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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호

톡 쏘는 홈 수다

바람 잘 날 없는 고3과의 동거

9월 모평에 수시 원서 접수까지. 2학기에 접어든 고3은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 보니 계속 불안해하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 역시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덩달아 조급해져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아이의 눈물 앞에 가슴이 무너지기도 하고요. 한숨으로 마룻바닥이 꺼져버릴 것 같은 이 느낌. 우리 집만의 일은 아닐 거라고 마음을 다독여봅니다.

정은경 리포터 cyber282@naeil.com




폭풍 같던 9월 모평

9월 모평 직후 집안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습니다. 고3인 우리 집 둘째는 '정시러'예요. 3학년 1학기에 젖 먹던 힘까지 다한 덕분에 내신 성적이 오르긴 했지만, 2학년 때 떨어진 성적을 극복하긴 역부족이었죠. 다행히 6월 모평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정시로 목표 대학에 가겠다"라며 새벽 늦게까지 공부했어요. 포기는 배추 셀 때나 하는 거라며 그토록 싫어하던 수학 공부에 매진할 땐 어찌나 대견하던지…. 한데 이게 웬일일까요. 9월 모평 날 책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채점에 들어간 둘째의 첫 마디는 "엄마, 나 망했어!"였습니다. 망했다는 말만은 안 듣길 바랐건만, 국어 독서 영역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더라고요. "진짜 수능이 아니고 연습한 거야"라며 다독였지만, 심란한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엄마가 미안해

9월 모평 직후 아이와 정시 합격 예측 프로그램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6월 모평 성적으론 목표 대학 대다수가 '적정'이었는데 이번엔 죄다 '지원 위험'이라고 뜨는 겁니다. 그걸 본 아이의 눈에선 닭똥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어요. 그제야 '아차' 싶더라고요. 시험을 망쳤다며 속상해하던 아이를 왜 급하게 프로그램 앞으로 이끌었는지….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미안해. 그래도 엄마는 늘 네 편이야." 아이를 꼭 안아주고 나온 뒤에도 상처받은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죠.


지금 필요한 건 믿음!

우리 집 첫째는 이번이 두 번째 대입이에요. 도전적으로 지원 대학을 정했던 고3 시절과 달리 걱정이 앞섭니다. '이 대학이 더 나을까' 하는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요. 공부하다가 밤늦게 돌아온 아이는 수능에서 성적을 올릴 자신이 있으니, 자신을 믿어달라고 당차게 말하더라고요. 쪽잠만 자고 새벽에 공부하러 나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불안한 마음을 눌렀습니다. 아이를 믿고 지지해주는 근사한 엄마가 되자고 백 번 다짐했죠.


언제 이만큼 컸을까?

얼마 전 수시 상담을 위해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올해 입시의 특징과 학생부 평가, 희망 학과의 3개년 입결 등 다양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해주셨어요. 상담을 마치고 교정을 천천히 걸어 나오는데, 아이가 속닥속닥 말을 건네왔습니다. "엄마, 내가 나중에 '그때 포기하지 말걸' 하고 후회하면 어쩌지? 엄청 속상할 거 같아.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정시까지 염두에 둔 2안으로 할래!" 엄마 눈엔 아직 아이 같은데, 언제 이만큼 자랐는지. 마음이 찡했어요. 아이가 원하는 방향을 먼저 말할 때까지 기다리길 잘했다 싶었죠. 최선을 다해 여기까지 왔으니, 수능 시험장에서는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Reporter's NOTE//
아이의 눈물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덩달아 조급해져서 실수도 하는 게 부모인가 봅니다. 한데 흔들리는 아이에게 진짜 필요한 건 엄마의 합리적인 조언이 아니라 '엄마는 늘 내 편'이라는 확신과 기다림인 것 같아요. 불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오늘 밤엔 아이를 따뜻하게 꼬~옥 안아주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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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14 한남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