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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호

리포터의 창 | 거리 위의 어린 무법자들?

두 바퀴 위에 필요한 건 멋 아닌 안전

김세희 리포터 say2sei@naeil.com



“엄마, 저기 좀 봐!” 학원 앞을 지나던 아이가 갑자기 제 팔을 잡아끕니다. 고개를 돌리니 고등학생 두 명이 전동 킥보드 한 대에 나란히 올라타 있더군요. 헬멧은 물론 하지 않았고요. 신호가 바뀌자 휘청, 위태롭게 출발하는 뒷모습에 저도 모르게 숨이 턱 막혔습니다. 저러다 넘어지면 어쩌나, 심장이 다 덜컥했어요.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가 대유행?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에서 자주 보이던 건 ‘픽시’ 자전거였죠. 페달과 뒷바퀴가 함께 도는 고정 기어 방식이라, 일부는 멋있어 보이려고 아예 브레이크를 떼고 탔어요. 그런데 이게 보통 위험한 게 아니더라고요. 제동장치가 없으면 제동거리가 최대 13.5배까지 길어져서, 돌발 상황에서 사실상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기존 법에서는 자전거를 ‘제동장치가 있는 것’으로만 정의해놔서, 브레이크 없는 픽시는 역설적으로 단속할 근거조차 없었어요. 청소년 사이에서 픽시 자전거가 크게 유행했고, 안전사고도 빈번히 발생했죠.

결국 지난해 8월부터 경찰이 우선 계도에 나섰고, 18세 미만은 적발되면 부모에게 통보해 경고하되 반복되면 아동복지법상 방임행위로 보호자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더군요. 그러다 올해 6월 18일, 자전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드디어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도 자전거로 규정하고, 개조하면 최대 징역 6개월 또는 벌금 500만 원, 불법개조 자전거를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타기만 해도 과태료 50만 원을 부여받게 됐죠. 그래선지 요즘은 픽시 자전거가 예전만큼 눈에 안 띕니다. 대신 그 자리를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가 채우고 있으니, 위험은 형태만 바꿔서 계속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해요.


모르면 더 위험해요

찾아보니 규정은 이미 꽤 촘촘하더군요. 전동 킥보드는 만 16세 이상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있어야 몰 수 있고, 정원은 1명! 헬멧 안 쓰면 범칙금 2만 원, 정원 초과하면 4만 원, 무면허면 10만 원이에요. 13세 미만은 보호자가 곁에 있어도 절대 탈 수 없고요. 전기자전거도 종류에 따라 달라서, 페달을 밟아야 힘을 보태주는 방식은 면허 없이 만 13세부터 가능하지만, 손잡이만 당기면 굴러가는 스로틀 방식은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돼 똑같이 만 16세 이상 면허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페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눈으로 볼 수 있어도, 그걸 타는 아이가 몇 살인지, 면허는 있는지는 겉모습만으로는 전혀 알 길이 없다는 거예요. 규정은 계속 손보는데, 정작 그 내용이 아이들에게까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는 다른 문제겠죠.

그날 저녁 낮에 본 장면을 아이와 다시 이야기해봤습니다. 아직 면허도 없고 탈 일도 없지만, 언젠가 관심을 가질 날이 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으니까요. “또 잔소리야?” 아이가 대뜸 그러길래 웃으며 대답했어요. “안전에 관한 잔소리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아!” 그랬더니 아이가 살짝 눈을 흘기면서도 “그래, 알았어. 나도 이제 잘 알아야겠다”라고 한마디 보태더군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저 아이가 꼭 제 자식이 아니어도, 길에서 마주친 어른들이 다들 부모의 마음으로 한 번씩 눈여겨봐준다면 어떨까요. 헬멧 안 쓴 아이에게 한마디 건네는 것도, 위태롭게 타는 모습에 눈길 한 번 더 주는 것도, 결국 다 같은 계도 아닐까요. 그런 시선들이 모여 아이들의 안전을 함께 지켜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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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21 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