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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호

예비 고1 수학 성적 상승 비법? 스스로 설명하는 힘!

중학교 때 수학 상위권이었던 학생이 고1 첫 시험에서 성적 하락을 겪고 고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고교 과정을 미리 학습하고 기출문제도 충분히 풀었는데 기대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난도가 올랐기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고교 수학은 요구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공식을 외워 적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지’가 성적을 가른다. 예비 고1이 어떻게 고교 수학을 대비해야 할지 짚어봤다.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
도움말 남치열 교사(경기 백석고등학교·EBSi 수학 영역 대표 강사)




중학교식 ‘양치기’ 공부로는 고교 수학 적응 어려워

중학교 수학은 유형이 비교적 정형화돼 있다. 문제를 읽는 순간 ‘이 공식을 쓰면 되겠다’ 하는 판단이 빠르게 내려지기 때문이다. 즉, 반복 풀이가 통하는 구조다. 하지만 고1 <공통수학>부터는 달라진다. 다항식, 방정식과 부등식, 함수, 경우의 수 등 고2·고3 수학의 기본이 되는 단원으로 구성되고 한 문제 안에 여러 개념이 동시에 얽힌다.

경기 백석고 남치열 교사는 “중학교 수학은 정형화된 내용이 많다. 내신 문제도 일정한 패턴 안에서 반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집을 여러 권 풀다 보면 학교 시험에서 출제될 만한 유형을 상당 부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문제집 2~3권만 충실히 풀어도 시험에서 만나는 문제를 상당 부분 대비할 수 있다. 문제를 읽는 순간 어떤 공식을 써야 할지 풀이 방향이 비교적 쉽게 보이고, 난도와 별개로 접근 방식도 단순한 편이다. ‘양치기’만으로도 고득점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공부 방식을 그대로 고교 수학에 적용할 때 생긴다. 고교 수학은 학습이 훨씬 많아지고, 한 문제 안에 여러 단원의 개념이 복합적으로 등장한다. 단순히 유형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남 교사는 “분량이 많다는 것은 문제를 구성할 수 있는 재료가 많다는 뜻이다. 다양한 개념을 결합해 더 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이 출제된다. 이를 요리에 비유하면 중학교는 식재료의 종류가 제한돼 있어 완성될 요리가 어느 정도 예상된다. 하지만 고교 수학은 재료가 훨씬 다양해 이전에 접해보지 못한 조합으로 새로운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중학교식 반복 풀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교 수학은 공식을 적용하는 것보다 왜 그 개념이 쓰이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식을 외우는 것과 스스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수준의 학습이다.


수능형 수학 공부법
풀이 속도보다 조건 해석 능력 중요

공식이 왜 그렇게 전개되는지 스스로 한 번이라도 유도해보는 것은 고교 수학에서 중요하다. 중학 수학에서는 (a + b)²을 암기한 공식을 적용해 a² + 2ab + b²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고교에서는 왜 2ab가 되는지 직접 전개해서 이해해야 한다. 이런 차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공식을 암기한 학생은 문제가 조금만 변형돼도 막히기 쉽다. 반면 유도 과정을 이해한 학생은 다시 전개해서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 처음 보는 문제라도 구조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학력평가에서도 이런 차이가 드러난다.

남 교사는 “학평 4점 문항이나 30번 문항을 보면 여러 조건이 제시된다. 이를 해석해 함수를 찾거나 방정식을 세워야 한다. 단순 계산이 아니라 조건을 읽고 연결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고교 내신 시험도 수능형 문항을 닮아가는 추세다. 문제는 공식을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무엇을 묻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학교와 비교하면 요구되는 사고의 깊이가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 파악을 위해 읽기 능력, 즉 문해력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수학에서의 읽기는 국어와 다르다. 제시된 조건을 수학 개념 언어로 바꿔 해석하는 힘이 필요하다. 문장의 한 줄이 어떤 개념을 가리키는지, 그 조건이 어떤 수식이나 관계로 연결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무엇을 묻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계산 실력이 좋아도 해결하기 어렵다.

남 교사는 “스스로 풀이 과정을 전개해본 학생은 변형 문제에서도 구조를 떠올릴 수 있다. 반면 공식을 외워 적용하는 데 익숙한 학생은 조건이 복합적으로 얽힌 중·고난도 문항에서 쉽게 막힌다. 개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 나아가 핵심 공식과 원리를 스스로 증명해보는 수준까지 돼야 고난도 문항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수능 수학 역시 단순 계산보다 조건과 개념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정식의 해는 그래프의 교점, 부등식의 해는 구간, 함수는 대응 관계라는 개념이 정리돼 있지 않으면 고난도 문제는 시작하기조차 어렵다.


상위권과 중위권의 차이
풀이 직접 써보며 반복 연습해야

고난도 문제는 사고 과정이 길다. 조건을 해석하고 개념을 연결해 식을 전개한 뒤 계산을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을 머릿속에서만 처리하면 중간에 사고가 끊기기 쉽다. 풀이 과정을 끝까지 써보는 연습이 중요한 이유다.

남 교사는 “고1 <공통수학>에서 다항식과 방정식·부등식 풀이 과정을 충분히 써보지 않으면 고2·고3 수학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 단원은 필기량이 많고 지루하다. 부담이 큰 구간이지만 수학적 사고의 뼈대가 만들어지는 시기다. 수능 최고난도 문항도 사고의 누적이다. 사고를 글로 정리할 수 있어야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2 <수학Ⅰ>에서는 지수함수·로그함수·삼각함수·수열 등 공식의 양이 또 한번 크게 늘어난다. 암기 중심으로 접근한 학생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남 교사는 “공식이 많아져 수학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하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구조로 이해한 학생은 다르다. 공식의 출발 원리를 알고 있으면 새로운 개념도 기존 틀 안에서 정리된다. 예를 들어 <수학Ⅱ>는 개념 수는 많지 않지만 몇 개의 핵심 개념을 연결해 문제를 해결한다. 추론 능력이 약하면 이 구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고1 <공통수학>을 스스로 노트에 풀이하며 공부한 학생은 <수학Ⅰ·Ⅱ>를 덜 어렵게 느낀다. 유도 과정을 이해하고 개념을 연결해본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선행보다 중요한 건
한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푸는 것

고교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많아진 분량과 속도의 차이 때문이다. 때문에 고3 과정까지 미리 끝내야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리한 선행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남 교사는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것은 극소수의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적분을 일찍 끝냈더라도 6개월 이상 문제 풀이를 하지 않으면 대부분 잊힌다. 공식만 훑고 지나간 학습은 오랫동안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짚었다.

현장에서는 한 학기 정도의 선행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이 많다. 대신 깊이 이해해야 한다. 공식을 직접 유도해보고, 어려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보고, 막힌 이유를 스스로 설명해봐야 한다.

남 교사는 “한 문제를 오래 고민하는 시간이 불안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고교 수학에서는 그 시간이 실력을 만든다. 많은 문제를 빠르게 푸는 것보다 한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은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수학 문제 풀이를 연습해보길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주변에서 고3 과정까지 선행을 모두 마쳤다는 말을 들어도 흔들릴 필요는 없다. 최상위권인 극소수 학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생에게는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것보다 왜 이 공식이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차이는 수능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이 힘은 수시전형의 수리 논술에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남 교사는 “수리 논술은 90%는 문제 해결 능력, 나머지 10%는 풀이를 정확히 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고1 <공통수학>에서 풀이 과정을 정확히 써본 학생은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고1 과정인 <공통수학>을 어떻게 공부했는지가 이후 학년에서 배우는 <수학Ⅰ·Ⅱ>의 체감 난도를 결정한다. 공식을 단순히 암기하는 공부를 했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실력이 쌓이지 않고 부담만 커진다. 반면 공식을 유도해 스스로 풀이하는 공부를 했다면 학습량이 늘어나도 구조 안에서 정리가 된다. 하루에 몇 문제를 풀었느냐보다 한 문제를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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