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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호

교과서로 세상 읽기 6 일본의 수출 규제Ⅱ

전 세계의 골칫거리 일본의 경제 도발, 세계경제를 위협한다


일본의 경제 도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했으며 한국 정부는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한·일 군사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본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우리나라의 일본 상품 불매운동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자유무역 체제하에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 경제, 즉 ‘Global Value Chain’으로 묶여 있다. 두 나라의 경제 문제가 지엽적으로 끝나지 않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의 계속되는 경제 도발 행태가 세계적으로 어떤 위협을 끼칠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연합 도움말 정화희 교사(광주 빛고을고등학교)


TV 뉴스와 신문기사로 본 세상


“지난 22일 청와대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무역 보복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을 근거로 지소미아 협정을 종료 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 배경과 관련해 ‘최근 일본 정부가 포토레지스트 등 2건의 수출 허가를 했지만,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일본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수출 규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상존해 우리 경제와 기업들에 우려와 부담을 주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를 경제 외적 목적으로 흔들면 자율과 창의라는 시장 경제의 기본 원칙이 흔들리고 그동안 세계를 분업 효율성으로 엮어놓았던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을 흐트러뜨리는 것’이라며 ‘문제가 조기에 매듭 지어지도록 일본 정부는 협의에 나서고 하루빨리 부당한 수출 규제 조치를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_ 금융소비자뉴스 홍남기 “일본 변화 없어 지소미아 종료. 경제 흔들림 없이 대응” (2019. 8. 23) 기사 중


교과서로 뉴스 이해하기

방귀 뀐 놈이 성낸다?

계속되는 일본의 ‘한국 탓’ ‘때린 놈은 다리를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리를 뻗고 잔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지. 가해자의 마음은 불안하지만 피해자는 마음만은 편해서 근심이 없다는 뜻인데 우리 옆의 이웃 일본을 보니 이 속담을 좀 손봐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네. ‘때린 놈, 다리만 잘 뻗고 자더라’라고 말이지.

일단 밉상 이웃 일본이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빌미로 경제 도발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을 거야. 결국 일본은 적반하장으로 더 나아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고 이제 한·일 갈등은 정점을 치닫고 있는 중이야. 일본이 그러거나 말거나 사는 데 아무 문제없다고? 교과서를 펼쳐보면 그런 말이 안 나올걸?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통합사회> 5단원의 ‘국제 분업과 무역의 확대’ 부분을 보자. 특히 ‘국제 분업과 무역이 필요한 이유’와 ‘국제 무역의 발생 원리’ ‘세계 무역 환경의 변화’를 보면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있어. 또 ‘무역의 확대가 미친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눈여겨 읽어봐. 지금의 우리 모습이 그 속에 다 담겨 있지?




다시 읽는 일본 경제 보복

현대 사회의 자유무역 체제



우선 자유무역 체제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교과서 내용을 토대로 설명하자면 자유무역 체제는 나라끼리 물건을 사고파는, 즉 무역을 함에 있어서 각국이 자신의 나라에 경쟁력 있는 산업의 제품은 수출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의 제품은 외국에서 수입하면 모두가 다 이익을 얻게 되니 국가가 무역에 간섭하지 않고 무역 거래를 자유방임해야 한다는 거야. 이러한 자유무역은 국내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기술 개발에 자극을 주고, 품질이 좋은 상품을 손쉽게 확보하게 해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후진국은 자국 기업이나 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약할 때 국내 산업의 쇠퇴를 가져와 국제 수지를 악화시킬 우려도 있어.

지난번에 얘기했지? 일본이 어떤 나라? 바로 이 자유무역 체제를 신봉하는 나라야. 세상에 그래놓고 수출규제 카드를 꺼내다니! (916호 ‘교과서로 세상 읽기 5_일본의 수출 규제’ 참고)

자유무역 체제가 현대사회에 정착한 지 이미 반세기가 지났어. 각국의 기업들이 출시하는 상품 하나에도 수많은 나라의 기술과 제품이 서로 호환돼 사용되고 있지. 일본의 경제 도발은 이 네트워크를 끊어놓는 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세계 통합 경제 속 일본 행위의 문제점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Global Value Chain’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니? <통합사회>를 공부한다면 이 정도쯤은 알아주자! 글로벌 가치 사슬이란 용어로도 쓰이는데 ‘상품·서비스의 생산 단계가 여러 단계로 분화되고 각각의 단계가 어느 한 국가가 아닌 비용우위에 있는 국가에서 발생하며 단계별로 가치가 창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뜻해. 어렵다고? 쉽게 예를 들어줄게. 한국의 주요 수출품이 반도체란 건 지나가는 개도 알 만큼 유명하지. 왈왈! 전 세계 반도체의 70%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해. 반도체가 얼마나 다양하게 쓰이는지 알면 놀랄걸? 스마트폰은 기본이고 자동차 한 대에 메모리·비메모리·마이크로 컨트롤 유닛 등 평균 200여 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돼 있어. 일반 자동차가 이 정도인데 향후 보급될 무인차에는 얼마나 많은 반도체가 사용되겠니? 센서·OLED 계기판·전력 제어장치 등을 담당하는 반도체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수밖에 없지. 4차 산업혁명 속 ‘스마트’라는 단어가 붙는 모든 전자기기 안에는 엄청난 양의 반도체가 들어간다는 뜻이야. 그런데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반도체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게 되지. 그렇게 되면 전 세계에서 반도체 수급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방금 테슬라에서 전화 왔어. 반도체를 빨리 공급해주지 않으면 자율주행차를 완성시킬 수가 없다나. 곧 열린다던 사물인터넷 시대(IoT)도 늦춰진대. 왜냐고? 일본이 원재료 수출을 막고 있으니까~ 일본이 지금 전 세계의 4차 산업혁명과 기술적 도약을 막고 있다는 거지. 너무 과장한 거 아니냐고? 이게 바로 글로벌 가치 사슬인 걸~


한걸음 더 생각하기

장기화되는 무역 마찰

지난 8월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본격적인 경제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어. 과거 일본에게 무참하게 당했던 그 때의 한국이 아닌데도 일본의 지도층은 여전히 한국을 만만하게 보 고 있는 모양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탈일본을 목표로 한국의 중소기업과 손잡고 일본이 규제한 대체 소재를 공급받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정부도 내년도 예산에서 일본 경제 도발에 대응하는 예산을 2조 원 이상 반영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특별 예산을 따로 지원하기로 했지. 게다가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라는 초강수까지 둔 상태고. 일본 정부는 적잖이 놀란 눈치야.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을 인질로 한국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고, 심사 통과 요건으로 우리 반도체 산업의 기밀 정보를 요구해 자국 이익을 챙길 심산이었는데 예상과 다른 대응을 하고 있으니까. 이제 양국의 대치는 장기화될 것이 확실해졌어.


일본 경제 도발에 대한 우리의 자세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 말한다.” 영국의 비평가 토마스 칼라일의 명언이지. 왜 유식한 척이냐고? 지금 우리 상황과 너무 어울리지 않니? 한국이 직면한 현 상황을 기회로 볼지 불행으로 볼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렸어. 확실히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동안 우리를 힘들게 할 거야. 하지만 우리는 기초 분야를 일본에 의존했던 우리 경제의 취약점을 직시하게 됐어. 또한 우리 기업들은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거나 다른 나라의 수입처를 발굴하는 길을 걸을 테니, 일본도 막대한 피해는 피할 수 없을 거야.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 상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금지 운동이 지금처럼 꾸준히 이어진다면 관광업으로 유지되는 일본 지방 정부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자명하고, 이는 아베 정부를 흔들어놓을 파도가 될지 몰라. 전쟁을 시작한 건 일본 아베 정부지만 승리하는 쪽은 우리가 돼야 하겠지. 그래서 일본의 극우가 더 이상 한국을 종속관계나 상하관계로 볼 수 없도록 당당히 이 난관에 맞서야만 해.




일본은 무릎 꿇고 사과했던 독일과 비교됩니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죄 없이 자신들의 지난날 과오인 강제 징용과 위안부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경제 보복의 칼을 꺼내들면서 2016년 졸속 협정한 지소미아는 유지하라며 으름장을 놓습니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할 것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의 행태를 보면 여전히 과거의 잣대로 우리를 바라보는 듯합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강합니다. 그들에 맞서 당당하게 자주권을 외쳐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도 경계합니다. 그렇기에 청소년들이 최근 보여준 불매운동과 소녀상 지키기는 위대한 일입니다. 아픈 역사를 망각 상자에 넣지 않고 펼치는 여러분의 노력이 상대에게는 비수가 될 것 입니다. _정화희 교사(광주 빛고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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