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에 있어 전문가로 손꼽히는 서울 가락고 장은경 수석교사가 올해 맡은 과목은 <진로영어>다. 지난해 3학년 <실용영어>를 맡으면서 관행처럼 수능 문제 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요구를 수업에 반영하고 싶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수능 수업을 원하는 학생은 극소수였고,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고, 말하고,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그에 맞춰 진행한 수업 끝, 학생들은 교원 평가에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는 3%의 소금과 같은 수업이었다”고 평했다.
올해 <진로영어>에서는 이 목표를 더 진화시키고 싶었다.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이 기대하는 학습 성과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보게 하기 위해 <진로영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해외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소개했다. 수업의 최종 목표를 함께 논의한 결과, 성취목표는 ‘자신의 직업과 진로에 대한 계획서를 영문으로 작성할 수 있다’로 모아졌다. 이 과정에서 나온 1학기 수행평가가 ‘글로벌 기업 지원서 작성해보기’, 2학기 수행평가가 ‘창업 아이디어 계획하기’였다.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배우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 학생들의 삶과 어떻게 하면 더 긴밀하게 닿게 할 수 있을까. 지난 30년의 수업을 관통해온 그의 고민은 성취기준과 평가 과업, 수업 내용, 학습 활동에 이르는 전 과정에 촘촘하게 녹아 있었다.
취재 정애선 소장(내일교육 부설 교육정책연구소 헤리티지내일) as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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