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북한학전공 1학년
(경기 한민고)
경기 한민고를 졸업한 이준형씨는 1학년 1학기 성적을 받은 후 일찌감치 정시로 마음을 굳혔다. 그래서 학교생활을 자유롭게 즐겼지만 본격적인 공부가 늦어져 첫 수능은 아쉬움이 남았다. 재도전을 결심하면서 일일 공부 습관을 만들어 우직하리만치 꾸준히 실행했다. 규칙적인 생활로 감정 기복이나 번아웃 없이 두 번째 수능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Q. 정시에 주력한 이유는?
전국의 군인 자녀와 경기 지역 일반 학생을 선발하는 한민고에는 우수하고 훌륭한 친구들이 많아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죠. 저는 친구들에 비해 열정과 노력이 다소 부족했는지 내신 성적을 받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중간 이하의 등급으로 깔린 1학년 1학기 성적을 받아들고는 아쉽지만 아직 기회가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수능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Q. 고등학교 생활과 수능 대비는?
수시에 대한 마음을 접은 후 오히려 고등학교 생활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주제로 수행평가에 임하고 입시의 굴레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원하는 주제를 탐구하기도 했습니다. 자유롭고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저를 보며 수능 공부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지만 그때의 경험은 지금 대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과목도 적성과 흥미를 우선해서 선택했습니다. 수능에서의 선택 과목과 이어지므로 재미를 느끼며 잘할 수 있는 과목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어릴 때부터 글을 읽는 것이 익숙했기에 국어가 가장 편했어요.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즐기며 공부했고 <언어와 매체>를 택했어요. 수학은 <미적분>, 탐구 과목은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지구과학 I>을 공부하면서 모의고사에서 번갈아 선택해보기도 했어요. 수능에서는 <사회·문화>와 <지구과학I>에 응시했습니다. 기숙사에서 밤을 밝히며 열심히 수능을 준비했건만 첫 수능에서는 믿었던 국어·영어는 각각 3등급을, 수학은 2등급, 탐구는 3~4등급을 받았어요. 결국 재수의 길을 걷게 됐죠.
Q. 두 번째 수능은 어떻게 대비했나?
첫 수능의 패인을 돌아보니 공부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충격적인 내신을 받은 1학년 1학기 직후 방황했으며, 그 후 상황을 인지하고도 방향 설정이 늦었습니다. 2학년이 돼서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저만의 공부 방법을 찾았으나 다른 친구들에 비해 부족했어요. 첫 수능에서 방황하며 낭비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다섯 과목을 균형 있게 공부할 수 있는 하루 일정을 짰습니다. 독학 학원을 다니며 공부했는데 학습 시간과 휴식 시간이 명확히 분리된 시간표를 활용해 아침-오전-오후-저녁-마무리로 학습 시간을 나눠 우직하게 실행했습니다. 1년여 전 일이지만 지금도 하루 일과가 생생히 그려질 정도로 규칙적인 습관으로 체화했고 꼭 지켜나갔습니다.
모의고사 성적의 기복도 심했고 잦은 실수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도 받았지만, 계획에 맞춰 꾸준히 실력을 쌓고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크게 좌절하거나 방황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수능에서는 국어·영어는 각각 1등급씩 올랐고 탐구는 <지구과학 I> 대신 <정치와 법>으로 바꿔 두 과목 모두 3등급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선호했던 사회과학 계열 중에서 북한학이라는 전공에 관심이 생겨 동국대 정치행정학부에 진학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두 번의 수능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자기만의 방법을 찾고 꾸준히 실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 매일의 공부 규칙을 만들고 철저하게 지키려고 노력했던 것이 주효했어요. 효율을 따지며 스스로와 타협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친구와 함께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제게는 함께 경쟁하는 친구 한 명과 배울 점이 많은 친구 두 명이 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동고동락하며 친해졌는데 힘든 재수 생활을 버티는 원동력이자 쉼터였습니다. 단순히 수능 성적을 올려야겠다는 목표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1년 동안 서로 멘토가 되기도 하고 자극이 되기도 했던 좋은 친구들이었습니다. 학업으로 바쁜 학창 시절이지만 평생의 동반자가 될 좋은 친구를 사귀는 일에도 관심을 갖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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