 탈레반은 악마 같아!

내일이 무상아~ 너 혹시 9.11테러랑 이번 아프간 카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 사건 얘기하는 거라면 말야, 9.11테러는 알카에다 소행이고 이번 폭탄 테러는 IS가 저지른 거야. 탈레반과는 좀 결이 다른 테러리스트 집단이지.

무상이 헉! 급 두통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테러리스트도 종류가 있어?

내일이 탈레반, 알카에다, IS, 이 셋의 탄생 배경과 특징을 알아야 이번 아프간 사태를 비롯 중동이 왜 테러리즘의 온상이 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 지금부터 함께 공부해보자 친구야!


STEP 2 언론으로 본 핫 토픽




STEP 3 이슈 꼼꼼 분석하기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가 된 이유

중동 지도를 펼치면 나라 간 국경이 자를 대고 그은 것처럼 일직선인 곳들이 보일 거야. 보통 나라와 나라 간 경계는 산맥이나 강을 기준으로 해 형성되는 게 일반적인데 말야. 특히 지금까지도 내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계속해서 난민을 배출하고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등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걸쳐진 국가의 국경을 봐봐. 초등생 줄긋기 수준이지.

지금 우리가 ‘중동’이라 부르는 지역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진 오스만투르크 제국이었어. 다양한 부족, 즉 아랍 세력(아랍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의 사람들)의 영토였지. 하나의 제국에 인위적인 국경이 그어지고 이전에 없던 나라들의 이름이 생성된 결정적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05년 전인 1916년에 영국의 외교관 사이크스와 프랑스 외교관 조르주 피코가 맺은 ‘사이크스-피코 협정’ 때문이야.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편에 섰던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패색이 짙어지자 둘은 비밀리에 이곳을 사이좋게 나눠 먹자며 음흉한 협상을 벌였어. 영국은 지중해와 요단강 사이 해안 지역 일부와 지금의 이라크, 요르단을 가져가고(여기 석유가 많이 묻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대) 프랑스는 이라크 북부 일부와 시리아, 레바논을 차지하기로 했지. 두 제국주의 열강은 땅을 나누며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갈등이나 부족성이 강한 아랍 무슬림의 역사·문화·종교적 요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 그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말 그대로 국경을 쭉~ 그었지. 비밀 협상이었던 탓에 정작 당사자인 아랍 세력은 배제됐고.

이게 다가 아냐. 영국은 1915년에는 아랍인들을 꼬드겨 오스만투르크에서 반란을 일으키면 독립 국가를 건설하게 해주겠다는 ‘맥마흔 선언’을 했고 1917년에는 유대인들에게 자신들을 도우면 팔레스타인 지역에 국가를 세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벨푸어 선언’을 했어. (1917년에 이 비밀 협약 문서들이 소련에 의해 공개되자 ‘영국은 당혹, 아랍은 경악했다지.) 결국 영국의 이 비열한 ‘3중 플레이’, 즉 모순된 외교는 중동 지역을 혼란의 도가니, 아픔의 땅으로 만든 씨앗이 됐지. (영국과 프랑스가 아프리카 대륙에 똑같은 짓을 했다는 건 안 비밀!)


아프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다

오늘의 주인공 아프간은 페르시아어로 ‘파슈툰족’이라는 뜻이야. 종교는 이슬람교를 믿지만 파슈툰족 42%, 타지크족 27%, 하자라족 9%, 우즈베크족 9%가 살고 있는 다민족 국가지. 이런 아프간에 영국이 처음으로 침략한 건 1839년이었어. 당시 영국은 남하하며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었지. 혹시라도 자신들이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식민지 인도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거든. 때문에 인도와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세 지역의 지리적 요충지인 아프간은 영-러 두 나라의 힘겨루기 장이 돼버리고 말아.

아프간 사람들은 그런 영국과 3차례에 걸쳐 전쟁을 치렀고 결국 1919년 독립을 쟁취했어. 문제는 영국이 끝까지 신사적이지 못했다는 데 있어. 아프간과 파키스탄 지역을 구분하겠다며 또 일방적으로 국경을 정해버린 거야. (이 선을 그은 놈, 아니 사람 이름이 듀랜드라서 이걸 ‘듀랜드 라인’이라 해.) 말하자면 파슈툰족이 살던 땅이 두 동강이 나서 하나는 아프간이 되고 다른 하나는 파키스탄이 된 거지.

파슈툰족은 지금까지도 이 듀랜드 라인을 인정하지 않아. 그리고 두 나라 국경의 험준한 산맥으로 이뤄진 ‘부족 지역’이라고 부르는 곳에 국가 없이 부족 중심으로 모여 산단다. 미국이 아프간의 탈레반을 소탕하려 해도 쉽지 않았던 것 또한, 다시 힘을 비축할 수 있는 이 부족 지역이 있었기 때문이지.


STEP 4 생각 그릇 키우기

미국이 만든 ‘탈레반·알카에다·IS’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세계는 자본주의를 내세운 미국과 공산주의를 외치는 소련의 양강 구도, 즉 ‘냉전시대’로 재편됐어. 한반도가 냉전의 격돌지가 돼 지금까지도 분단된 조국과 이산가족이라는 아픈 역사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아프간의 현 모습 또한 이 냉전의 결과라 할 수 있지.

1978년 아프간에는 친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섰어. 그러자 종교가 이념의 우선인 부족민들은 반발했고 이른바 성스러운 이슬람 전사라는 뜻의 반군 게릴라 ‘무자헤딘’이 정부군에 맞서며 내전이 벌어졌지. 이에 소련은(현 러시아) 공산주의를 제대로 알려주겠다며 아프간 침공을 감행했고 이를 보고만 있을 수 없던 미국도 행동을 개시했지.

하지만 미국은 소련과 전면전을 치르기엔 당시 상황이 좋지 않았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베트남전쟁에서 참패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 그런데 이 와중에 또 전쟁을 치르겠다고 하면 자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가만 있겠냐고~ But! 경험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던가? 베트남전쟁에서 ‘베트콩’의 게릴라전으로 호되게 당한 기억을 되살린 미국은 ‘아프간을 소련의 베트남으로!’라고 외치면서 무자헤딘에게 대량의 무기와 군사 교육을 지원하며 소련과 싸우기를 종용했지. 이 같은 비밀 지원사격을 받으며 활동한 게 누구? 오사마 빈 라덴! 그래,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수장.

이슬람어로 ‘학생’이라는 뜻의 탈레반, 현재 아프간을 접수해 아수라장을 만든 그들도 미국이 지원한 반군 세력 중 하나였어. (미국은 이슬람 교리와 폭력을 융합한 교과서를 제작·배포해 탈레반의 성장에 크게 일조했지.) 그런데 왜 지금 이들이 미국과 원수지간이 됐는지 궁금하지? 그보다 IS는 왜 설명 안 하냐고? 기다려봐~ 그 친구들은 후발주자라 나중에 나와!


국제사회, 절대적 관심 보여야

‘성스러운 전사들’은 9년 만에 소련을 물리쳤어. 그러나 살인병기로 길들여지고 키워진 아프간의 무자헤딘을 반겨주는 곳은 없었지. 그들을 죽음의 싸움터로 내몰던 미국조차도 말야. 이때 알카에다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또 제국주의 열강에 대한 증오를 가득 품고 ‘이슬람국가 건설’을 꿈꾸는 이들이 따로 나와 만든 집단이 바로 이번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킨 IS(이슬람국가)란다.

2001년 9.11테러로 분노게이지가 머리 꼭대기까지 차오른 미국은 아프간에 숨어든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와 알카에다 격퇴를 위해 군사력을 투입했어. 당시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던 탈레반은 테러범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초토화를 당했지.

그렇게 시작된 미-아프간 전쟁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1천163조 원이 투입됐고 목숨을 잃은 미군도 2천400여 명에 달해. (미군 폭격에 의해 목숨을 잃은 아프간인은…말을 말자.) 그러나 탈레반은 건재했어. 혹자는 미국의 실패, 그리고 탈레반 재집권의 원인을 ‘아프간 정부의 부패’와 국가를 지키기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국민성을 꼽기도 해.

하지만 그전에 아프간을 비롯해 아랍 세력, 즉 중동 사람들이 스스로 국가를 성립할 기회를 박탈한 것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 선행돼야 할 거야. 아울러 아프간이 극단주의 무장 세력들의 무법천지로 변하지 않고 아프간인들이 안정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지.

또 탈레반도 이슬람국가, 알카에다 등 폭력집단과 절연하고 여성을 비롯한 아프간인들의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실천으로 증명해야 할 거고 말야. (똑똑히 지켜보겠어!) 그나저나 우리나라 아프간 협력자 대피작전 너무 멋지지 않았니? 390명 전원 탈출 성공이라니! 가암동~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정보를 걸러내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거죠. 과학 기술의 발전, 가치관의 변화,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실생활과 밀접하거나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이슈를 콕 집어 알기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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