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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호

<국어>고교까지 가는 중학공부_어려운 국어 첫 관문, 고1 3월 혁명

중학 교과서로 대비하는 문학·비문학

‘어려운 국어’ 때문에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들의 고민이 크다. 하지만 해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다.
중학 교과서에서 배우는 주요 개념, 글의 구조를 이해하는 독해법. 이 두 가지만 잘 숙지하면 고등 국어에 대응할 기본기는 갖춘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학·비문학 영역을 중심으로 중학생을 위한 국어 공부법을 알아봤다.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오지현 교사(서울 광영고등학교)·허수진 교사(경기 석호중학교) 참고 좋은책신사고 자료 ebsi



지난 몇 년간 수능 국어의 난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내신 시험도 수능형으로 점차 어려워지는 추세다.
이런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란 전망이다. 지난 3월 첫 연합학력평가를 치른 고아름 학생(고1·서울 강동구 천호동)은 “국어가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마지막 부분의 지문은 제대로 읽지도 못했다. 기출문제라도 미리 풀어봤더라면 하는 후회가 남는다. 시험에 대한 사전 준비와 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지 못했다. 다만 영역별로 어떻게 공부를 하면 될지 감은 충분히 익혔다. 문학 영역은 중학교 때 개념을 꼼꼼하게 공부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고전 소설과 비문학 지문들은 끝까지 읽는 것도 벅찼고 그로 인해 시간이 부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떤 점이 어려웠는지 중학생들은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문학·비문학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조언과 함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낯선 문학 작품 해석하려면 “중학교 개념 활용해 독서록 쓰기”
아름 학생은 “시에서 작자 미상의 <초부가>와 김소월의 <길>을 지문으로 주고 한국 문학의 특징과 표현상의 특징에 대해 묻는 문제가 나왔다. 낯선 작품이어서 당황했다. 그런데 <진달래꽃>을 배울 때 공부했던 개념을 떠올린 덕에 의외로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사진 1).



4음보의 전통적인 율격, 한의 정서, 화자의 태도, 수미상응(수미상관)의 시상 전개, 공감각적 이미지, 반어적 표현 등 답을 찾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요 개념들이 보기로 제시됐는데 이는 중학교에서 이미 배운 내용들이다(사진 2).



하지만 이를 낯선 작품에 적용해 문제를 푸는 것은 일부 중학생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
경기 석호중 허수진 교사는 “중학교에서는 문학을 감상하는 방법을 학기·학년별로 나눠서 가르친다. 예를 들면 중1 1학기에 시의 운율에 대해 배웠다면 2학기에는 심상을, 2·3학년에서는 비유와 상징을 배우는 식이다. 소설도 마찬가지로 인물·사전·배경을 각각 쪼개서 인물의 특성을 파악하는 법, 사회·문화적 배경을 읽는 법 등을 나선형으로 올라가면서 배운다”며 이렇게 배운 개념들을 교과서 외의 작품으로 확장해서 적용하는 것이 고등학교 국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교과서 밖에서는 출제되지 않는 중학교와 달리 고등학교는 내신 시험의 범위가 넓고 학력평가는 정해진 범위가 없다.
허 교사는 “국어의 개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작품에 대한 감상을 표현할 때 참 좋았다거나 어떤 교훈을 깨달았다는 식으로 뭉뚱그려 쓰지 말아야 한다. 각각의 개념을 적용해서 문체는 어땠고 시대적 배경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등을 구분해서 독서록에 기록하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길고 낯선 지문 대책은 “글의 구조 파악하는 연습”
아름 학생의 오답은 마지막 부분인 <배비장전>에 집중됐다. 우선은 시간이 부족해 지문과 문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또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옛말과 낯선 문체로 힘들었다며 같은 이유로 답을 틀린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배비장전>에서 출제된 4문항 중 2문항이 최고 오답률 5위 내에 포함돼 있다.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고전 소설은 수가 적고, 대부분 현대어로 각색돼 있다. 때문에 고전 소설을 읽고 내용을 파악해서 문제까지 풀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고전 소설·시가는 현대 소설·시에 비해 출제 범위가 한정돼 있는 편이므로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 등 기본 지식을 미리 머릿속에 넣어두면 풀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비문학에서는 기술이나 사회(경제) 분야가 까다로웠지만 지문 안에서 답을 바로 찾을 수 있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예술 부문에서는 인상주의 화가 모네와 후기 인상주의 화가 세잔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아름 학생은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관련 정보를 관심 있게 본 덕분에 다른 문제보다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문학 역시 어떤 지문이 나올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배경지식이 있는 내용이면 한결 낫다는 얘기다. 다만 처음 보는 내용이더라도 빠르게 읽고 분석해서 답을 찾아내려면 사고력, 어휘력, 추론 능력 등을 길러야 한다.
서울 광영고 오지현 교사는 “비문학의 비중이 확연히 커지고 있다. 인문·사회·과학·기술·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소한 글을 접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한다. 어휘가 어렵고 내용 파악이나 주제 찾기가 쉽지 않다. 갑자기 독서를 한다고 독해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시간 여유가 있는 중학교 시기부터 책을 읽고 그 속에 나오는 어휘와 배경지식을 쌓아두는 습관이 중요하다” 며 신문기사 등 짧은 글이라도 매일 꾸준히 읽으라고 강조했다.
허 교사는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핵심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락별 핵심어 찾기 등을 꾸준히 연습하라. 요즘 학생들은 영상에 더 익숙하므로 영상의 내용을 구조화해서 쓰는 연습도 유익하다. 영상을 보는 동안 먼저 메모를 하고, 다 보고 난 뒤 영상의 기승전결 등 구성 단계에 따라 논리적 구조에 맞게 정리하고 요약해보라”며 마인드맵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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