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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1159호

김동욱 교사의 월간 미대 입시 스케치 8

미술 계열 수시 면접 고사의 특징과 대비 전략 2_ 제시문 기반 면접

글 김동욱 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입시 지도를 병행한다. 교육학 박사(미술교육)로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원단에서 활동하며 자료집 집필, 컨설팅, 교사 연수, 입시 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미술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겠다는 목표가 있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대학에서 출제한 제시문을 읽고 구술로 답하는 면접이다. 10분 내외로 제시된 문제에 대한 지원자의 분석 및 추론 능력, 생각과 가치관, 기초적인 조형 능력 등을 개별 평가한다.

미술 계열은 홍익대와 세종대, 연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는데, 홍익대와 세종대는 미술 관련 제시문과 드로잉이 포함된다. 연세대는 인문/사회 관련 제시문으로 실시한다. 면접 대기실에서 제시문과 문항에 대한 답안 구상 또는 드로잉을 하며, 이를 면접관 앞에서 구술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자는 출제 문항, 그리고 자신의 드로잉에 대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 표현했는지 발표하며, 이에 대해 면접관이 질문하거나 반문하는 등 꼼꼼히 평가하므로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제시문 문항에 대한 질의응답 이후 서류(미술 활동 보고서, 학생부)에 근거한 개별 질의응답이 간략하게 진행된다.



면접 준비는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년도 기출문제와 해설을 통해 출제 의도와 답변 요령을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답변을 글로 정리해 말해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고사 당일 준비 시간이 길지 않으므로 자신의 생각을 핵심 키워드 위주로 메모하며 정리하면 도움이 된다. 답변할 때는 두괄식으로 요지를 먼저 말한 다음, 그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좋다. 미술 관련 제시문과 드로잉이 포함되는 홍익대와 세종대 기출문제 분석을 통해 출제 경향과 대비 방법을 알아본다.


CHECK POINT ① 홍익대, 작품 해석과 드로잉 소양 길러야

현대미술이나 디자인의 표현 의도를 비교 분석하는 문항과 제시된 작품 또는 단어를 활용해 드로잉하는 문항, 총 두 문항이 출제된다. 서울, 세종캠퍼스 모두 같은 방식이며, 문항은 캠퍼스별로 다르다. ‘표 1, 2’는 전년도 서울캠퍼스 미술우수자전형 면접 기출문제다.

아래 ‘표 1’의 1번 문항은 세 작품의 표현 방법을 비교하고,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 설명하는 것이다. 홍익대에서 공개한 이 작품의 출제 의도는 이미지 해석 능력과 관찰 능력 평가, 작품에 대한 이론적·역사적 배경지식 평가이며, 평가 기준은 ① 조형적 요소에 대한 해석 능력 평가 ② 관찰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비교·분석하는 능력 평가 ③ 논리적 사고력과 종합적 분석 능력 평가다.

작가와 작품을 몰라도 당황하지 말고 관찰하며 논리를 만들면 된다. 작품 간의 대략적인 특징과 공통점이 발견되면 그에 근거해 작품의 조형 요소를 해석하고 비교·분석하며, 논리적이고 종합적으로 설명하자. 단 그 설명에 자신만의 주관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모범 답안은 다음과 같다. 다만 작품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하나의 예시로만 참고하자.




제시된 작품은 모두 재활용 재료를 활용했고, 재료의 물성을 적극 활용해 인간의 욕망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가)는 폐자동차를, (나)는 캔 뚜껑을, (다)는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들었다. (가)는 프랑스 작가 아르망의 <장기주차장>이라는 작품으로 실제 사물을 활용해 현실을 재현하는 누보레알리즘의 대표작이다. 작가는 자동차와 콘트리트를 이용해 현대문명의 기념비 같은 거대한 탑을 만들었다. 콘크리트에 갇혀 있는 자동차는 마치 지층 사이 남겨진 화석처럼 보이며, 현대 기계문명 속 인간의 과시 욕구를 보여준다. (나)는 캔 뚜껑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으로, 금속재료를 정밀 가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확보했다. 명품 가방에 투영된 인간의 욕망을 저렴한 재료로 승화시키며 자원재활용과 환경보호의 메시지도 전달한다. (다)는 폐타이어를 잘라 소의 형상을 만들면서 타이어처럼 질긴 소의 근육과 힘줄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 마치 박제된 동물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소유할 수 없는 생물조차도 박제해 소유하고 전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표 2’의 2번 문항은 제시 작품의 발상과 표현법을 적용해 ‘겨울’을 상상해 그리는 것이다. 제시 작품의 표현 방식 분석, 그에 바탕한 창의적 발상, 아이디어의 시각적 표현력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평가 기준은 ① 창의적 발상 ② 시각적 문해력이다. 1번 문항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표현 방식을 분석하는 데서 시작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발상하고 표현한다. 제시된 작품은 각각 봄, 여름, 가을을 상징하는 꽃과 과일 등의 형상을 결합해 사람 얼굴을 형상화했다. 그러므로 겨울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이용해 사람 얼굴 등의 형태를 표현하면 된다. 제시된 그림과 연관성을 갖되 색다르게 그리는 것이 창의적 발상 면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림 1’은 실제 아르침볼도의 <겨울>이며, ‘그림 2’는 이 문항에 대한 합격 재현작이다.

1, 2번 문항에 대한 답변 준비와 드로잉(A4 용지)에 35분이 주어진다. 전년도까지 24분이었으나 올해부터 시간이 늘어났다. 그렇다 하더라도 미술사적 지식과 현대미술(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답하기 어렵고, 작품 분석과 발상, 드로잉 능력이 부족하다면 제한 시간 안에 해내기가 굉장히 어렵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현대미술과 디자인을 폭넓게 공부하며 이론적 소양을 쌓고, 작품의 특징을 비교·분석하며 관련 주제의 드로잉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 작품 해석과 자신의 표현 의도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말하기 연습도 병행해야 한다. 단기간에 키우기 어려운 역량이므로 1학년 때부터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홍익대 면접고사는 2단계에서 60%의 배점이 주어져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달리 말해 1단계 서류(학생부, 미술 활동 보고서)에 부족함이 있더라도 면접에서 뒤집기가 가능하다. 특히 일반고 학생에게 기회가 됨을 인지하고 열심히 준비하자.




CHECK POINT ② 세종대, 융합적 사고력이 필수

제시문에 대한 드로잉 기반 구술 면접을 진행한다. 창의소프트학부 디자인이노베이션전공과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은 예체능대학이 아닌 인공지능융합대학에 속하기에 인문·자연·예술을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력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디자인이노베이션전공의 면접 문항은 인문, 자연 현상 등의 개념을 미술에 적용·표현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전년도에는 ‘권력 분립’이라는 개념과 ‘공간감’이라는 조형 원리의 연결성을 찾아 새로운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표 3). 만화애니메이션텍전공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관한 제시문이 나오고 이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시나리오, 또는 스토리보드로 표현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세종대는 이 문항의 채점 기준으로 ① 제시어의 해석 및 이해도 ② 주어진 복수의 제시어를 결합한 연관성 도출 능력 ③ 연관성의 논리성, 표현 주제의 창의적 해석 능력, 아이디어(스토리)의 참신성 ④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효과적 표현과 전달력을 제시했다. 즉 제시어(삼권 분립)를 해석해 사물 또는 소재에 적용시키되, 복수의 제시어(입법권 행정권 사법권 공간감)를 다른 사물 또는 소재와 논리적으로 연관 짓고, 거기서 발전시킨 아이디어가 창의적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로잉은 A3 크기의 용지에 하며, 시간은 40분이 주어진다. 아이디어 표현 범위에 제한은 없지만 학부 특성상 제품이나 첨단 미디어 디자인 관련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것이 무난하다.

이 문항에 대한 세종대의 예시 답안에는 권력 분립이라는 의미를 무인 자동차 안전성 강화 시스템에 적용한 사례가 소개됐다. 자동차, 도로, 보행자라는 3주체를 권력 분립에 비유하고, 이 세 가지 주체가 센서로 상호 소통하며 안전성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제안한 것이다. 전체 안전 시스템의 아이디어 시각화에서 2점 투시를 활용한 세 주체의 거리 간격 표현에 ‘공간감’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다.

이처럼 정답은 없으나 평가 기준(개념의 이해, 적용의 논리성, 아이디어의 참신성, 명확한 전달력)을 모두 충족하고, 개념과 사고의 폭이 넓고 독창성이 돋보이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림 3’은 전년도 합격생 재현작이다. 새들의 쉼터를 주제로 한 간이 건축물로, 인간, 동물, 건축 간의 조화로운 공존(권력 분립)을 프라모델 형식의 ‘공간감’을 사용해 표현했다.






미술 계열 입시는 비실기전형 확대 및 디자인 수요 증대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일반 모집 단위에 비해 입시 정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공교육에서 손꼽히는 미대 입시 전문가인 서울사대부고 김동욱 교사가 매월 첫 번째 <내일교육>에 미대 입시 정보를 안내합니다. 미술 계열 진학을 꿈꾼다면 꼭 챙겨 보시길 바랍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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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욱 교사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 COLUMN (2024년 11월 06일 11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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