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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호

학급 VS 학교 VS 학교간

특정 교과 집중하는 일반고 참여 기준 제각각

알쏭달쏭 고교 유형 총정리 ② 중점학급‧중점학교‧거점학교
최근 고교 선택 시 ‘조금 다른’ 일반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과학 또는 미술 중점 학급이 있거나 수학·과학 교과 거점 학교로 지정된 학교가 교육 환경이나 진학 지도가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 정부가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의 교과 선택권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여러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이들 학교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용어부터 혼란스러워하는 이들도 많다.
중점 학급과 중점 학교 중 맞는 표현은 무엇인지, 거점 학교와 중점 학교의 차이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 김효수 연구사(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오인 교사(서울 상봉중학교) 참고 국가법령정보센터







중점 ◯ ◯, 공식 용어는 교과 중점 학교
최근 고교 선택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일반고 선택 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 같은 일반고지만 특정 교과의 중점 학급을 운영하거나 거점 학교로 지정되는 등 각 학교의 특성이 두드러지기 시작했기 때문. 문제는 용어에 대한 혼란이다.
특히 대입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인기가 높아진 ‘중점 ◯ ◯’에 대한 의문이 크다. 중점 학급, 중점 학교, 중점 학급 운영 학교, 중점 과정 운영 학교 등 쓰는 이에 따라 달리 불리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김효수 연구사는 “공식 사업명은 ‘교과 중점 학교’다. 2009년 과학 교과 중점 학교를 시작으로 2011년 예술·체육 중점 학교, 2016년 기술·인문·외국어 등 기타 과목 중점 학교가 차례로 도입됐다. 다만 기타 과목 중점 학교와 과학·예술·체육 중점 학교는 성격과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이래 고등학교 교육을 개선하는 다른 여러 정책과 맞물리고, 현장의 요구가 반영되면서 정책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방식이 계속 변화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중점 학급, 중점 학교 등 용어에 대한 혼란이 생겼다.
따라서 고교 선택을 고민하는 학부모들은 교과 중점 학교보다 학급 운영 여부에 따라 ‘교과 중점 학급 운영 학교’와 ‘교과 중점 과정 운영 학교’로 나눠 살피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실제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는 과학·예술·체육 중점 학교는 과고나 예·체고 부서에서, 기타 과목 중점 학교는 일반고 교육과정 부서에서 따로 담당하고 있다.


특성화 교육 VS 수업 다양성 확보, 운영 목적 달라
가장 익숙한 과학·미술·체육 중점 학급이 있는 학교는 ‘교과 중점 학급 운영 학교’로 부를 수 있다. 입학 전 지원자들만 모아 따로 배정하고, 1학년 때부터 중점 학급에서 수업을 듣게 하는 곳이 많다. 중점 학급 학생들은 해당 교과를 특목고 만큼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교과 중점 학급 운영 학교는 일반고에서 잘 이뤄지지 않았던 교과 심화 수업과 실기 중심 대입 준비를 교내로 끌어들인,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특정 학급에서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다.
반면 ‘교과 중점 과정 운영 학교’에는 소프트웨어나 로봇공학·국제관계·스포츠경영·중국어·환경 등 일반고에서 배우기 어렵거나 소외된 분야를 집중 이수할 수 있는 과정이 설치돼 있다(표 1).



과정 이수를 전제로 학생을 미리 배정·선발하지 않고, 입학 후에도 별도의 중점 학급을 운영하지 않는다. 한 학교가 여러 과정을 복수로 운영할 수도 있다. 학교는 선택 교과 중 일부를 중점 교과 과목으로 기초부터 전문 교과까지 편성하고, 학생들은 개인 의사에 따라 해당 수업·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중점 학급 운영 학교와 비교하면 깊이는 조금 얕지만 훨씬 다양한 교과를 더 많은 학생들이 배울 기회가 주어지는 셈.
김 연구사는 “교과 중점 과정을 운영하면 학교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볼 수 있으며, 학생들도 수업을 선택하는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이것이 정착되면 학교는 차별화된 수업과 활동을 제공할 수 있고 학생들도 진학 전 학교의 개성을 운영고려할 수 있다. 학생의 선택권이 강화됐으며 고교학점제 시행이 계획된 시점에서, 교과 중점 과정 운영 학교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학교 학생이 수업을 듣는 ‘거점 학교’
최근 중점 학급 운영 학교와 거점 학교를 혼동하는 사례가 많다. 특정 교과에 대한 심화 수업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으로 보이나, 운영 목적과 대상을 들여다보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거점 학교는 학교 간 수업을 공유하는 공동 교육과정의 한 형태로 학생의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표 2).



지역에 따라 거점형 선택 교육과정, 거점형 공동 교육과정 등 용어는 다르지만, 흔히 거점 학교라고 부른다. 선택 학생 수가 적어 개설할 수 없는, 소인수 과목이나 심화 과목 수업을 집중 개설해 재학생은 물론 타 학교 학생까지 들을 수 있다. 단, 타 학교 학생의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해 방과 후나 토요일에 집중 이수하는 곳이 많다.
서울 상봉중 오인 교사는 “중학교 현장에서 고교 선택 시 거점 학교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는 드물다. 수업이나 기자재 지원을 받지만 아직 초기이고, 관련 수업·활동이 방과 후에서 이뤄져 학생들이 입학 후 어느 정도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단, 체육이나 음악, 미술 등 예·체능 계열에 흥미가 있고,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에게는 해당 교과 거점 학교를 추천한다.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잘 구축돼 있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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