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고등

943호

입시를 끝낸 선배맘이 예비 고3맘에게

지나고 나니 보이는 것

“시험 기간엔 아이가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었고, 시험 기간이 아닐 때는 아이가 늘어지지 않도록 살폈어요.” “직장맘이라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미안한 마음은 안가지려 했어요.” “경쟁률도 높으니 그 시간에 수능 공부하라는 말에, 논술도 수능 공부라고 믿고 집중했으며 결국 합격했어요.” 아이가 막 고3이 되는 학부모는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게 마련. 이때 선배맘들의 조언이 아쉽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많은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어보고 그중 자신의 길을 찾아가자.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고3 1학기 내신이 중요한 건 모두 알지만”

3학년 1학기 내신은 과 교과서가 함께 시험 범위에 들어가면서 익혀야 할 영어 지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수학 역시 고1 때 배운 것까지 시험 범위에 들어가면서 시험 2주 전부터 잠을 거의 못 잤어요. 게다가 등급을 나누기 위해 변별력 높은 문제가 몇 문제 더 들어가니까 멘탈이 흔들려 터무니없는 실수가 나오더군요. 아이는 10 점짜리 수학 서술형 문제에서 실수해 0점을 받았 다고 속상해했는데요. 시험지 뒷장을 모르고 안 푼친구, OMR 카드에 빨간색 마킹만 하고 컴퓨터 사인펜으로 칠하지 않은 친구 등등 별의별 일이 다일어났어요. 평균 내신 등급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도 죽을힘을 다해야 하는 일이더라고요. _ 강은정(49·경기 과천시 별양동)

Advice 에서 지문이 수능과 연계되는 국어와 영어는 특히 시험 범위가 어마어마하다. 시험 범위를 늘려 변별력을 높이는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0.1 내신 등급에 가슴 조린 것이 허망해”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마지막 날, 피 말리는 내신 시험이 끝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 라고요. 독서록과 수행평가 과제도 폭풍처럼 몰아 치니 아이는 너무 바쁘고 정신없다며 힘들어했어 요. 기말고사 성적도 안 나왔는데 수시 원서 6장을 어떻게 쓸 것인지 상담 기초 자료를 내라고 해서 당황하기도 했죠.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아든 날, 아이는 한두 등수 차이로 윗등급에 올라가지 못한, 소위 ‘문 연 등급’을 세보며 무척 아쉬워했어 요. 지나고 보니 내신의 숫자에 너무 매달릴 필요 없었구나 싶어요. 내신 등수대로 붙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일정 범위 안에 들어가면 다른 전형 요소가 작용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는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_ 오소민(51·서울 송파구 방이동)

Advice 2021학년 입시는 학령인구가 줄어들어 좋은 내신 등급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으니 전년 선배들의 입시 결과를 기준 삼아 지원을 결정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신중할 것.


“자기소개서 쓰면 수능 걱정되고, 수능 공부하면 자기소개서 걱정되고”

시간 너무 들이지 말라 하지만, 그래도 자기소개서를 끝내긴 해야 하잖아요.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거의 진도가 안 나가더라고요.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은데 여름방학 끝날 때까지 항목마다 어설프게 반쯤 쓰다 만 것을 보니 깜깜하더군요. 개학 후 담임 선생님과 자기소개서 상담 일정이 잡히면서 약속한 날짜에 뭐라도 써가야 하니까 가까스로 좀 쓰는 듯했어요. 수시 원서 접수 일주일 전쯤 그럭저럭 모양을 갖추어가니까 그때부터 자기소개서만 붙잡고 있더라고요. 학교로 컴퓨터를 가져가서 자습 시간에 고치기도 했으니 수능 공부는 뒷전이 되었고요. 아이들마다 자기소개서 쓰는 속도와 방식은 천차만별이라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일주일 만에 쓰고 그대로 내면 되겠다고 담임 선생님께 칭찬받는 학생도 있는 걸 보면 말이에요. 아이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아이가한 행동을 되돌려 생각해보고 의미를 찾도록 같이 이야기 나누었다면 좋았을 텐데 뒤늦게 아쉽네요. 학생부를 오래 보고 있는다고 해서 생각이 샘솟는 것은 아니었어요. _ 민경옥(52·인천 연수구 송도동)

Advice 학생부 교과 전형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전형이 대부분이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하는 전형이 대부분이다. 교과 전형인데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하는 대학은 고려대와 중앙대 등이며, 종합 전형인데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지 않는 대학은 동국대 숙명여대 충북대 한양대 한양대(에리카) 등이 있다.


“실망보다 원망이 커서 기회 날려”

최종 예비 2번이었지만 추가 합격을 못해 결국 삼수를 해요. 왜 고3 때 아이를 설득해서 정시 원서를 제대로 써보지 않았는지 후회해요. ‘넌 정신 좀 차려야 해’라는 마음이 컸거든요. 아이는 고3 수능 점수를 받고 조기재수반에 바로 들어갔고 정시 원서는 점수 계산을 안 한 채 쓰고 싶은 과에 써서 당연히 떨어졌어요. 그러니 이번 재수할 때 정시 원서를 처음 써본 것과 마찬가지였죠. 나름 연구한다고 했는데, 지원이 끝나고 나서야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안전하게 합격할 만한 원서를 한 장 썼어야 했고, 다른 군에서 인원 변동 있었던 것을 챙겼어야 했고…. 사실상 처음 정시에 지원하느라 놓친 부분이 많았더라고요. 점수가 있어야 정시 원서를 쓸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뒤늦게 안 거죠. 아이 친구 중에 어차피 재수할 텐데, 라며 고3 때 과감하게 원서를 썼다가 합격한 친구도 있어서, 지나고 보니 더 안타까워요. _ 임재정(47·서울 강남구 삼성동)

Advice 정시는 그해 수능 성적으로 직접 지원해보지 않으면 합격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 특징. 매년 과목마다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 위가 달라지니 대학별 환산점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학별 환산점수는 대입 정보 포털(www.adiga.kr)이나 입시 기관 홈페이지에 수능 성적을 입력하면 지원 모집 단위에 따라 계산되어 나온다.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댓글쓰기
240318 숭실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