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서울 미림마이스터고 이대형 교사가 느낀 것은 무력감과 자괴감이었다. 말도 더듬고, 지식의 효과적 전달에도 어려움을 느꼈으며, 악필이라 판서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뉴미디어콘텐츠 분야 마이스터고인 학교 특성상 학생들은 수능을 보지 않고 IT 기업에 주로 취업하기에 “수능도 보지 않는데, 왜 국어 수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직면하기도 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고,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고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학생 참여형 수업과 에듀테크 활용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올해 이 교사가 2학년 학생들과 함께 한 공통 과목 <국어> 수업은 ‘AI 융합 국어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빈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개념 기반 탐구 수업’을 주제로 선정한 데는 여러 고민이 있었다. 또래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탐구해나가면서 주도성을 키우기를 바랐고, 정보 교과에서 이미 학습한 AI 개념 지식을 국어 과목 프로젝트 수업에 적용함으로써 지식의 전이를 경험하고, 실질적인 실무 역량을 쌓기를 기대했다. “처음엔 국어 수업에서 AI를 사용한다는 게 이상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AI가 우리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도구라는 걸 알게 됐다”는 학생들의 소감은 그 바람의 결과였다.
취재 정애선 소장(내일교육 부설 교육정책연구소 헤리티지내일)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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