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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호

2023 정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03 | 이민경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경기 용인홍천고)

‘정시러’의 구원투수, 선택 과목과 기출문제

1순위로 선택한 고교에 입학했지만 생각보다 교과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1학년 마칠 때쯤 현재 내신 성적으론 원하는 대학은 진학하기 어렵겠다는 불안감이 몰려왔다. 하루빨리 수능을 준비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정시러’의 길에 들어섰다. 그렇다고 학교생활을 포기한 건 아니다. 고3 때 선택한 <언어와 매체> <미적분> 등은 수능 선택과목이라 학교 공부가 수능 준비로 이어졌다. 수학과 생명과학을 좋아해 생물학과 쪽으로 진로를 정했고 가군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에 최초 합격했다. 멘탈이 약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지만 다시 돌어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는 민경씨의 고3 수험 생활을 담았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이민경 |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경기 용인홍천고)



생각과 달랐던 고교 내신
“이대론 안 되겠다” 고민 끝 ‘정시러’로

수학을 좋아했다. 개념을 바탕으로 계산력이 더해져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즐거웠다. 수학을 좋아했기에 계열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그런데 고교에 입학하니 생각보다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경기 용인홍천고를 다녔는데 일반고지만 그 지역에서는 학구열이 높았어요. 입학 후 첫 시험에선 그래도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진짜 내신 시험이 시작되니 쉽지 않더라고요. 고1 때까지는 학교 내신을 챙기기로 마음먹었는데 1학기말에 보니 이 성적으로는 원하는 대학은 고사하고, 서울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주변에도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많았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이 시작될 때쯤 수시보다는 정시에 집중하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학생부종합전형도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기본적으로 내신 성적이 어느 정도 이상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챙기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내신과 수능 둘 다 어정쩡하게 쥐고 갔다가 수시와 정시 어디서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됐어요. 그렇게 2학년 초에 ‘정시러’가 됐죠.”


1년으론 부족할 것 같은 수능 준비,
수능과 연계 과목은 소홀함 없이 학교 수업 임해

“정시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수학과 과학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바로 수능 과목이라 열심히 공부했어요. 고2 때 그렇다고 학교 공부를 아예 안 하지는 않았어요.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이 개설됐고요. 자연 계열 진학을 염두에 둔 친구들은 세 과목을 전부 선택해야 했죠. 세 과목 중에 수능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상하게 <물리학Ⅰ>은 공부할 때는 알겠는데 문제를 풀면 ‘의문사’를 당하는 거예요. 나와 맞지 않는 과목이구나 싶었죠.”

고3 때 <지구과학Ⅰ>이 개설되긴 했지만 공부하면서 수능을 치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최근 <지구과학Ⅰ>의 난도나 등급 컷이 높아져 고민이 됐다. 많은 인원이 선택하는 <지구과학Ⅰ> 대신 고2 때 배웠던 <화학Ⅰ><생명과학Ⅰ>을 소신껏 선택했다.

“<생명과학Ⅰ>은 유전 단원이 복잡하고 어렵긴 하지만 가장 재미있게 배웠던 과목이에요. <생명과학Ⅰ>을 공부하면서 생물학과, 생명과학과에 진학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유전 분야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수학 선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고2 때는 수능 공통 과목인 <수학Ⅰ·Ⅱ>에 집중했다. <미적분>은 고2 겨울방학부터 시작했다. 고2 겨울방학은 수학과 과학에 온전히 투자했다.


기출문제 반복 풀이,
정형화된 문제 패턴 발견

“기출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EBS 연계 교재를 비롯해 학원 과제나 공부를 하다 보면 정작 기출문제를 제대로 분석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저 역시 기출문제가 진짜 중요한지 의심(?)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모의고사를 보는데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문제가 나와 기출문제를 왜 열심히 풀어야 하는지 이해했어요. 그때부터 수능 전까지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었죠.”

민경씨는 학원과 인강 강의를 들으면서도 별도로 기출문제를 챙겨 풀었다. 시중에서도 기출문제집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EBS 홈페이지에서 출력해 풀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7년 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 처음엔 어렵고 잘 풀리지 않던 문제도 반복하니 익숙해졌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문제에 어떻게 개념이 활용되는지 알 수 있었어요. 특히 과학이나 수학은 모의고사를 풀다 보면 기출문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과학은 기출문제에서 본 그래프나 실험이 나오기도 하고요. 문제에 나온 자료를 보면 뭘 묻는 문제인지 바로 유추가 돼 신기했죠.”


모의고사 때마다 성적 변동 심해,
그래도 정시 집중 후회하진 않아

“멘탈이 강한 편이 아니었어요. 수능은 무너진 과목 없이 모든 영역이 잘 나와야 하는데 한 과목의 성적을 올리면 한 과목이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어요. 들쑥날쑥한 모의고사 성적으로 수능에 대한 불안이 생기기도 했죠. 그래도 내신보다는 수능을 믿을 수밖에 없기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2023학년 수능 결과 수학은 1등급을 받았지만 국어는 3등급, 탐구는 <화학Ⅰ> 2등급, <생명과학Ⅰ> 3등급을 받았다. 수학과 과학에 집중하다 보니 국어와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았다.

“국어는 시험의 난도와 상관없이 원점수가 비슷했어요. 그런데 작년에 수능 국어 난도가 낮아지면서 등급 컷이 꽤 높았어요. <화법과 작문>은 원점수 90점을 받으면 3등급이었죠. 그나마 <언어와 매체>를 선택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좋아하고 열심히 했던 <생명과학Ⅰ>의 성적도 아쉽긴 하죠.”

수능 성적표를 받은 후 정시 지원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학교를 높이고 싶은 마음과 생물학과에 진학하고픈 마음이 공존해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중앙대 연극영화과, 건국대 줄기세포제생공학과에 지원했다.

“중앙대 연극영화과는 실기가 없었어요. 전공 보다 대학에 대한 관심으로 선택했죠. 하지만 나군과 다군은 불합격했어요. 숙명여대는 생명시스템학부와 화공생명공학부를 고민했는데 화공생명공학부는 공과대학에 속해 물리학 기반이더라고요.”

아직 본격적인 전공 공부를 해보지 않아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민경씨는 통계학과 복수전공을 비롯해 대학원 진학, 변리사 준비 등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 중이다.

“유전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생명시스템학부에 지원했으니 일단 열심히 공부해봐야죠. 그동안 대입에 갇혀 있었으니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과목별 공부법과 교재>


<국어>

다른 영역에 비해 국어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학원을 다녔다. 학원에서 주간지를 비롯해 한수 모의고사를 풀었다. 학원 교재와 더불어 EBS 홈페이지에서 2017년부터 국어 기출문제를 출력해 반복해서 풀었다. 고3 때 <언어와 매체>를 선택해 학교 공부가 수능에 도움이 됐으며 문법은 개념 노트에 정리해 틈틈이 읽었다.
|교재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학원 교재, 한수 주간지, 한수 모의고사, 기출문제


<수학>

집 근처 학원과 현우진 강사의 인강으로 수학 실력을 다져나갔다. 7월부터는 양승진 강사의 현강을 들었고 사설 모의고사와 기출문제로 수능 수학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모의고사를 푼 뒤 해설 강의를 통해 놓쳤던 개념이나 풀이 과정을 꼼꼼하게 익혔다. 7월부터는 양승진 강사 현강에 집중하면서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었다.
|교재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현우진 강사의 뉴런·수분감·킬링캠프, 양승진 모의고사, 기출문제


<영어>

공부에 가장 소홀했던 과목이었다. 메가스터디 이명학 강사의 인강을 주로 들었고, 기출문제와 EBS 연계 교재로 수능의 패턴을 익히려고 노력했다. 교재와 기출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외우고 정리했다.
|교재 이명학 강사의 신텍스·알고리즘,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기출문제


>생명과학Ⅰ>

동네 과학 학원을 다졌다. 생명과학 주간지가 있어 매주 꾸준히 문제를 풀며 감각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공부하면서 정리한 개념 노트를 반복해서 보면서 오개념으로 인한 실수가 없도록 노력했다.
|교재 학원 자체 모의고사,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기출문제


>화학Ⅰ>

<화학Ⅰ>은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능 과목으로 선택해 부담이 있었다. 정훈구 강사의 현강을 들었다. 차분하고 꼼꼼하게 설명하는 스타일이라 잘 맞았다.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문제 적응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기출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어떤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되는지 익히는 데 집중했다.
|교재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기출문제, 정훈구 강사 교재 및 모의고사



<나의 수험 생활>


▒ 고2 12월~고3 2월

윈터스쿨에 들어갔다. 3월 전까지 <미적분> 개념을 제대로 다지면서 <수학Ⅰ> <수학Ⅱ>는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했다. 과학탐구는 고2 때 공부했던 과목이지만 개념을 다시 정리했다. 국어는 선택 과목인 <언어와 매체>를 꼼꼼하게 공부했다.


▒ 3월~6월

기출문제에 집중했다. 학교에서도 EBS <수능특강>으로 수업을 했기에 수능에서 선택한 과목의 수업은 열심히 들었다.


▒ 6월~9월

6월 모의평가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여러 번 풀면서 복기했다. <화학Ⅰ>의 공부 비중을 높여나갔고, 수학에 집중했다. 문제를 풀면서 개념 노트를 반복해서 봤다.


▒ 9월~수능

열심히 했던 <화학Ⅰ>은 성적이 올라갔지만 다른 과목들의 성적은 9월 모의고사에서 주춤했다. 시험 결과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다. 모의고사도 시간을 재면서 풀어나갔다.


▒ 수능 전날

개념 정리 노트를 점검차 다시 살폈다. 탐구와 수학은 그동안 틀렸던 문제 중심으로 오답을 살폈고, <언어와 매체>는 문법 중심으로 봤다. 긴장하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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