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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호

내일신문·내일교육 공동 기획 | 교육학 이론으로 다시 보는 교육 이슈 ⑬

교육 개혁의 골든타임은 ‘지금’


글 정제영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서울대 교육학과 졸업 후 2004년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44회 행정고시에 합격, 10년간 교육부에서 근무했다. 2012년 서기관 시절 공직을 그만두고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화여대에서 교육학과 학과장, 호크마교육대학장, 기획처장 등을 거쳐 현재 미래교육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교육부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학제 개편 등의 업무를 맡아 교육 현장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대학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인공지능(AI) 교육, 디지털 융합 인재 양성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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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2023년 내일신문·내일교육과의 공동 기획으로 12명의 교육학자들이 뜻을 모아 ‘교육학 이론으로 다시 보는 교육 이슈’ 칼럼을 연재했다. 교육학자의 역할은 교육을 이론적으로 탐구하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 이론을 활용해 교육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교육학자의 중요한 사회적 책무다. 교육 이론을 적용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중 사회 현안과 밀접한 ‘저출산 문제 해결과 사교육비 부담 경감, 학교의 교육력 회복’으로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과 사교육비 부담 경감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2023년 이후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에 태어나는 출생아 수도 2022년 25만 명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저출산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청년들은 초저출산의 원인으로 고용 불안, 경쟁 압력, 주거 불안과 함께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불안을 지목한다. 둘째 이상의 아이를 낳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국민들의 양육·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원 정책을 확대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특히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이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보다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2023년에 발표한 사교육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사교육비 총액은 26조 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2만4천 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통계는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 단계만을 조사한다는 점에서 실제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청년들이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안심할 만한 교육 정책의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 개혁이 청년들에게 잘 전달되고 이해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유아 보육 단계에서 유보 통합을 통해 안심할 수 있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와 유아 교육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단계에서 늘봄학교 정책을 통해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보육과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정책의 변화도 중요하다. 초·중등 교육 단계에서 방과 후 학교를 내실화해 사교육 부담을 확실히 줄여준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의 평가와 대학 입시도 사교육 부담을 줄여준다는 개혁 방향이 더 잘 전달될 필요가 있다. 저출산 대책의 중요한 부분이 교육 개혁이므로 이러한 내용이 청년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되도록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2023년의 큰 이슈였던 학력 격차와 학교폭력, 교권 침해는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사안이 사건을 통해 크게 증폭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2년간의 온라인 수업에 따른 후유증도 심각한 상태다. 학력 격차가 심화됐고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성 함양에 있어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학교의 교육력과 교권의 회복

학교의 평가 제도와 대입 제도가 결합돼 학교의 교육력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적 평가가 중요함에도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평가 제도가 고등학교에 집중돼 사교육이 늘어나는 상황을 초래했다. 고등학교에서 지식 중심으로 내신 평가가 이뤄지고 수능에서는 다양한 선택 과목이 운영되면서 사교육이 심화되고 있다. 평가의 혁신이 필요하다.OECD는 미래 인재의 역량을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로 정의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평가 기준은 지식에 한정돼 있다. 특히 지식은 암기 수준을 평가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객관성과 공정성이라는 기준에 매몰된 결과다. 미래 사회에는 고차원적인 창의적 지식이 중요하고 지식을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더에게 중요한 역량은 ‘인성과 태도’다. 학교에서는 지식과 기술을 기반으로 훌륭한 인성과 태도를 갖추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다. 교사의 교육적 평가 영역과 권한 확대가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는 길이다. 교사의 평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연결된다. 한 명의 아이도 놓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모든 아이들에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여야가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성장 과정에서 학생들의 배움을 저해하는 원인이 다양한데 지원 정책은 분절적이라 지원의 중복과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모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권을 보장하는 것은 헌법적 가치다.

이번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야가 모두 발의한 학생 맞춤형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면 협치가 필요하다. 정치권에 모두를 위한 교육 개혁에 힘을 모아주길 청한다.





1110호부터 학교 안팎에서 고민이 큰 중요한 교육 이슈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교육학자 12명의 릴레이 칼럼이 이어집니다. 이화여대 정제영 교수를 시작으로 강지영(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강태훈(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김동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김준엽(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박소영(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박주형(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 이상무(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한종(춘천교대 교육학과 교수) 임효진(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 조현명(이화여대 연구교수) 황지원(서울시립대 교육대학원 교수) 등 1990년대에 교육학과에 재학하면서 함께 공부한 3세대 대표 교육학자들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해법을 만나보세요.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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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제영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 COLUMN (2024년 01월 10일 1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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