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피플&칼럼

1116호

내일신문·내일교육 공동 기획 | 교육학 이론으로 다시 보는 교육 이슈 ⑦

맞춤형 교육, 우리는 어떻게 실현해나가야 하는가?

글 김동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서울대 교육학과에서 학·석사 학위 취득 후 미국 조지아대에서 교육공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북일리노이대와 플로리다대 사범대학에서 교육공학 전공 교수로 근무하다 2020년 3월부터 성균관대 교육학과에 재직 중이다.
현재 성균관대 교육개발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이러닝 설계와 개발, AI 활용 교육, 학습 분석학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



최근 교육부는 교육 혁신 관련 계획들을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의 급격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 mation)에 주목하고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습자 중심 수업, 학생의 자기 주도 학습 촉진,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과업들을 소개했다. 과업 달성을 위해 거론되는 주요 개념 중 하나가 ‘맞춤형 교육’이다.

맞춤형 교육은 개별 학습자의 학습 요구, 선호도, 흥미도를 고려해 학습 목표, 내용, 전략, 속도를 달리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맞춤형 교육이라는 용어는 비교적 오래전에 등장했으나 최근 학습 관련 빅데이터의 활용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다양한 학습 관련 데이터를 디지털 기기로 수집·활용해 학습자와 학습 과정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교과서 등 에듀테크의 활용을 통한 하이 테크, 하이 터치(high tech, high touch)가 강조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맞춤형 교육은 현장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우리는 현시대를 지능정보사회로 명명한다. 산업·사회의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정적인 지식의 습득보다 유연한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려면 끊임없는 지식 습득과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이 필요하다. 주어진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만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자리 잡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 교육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학생 개인의 다양한 학습 요구에 부응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개인 학습자가 처한 상황과 필요한 교육적 처방이 다르기에 맞춤형 교육을 통한 교육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맞춤형 교육은 현장에서 잘 이루어지고 있을까?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인재상이 변화함에 따라 기존의 획일화된 학교 교육을 비판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많은 국가들이 국가 주도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으며 학생 개인의 다양한 특성, 학습 요구, 진로 목표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은 아직 요원한 일로 보인다.

그러나 맞춤형 교육의 스펙트럼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 학생들이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은 거시적 교육과정을 통해 제공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는 개별 학생들이 맞춤화된 평가와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이 부분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고교학점제, 비교과 활동 다양화 등 학생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반영한 최적의 맞춤형 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다.


에듀테크 시대의 맞춤형 교육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교육의 확대로 다양한 교육적 맥락에서 에듀테크라는 용어가 심심치 않게 사용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 체제의 총체적 운영을 촉진하는 테크놀로지 집합으로 볼 수 있다. 활용하는 테크놀로지의 조합에 따라 수업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근에는 에듀테크 활용 전략과 학습자 중심 수업 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맞춤형 교육에 왜 에듀테크가 주목받을까? 에듀테크를 통해 교육 주체들 간의 상호작용이 보다 다양하고 견고하게 이루어지며, 이때 발생하는 데이터가 근거 기반의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통적인 교실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수업이라는 활동을 통해서만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은 디지틸 기기를 활용해 보다 다양한 학습 활동에 참여한다. 이 모든 과정을 개별 교사가 파악·대응하긴 어렵다.

더 나아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이외에도 온라인 수업이나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등 학습자의 자율적 학습 활동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진행된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교수·학습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개별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지능형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AI 구현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학습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평가해 다각적으로 학습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AI 기반 학습관리 시스템, AI 튜터, 지능형 대시보드 등의 시스템은 학습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테크놀로지 기반의 교수·학습 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든다.

에듀테크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학습자를 끊임없이 성장하는 ‘평생학습자’로 정의하고 자기 주도적인 학습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 이상 획일화된 교육과정만으로는 역동적인 미래 사회를 선도할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주기 어렵다.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세우고 이에 맞는 교육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스스로를 평가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학습자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하고 보다 정교히 지원하려면 에듀테크 기반의 맞춤형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에듀테크를 통한 맞춤형 교육은 창의적인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성취하기 위한 기회로 인식돼야 한다.






1110호부터 학교 안팎에서 고민이 큰 중요한 교육 이슈를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교육학자 12명의 릴레이 칼럼이 이어집니다. 이화여대 정제영 교수를 시작으로 강지영(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강태훈(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김동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김준엽(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박소영(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박주형(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 이상무(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한종(춘천교대 교육학과 교수) 임효진(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 조현명(이화여대 연구교수) 황지원(서울시립대 교육대학원 교수) 등 1990년대에 교육학과에 재학하면서 함께 공부한 3세대 대표 교육학자들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해법을 만나보세요._ 편집자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김동호 교수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 COLUMN (2023년 11월 22일 1116호)

댓글 0

댓글쓰기
241210 다산북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