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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호

사탐 선택의 모든 것 ①

응시 인원 많은 과목 선택 유리할까?

과학탐구에 비해 사회탐구는 과목별 유불리가 크지 않은 과목이었다. 그런데 2018학년 수능에서는 한 문제를 틀렸는데 3등급이 나오는 과목이 있는가 하면, 만점을 받고도 과목 선택에 따라 표준점수가 6점 차이 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번 수능에서는 아홉 과목 중 여섯 과목이 원점수 50점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영어 절대평가로 정시에서 탐구의 영향력이 커졌고, 과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는 상황이라 인문 계열 학생들에게 사탐 선택은 매우 중요해졌다. 보통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이 유불리가 적다는 생각에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를 많이 선택한다. 이 두 과목의 응시 인원이 많은 이유와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은 안정적인 백분위를 받을 수 있는지 짚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도움말 이치우 입시평가실장(비상교육)·정제원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



50점 만점을 받아도 과목 선택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 달라
수능 사탐은 아홉 과목 중 두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수험생이 가장 선호하는 과목은 <생활과 윤리>와 <사회문화>로, 2018학년 수능에서 인문 계열 학생의 60.6%와 55.3%가 선택했다(표 1). 이 두 과목을 선호하는 이유는 학습량이 적고, 일상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라 친근한 데다, 어려운 단원이 없는 무난한 난도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응시 비율을 봐도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선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표 1). 문제는 탐구는 과목 선택에 따라 같은 점수를 받고도 유불리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8학년 수능에서 원점수 50점 만점을 받아도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표준점수와 백분위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생활과 윤리>는 50점 만점을 받으면 표준점수 63, 백분위 97인 반면 <사회문화>는 표준점수 67, 백분위 100, <한국지리>는 표준점수 69, 백분위 99, <윤리와 사상>은 표준점수 64, 백분위 96이었다. 또한 <경제>는 만점자 비율이 11.8%로, 한 문제를 틀리면 2등급이 아닌 3등급을 받았다. 수능 등급은 고교 내신 등급과 달리 동일 점수일 경우 비율에 관계없이 같은 등급을 받는데, 만점자 비율이 2등급을 합한 11%를 넘었기 때문에 결국 2등급이 없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표 2).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는 “대다수 대학이 탐구 영역은 백분위를 활용해 변환 표준점수를 반영하지만, 2018학년 수능에서 과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커지면서 정시에서 탐구가 대학 수준을 결정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실제 <생활과 윤리>는 2점짜리 한 문제를 틀리면 백분위가 88로 급격하게 떨어진다. 같은 원점수로 <사회문화>는 백분위 98, <한국지리>는 98, <법과 정치>는 92 등 차이가 크게 발생해 틀린 개수가 같아도 과목에 따라 유불리가 심각했다”고 전한다. 특히 <생활과 윤리>는 2점짜리 한 문제와 3점짜리 한 문제를 틀려 45점을 받으면 백분위가 77로, <세계사> 백분위 94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다.

응시 인원 많은 <생활과 윤리>,
난도 쉬워 오히려 불리
사탐에서 응시 인원이 많으면 유리한 건 사실이다. 백분위는 응시자의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응시 인원이 많으면 그만큼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좋은 등급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인원이 많고 상대적으로 쉬운 과목 위주로 선택하다 보면 만점자 비율이 높아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되는 불상사가 생긴다. 보통 사탐 과목 선택 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모르겠다면 인원이 많은 과목을 선택하라는 조언을 받곤 하는데 2018학년 사탐의 <생활과 윤리>는 전혀 해당되지 않았다. 왜일까?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실장은 “응시 인원이 많을 때 유리한 건 맞는 말이지만, 전제 조건이 있다. 난도가 비슷해야 한다. 그런데 2018학년 수능에서 수험생이 가장 많이 응시했던 <생활과 윤리>는 너무 쉽게 출제돼 난도 조절에 실패했다. 더구나 2018학년 수능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수험생들이 사탐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사탐 성적이 대체로 높아졌다. 결국 사탐은 만점 싸움이 됐다. 시험의 난도는 실제 수능을 치러야 알기 때문에 유리한 사탐 과목을 알 수 없다. 2019학년 수능 난도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가장 자신 있는 과목, 점수가 잘 나오는 과목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다. 비상교육이 분석한 2018학년 사탐 과목별 평균이나 표준편차를 봐도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표 3).
정 교사는 “사실 사탐 선택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시험을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사탐 선택의 원칙이 있다. 첫째 잘하고 자신 있는 과목, 둘째 전공과 연관 있는 과목, 그 다음이 응시 인원이 많은 과목”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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