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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호

골라 읽는 전형 분석 | 학생부 종합 전형 11

교과 성적의 의미와 평가 기준은? 학업 역량≠내신

학생부 종합 전형은 다른 전형에 비해 수치화된 입시 결과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학업 역량, 전공 적합성, 발전 가능성, 인성 등 평가 요소를 중심으로 정성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전년도 합격자 내신 평균을 참고해 지원 가능 대학을 가늠하는 실수를 범한다. 각 대학이 최종 등록자의 최고·최저 혹은 평균 등급 컷을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참고 자료일 뿐 절대적인 수치는 결코 아니다. 종합 전형에서 교과 내신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평가될까.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김상근 교사(서울 덕원여자고등학교)·문호식 전임입학사정관(가톨릭대학교 입학처)
자료 각 대학 모집 요강·학생부 종합 전형 가이드북


학생부 종합 전형 합격자의 내신 분포가 넓은 이유

대학의 전년도 합격자 내신 성적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온라인 사이트 ‘어디가’를 비롯해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학에 따라 최종 등록자의 평균 내신을 공개하기도 하고, 평균 80% 혹은 70% 등급 컷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전년도 학생부 종합 전형 합격자 내신 성적을 살펴보면 주요 교과 등급이 1~5등급대까지 넓게 분포한다.

서울 덕원여고 김상근 교사는 “이는 종합 전형의 평가 요소가 내신을 비롯해 그 외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학생부의 비중이 가장 크다. 우리가 흔히 ‘비교과’라 부르는 교과 연계 활동은 학생부의 창의적 체험 활동(자율·진로·동아리·봉사) 항목에서 평가하고, ‘교과’는 내신 성적과 수상 내용,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고려할 점은 특목·자사고의 학교 프로그램이나 구성원의 학업 역량이 상대적으로 일반고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할 때 서울 주요 대학의 종합 전형에서 3등급대 이하 합격자는 특목·자사고 학생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인수·심화 선택 과목, 공동 교육과정의 내신 평가는?

앞으로는 본인의 희망 진로 계열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학생이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이수했다는 것은 학생의 학업적 흥미와 관심도를 어느 정도 보여준다. 소인수 과목, 심화 선택 과목, 공동 교육과정 등을 이수한 경우 내신 평가는 어떻게 이뤄질까.

가톨릭대 문호식 전임입학사정관은 “단순 이수 여부와 교과 성적만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이수한 과목의 내용과 수준, 이수 과목의 경향성 등을 확인한다. 석차등급 없이도 수강 인원과 원점수, 평균,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의 의미를 해석해 평가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탐색으로 과목을 이수한 경우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 측면에서 ‘전공 적합성’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수준 높은 심화 과목이나 전문 교과를 이수했다면, 과목 이수 자체보다는 학업 태도와 탐구 활동 관점에서 ‘학업 역량’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개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공동 교육과정 등으로 이수한 경우에도 과목을 수강하게 된 동기나 자기 주도적인 탐색 과정 등이 있었다면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문 전임입학사정관은 “다만 지금은 고교별로 소인수 과목이나 선택 과목 개설에 차이가 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게 대학에서는 고교와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원자를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학업 역량, 내신으로만 평가하는 것 아냐

내신 등급은 학생의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문 전임입학사정관은 “예를 들어 A학생은 1학년 2.6등급, 2학년 2.7등급, 3학년 2.8등급이고, B학생은 1학년 3.2등급, 2학년 2.7등급, 3학년 2.2등급일 때 두 학생의 교과 성적 평균은 2.7등급으로 똑같다. 석차등급을 활용해 정량적으로 산출하는 방식을 따르면 두 학생 모두 같은 점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종합 전형에서는 B학생은 ‘우수’ A학생은 ‘보통’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 A학생은 학년이 오를수록 성적이 하락한 반면, B학생은 매 학년 성적이 상승했다. 여기에 원점수, 과목 평균, 표준편차, 수강자 수, 이수 교과목이 다를 수 있다. 성취 기준이 높아 많은 학생이 기피한 소인수 과목을 수강했다면 눈에 보이는 석차등급은 낮을 수 있지만, 교과를 선택하고 수강하는 과정에서 보인 지적 호기심, 자기 주도성 등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종합 전형에서는 지원 학과와 관련 있는 교과의 학업 역량을 더 비중 있게 평가한다. 표2의 예시에서 단순히 교과 평균만 본다면 A가 B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종합 전형에서는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학생이 <수학>과 <과학>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공과대학에 지원한다면 어떨까. 아무리 평균 내신이 높더라도 해당 과목의 성적이 낮은 A학생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교과 세특의 심화 활동으로 부족한 내신 만회 가능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에 있는 전공 관련 교과목의 성취도를 통해 학생이 입학 이후 해당 전공을 이수할 수 있는 기초적인 학업 역량을 갖췄는지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관련 교과목의 석차등급만으로 전공 적합성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사는 “예전에는 대회 수상 등의 방식으로 부족한 내신을 어느 정도 보정했지만, 지금은 학생부에 수상 내용을 학기당 1개만 적을 수 있어 이도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시험이나 새 학기에 관련 교과의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교과 세특의 차별화된 활동으로 만회하는 것이다. ‘교과개념-독서-발표-후속 활동’이라는 하나의 묶음 활동이 학생부 교과 세특에 기재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2022학년 입시를 치르는 고2의 경우 올해 고3과 학생 수가 비슷하지만, 진로선택 교과의 성적 산출 방법이 다른 점을 고려해 전년도 입시 결과를 참고해야 한다. 올해 고3은 전 교과가 상대평가 9등급이지만, 고2는 진로선택 과목의 경우 A·B·C 절대평가이므로 전체 내신을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대입은 크게 수시와 정시로 나뉩니다. 학생부 교과 전형, 학생부 종합 전형, 논술 전형, 정시 전형이 대표적이죠. 전반적인 대입 전형이 궁금하거나, 내게 맞는 전형 정보만 집중적으로 보고 싶다면 ‘골라 읽는 전형 분석’ 시리즈를 활용하세요. 매주 하나씩 각 전형을 세밀하게 파헤칠 예정입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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