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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9호

공부 시간보다 분량·자투리 시간에 집중하라

몰입 높이는 고3의 효율적 시간 관리

고3이라고 하면 종전에는 무조건 모두 내려놓고 수능 공부만 하면 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3학년 1학기까지 학교 활동을 이어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학생들이 입시 준비를 위한 교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줄어든 만큼 예전보다 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필요한 셈.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에 필요한 전형 요소를 잘 알아보고 짧은 시간에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관건이다.
취재 홍혜경 리포터 hkhong@naeil.com 도움말 김남권 총괄원장(공부혁명대 대치점)·박인호 교사(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최진규 교사(충남 서령고등학교)





4당 5락은 옛말? 전형 요소에 따라 효율적으로 시간 배분해야
고3은 현실적으로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힘들다. 학교 활동은 1~2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1학기까지 수시 준비에 따른 교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
충남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지금 대입의 큰 틀은 수시는 학생부 중심 전형, 정시는 수능 중심 전형으로 이원화돼 있다. 특히 재학생은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 예전처럼 수능 공부에만 초점을 두지는 않는 편”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진로나 강점에 따라 대학이 요구하는 전형 요소에 맞춰 시간 배분을 효율적으로 한다는 것.
최 교사는 “최근 수시가 확대되면서 수능 4개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보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만 맞추겠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목표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영역에 집중해서 학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목표 대학이 4개 영역 가운데 2개 영역에서 최저 기준 충족을 요구한다면 자신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2개 영역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학습하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 활동을 늘려가는 학생도 많다”고 덧붙였다.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의 ‘4당 5락’이라는 말도 옛 얘기가 된 지 오래다. 외대부고 박인호 교사는 “요즈음은 ‘4당 5락’이라는 말을 책상 위에 써놓고 공부하는 학생도 거의 없고, 실제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도 않는다. 깨어 있는 시간 동안 몰입해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것이 고수의 공부법”이라고 설명했다. ‘공부는 엉덩이 힘’이라는 말도 몰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매일 공부량 체크해 과목별 균형 감각 유지해야
부모가 “고3인데 벌써 자냐”고 공부 시간을 문제 삼아 잔소리를 시작하면 학생들은 시간 때우기식 공부를 하기 십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고3 때는 공부 계획을 세울 때 시간이 아닌 공부 분량을 기준으로 삼아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1년을 단계별로 나눠 ‘일일 계획’과 ‘주간 계획’으로 공부할 분량을 정해놓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희망 대학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
박 교사는 “오늘 할 일을 정해놓고 그걸 3시간 만에 완료했다면 목표가 달성된 것이다. 그때부터 놀거나 휴식을 취하면 된다. 만약 달성하지 못했다면 시간을 더 할애해서라도 완료하는 게 우선이다. 오래 공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성취도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라고 말했다.
형식적 공부를 벗어나 몰입도를 높이려면 우선 자신의 수준에 맞춰 공부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공부혁명대 대치점 김남권 총괄원장은 “계획을 세울 때 먼저 처음 2주간은 자신이 1시간 동안 어느 정도 공부할 수 있는지 측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센수학> 문제집을 기준으로 매일 1시간 동안 몇 문제를 풀 수 있는지 기록해보니 평균 30문제를 풀었다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부 분량을 다시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학생에 따라 시간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굳이 다이어리에 기록하지 않더라도 연습장을 활용해 매일 공부한 양을 체크해보도록 한다. 실질적으로 자신이 얼마만큼 공부했는지, 전체적인 학습량을 파악할 수 있어 과목별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시간을 탄력 있게 사용하려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오답 노트 활용도 유용하다. 김 총괄원장은 “일단 고3은 학사 일정에 따른 수업과 활동이 있기 때문에 졸업생에 비해 교과를 공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대신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도록 한다. 이때 어려운 수학 문제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짧은 시간 안에 풀 수 없기 때문에 평소 작성해놓은 오답 노트를 가지고 공부하는 게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열공 스크랩
고3 시간 활용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 교재를 두루 섭렵하지 말고, 기본서+문제집 1~2권을 여러 번 봐라
책상 위에 쌓아놓은 수많은 참고서와 문제집을 모두 풀었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강박증에 사로잡힌 것처럼 문제를 많이 풀면 그물에 물고기가 걸리듯 시험 문제가 걸릴 것이라고 믿는 학생일수록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칠 때가 많다. 이유는 얕게 공부하기 때문. 실제 시험 문제는 개념을 깊이 있게 묻는다든가 살짝 변형해서 출제되기 마련이다. 여러 권을 두루 풀어본 학생들은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서와 문제집 1~2권을 반복 학습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학생들은 결과도 우수하다. _박인호 교사



✚ 내신이 곧 수능, 내신 기간에는 내신에만 집중하라
내신 기간에는 내신에만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수시 최저 기준과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불안감에 수능 공부까지 병행하려다 수시와 정시 모두 실패하기도 한다. 대체로 3~5등급대 학생들이 해당된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내신 문제가 1학기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되고, 시험 범위에 <수능특강>이 들어가기 때문에 맥락상 내신과 수능 공부가 완전히 동떨어진 게 아닌데 학생들은 대부분 다르다고 생각한다.
수능 연계 지문의 경우 내신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지 않은 학생들은 연계에 대한 느낌이 약하다.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은 외웠던 지문이 나오니까 연계된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제대로 공부했을 때만 안다는 의미다. 그래서 내신에 더 집중하라는 것. 정시파의 경우도 적어도 내신을 5등급 이내로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 수능 공부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수시에서 논술 전형에 많이 지원하는데 내신이 6등급으로 내려가면 그만큼 합격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_김남권 총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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