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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1호

정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03 | 김광록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제주 대기고)

철저한 기출 분석 양보다 질로 승부, 뒤늦게 찾은 전공 내게 딱!

고3 때까지 정시를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고1 때 주목했던 산업공학과에 대한 꿈을 수시 지원 때까지 이어나갔다. 산업공학과에 대한 열정이 커서라기보다 한 번 정했던 진로를 더 이상 고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시에서 6개 대학의 산업공학과에 지원했으나 1차 서류 평가에 합격한 1개 대학을 빼곤 모두 불합격했다. 그제야 정시 정보를 부랴부랴 살피기 시작했다. 수능에 올인한 정시파도 아니었고, 지역에서 그것도 재학생이 정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기출문제에 집중했다는 광록씨의 수험 생활을 담았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



김광록 |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제주 대기고)




자연 계열을 생각했지만, 학생들이 흔히 아는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생명공학과 그 어느 곳도 확 끌리지 않았다. 기술의 발전은 어느 정도 임계점에 달했다고 생각했기에 현재의 기술을 조합해 가능성을 창출해내고 싶어 산업공학과 진학을 꿈꿨다.

“고1 때 산업공학과로 진로를 정한 뒤 고민을 더 깊이 하진 않았어요. 평범함보다는 색다른 걸 추구하는 성격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과학과제연구> 수업에서도 대부분 수월한 주제를 정해 실험하는데, 전 뭔가 색다른 걸 해보자 싶어 솜사탕 기계를 만들었죠. 좋아하는 게임과 음악을 사회 현상과 수학적으로 연결하는 등 창의적이고 색다른 일을 하는 걸 즐겼던 것 같아요.”

수시에 집중했던 광록씨는 고2 때 대입 공부에 회의감이 들면서 방황했다.

“기존 여자 아이돌 하면 섹시 콘셉트에 뻔한 사랑 노래를 부르는데 ‘(여자)아이들’은 직접 작사, 작곡을 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담은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기존 여자 아이돌하고 다르게 느껴졌어요. 그때쯤 방황을 시작했죠. 내가 할 줄 아는 건 공부밖에 없는데 이렇게 공부만 해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막막하더라고요. 공부가 하기 싫어졌어요. 정확히는 현재의 공부가 내 삶을 의미 있게 해 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고3이라는 압박, 일단 열심히 해보자

제주 대기고는 1~2학년과 3학년이 사용하는 건물이 달랐다. 3학년 건물에 있는 과학실험실을 이용할 때면 뭔가 신성한 공기가 흐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

“고3 첫발을 디딘 날 마음이 복잡하더라고요. 여기서 보낼 1년이 압박으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날부터 다시 정신을 차렸죠. 국어와 영어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어요. 책 읽는 걸 좋아해 긴 텍스트에 대한 부담이 없었거든요. 국어 문제를 풀 때 논리적으로 과장되거나 허점이 있는 선지와 문장을 지워나갔어요. 자연스레 가능성이 큰 선지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지문과 비교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절약해나갔어요.”

수능에서 국어는 <언어와 매체>, 수학은 <미적분>, 탐구는 <물리학Ⅰ> <생명과학Ⅰ>을 선택했다.

“고1 때 내신 준비로 문법을 ‘빡세게’ 공부해서 큰 고민 없이 선택했어요. 논리가 있는 문법인 <언어와 매체>가 잘 맞겠다 판단했죠. 수학은 발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기하>보다는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미적분>을 선택했어요. 탐구는 고2 때 방황하면서 공부를 하지 않았던 과목들이라 그나마 성적이 괜찮았거나 좋아했던 과목인 <물리학Ⅰ><생명과학Ⅰ>을 선택했죠. 대기고는 과학중점학교라 과학 4과목을 다 배웠는데, <화학Ⅰ>은 계산이 느려서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암기가 많고 지엽적인 문제가 출제되는 <지구과학Ⅰ>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최저 기준 충족용으로 수능 준비,
기출 중심으로 실력 키워

고3 때는 과학Ⅱ 4과목을 배웠지만 진로선택 과목이라 부담은 크지 않았다. 학교 공부는 일단 수업 시간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수능 준비는 인터넷 강의나 학원에 매달리지 않았고 사설 모의고사나 문제집에 연연하지 않았다. 욕심보다는 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반복해 체화하려고 노력했다.

“<수능특강> <수능완성>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어요. 고3 때 학교에서 수능 교재를 활용했기에 내신 준비를 하며 수능 준비를 할 수 있었지요. 평소 수능 성적이 최상위권은 아니었어요. 보통 수학 모의고사가 3등급 초반이 나왔기에 극상위권이 풀어야 하는 문제보다는 적당히 어려운 문제 중심으로 기출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풀었어요. 준킬러 문제를 실수 없이 푸는 데 중점을 둔 거죠. 수능 수학은 내신 수학과 달리 억지로 틀리게 하기 위한 문제를 내진 않으니 심적으로 편했던 것 같아요.”

고3 내내 모의고사 성적은 비슷했다. 국어와 영어는 1등급을 줄곧 받았고, 수학과 과학탐구는 2~3등급을 오갔다. 그러다 9월 모의평가에서 처음으로 영어 2등급을 받았다.

“불안했죠. 영어 지문의 순서, 맥락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던 것 같아요. 영어에서도 빈칸 추론 2문제는 일단 포기하고 순서 삽입과 다른 문제에서 틀리지 않으려고 집중했어요. 영어도 <수능특강> <수능완성> 로만 공부했어요.”

수학은 <수능특강> <수능완성>과 기출문제가 수록된 <자이스토리> <풀수록> <어삼쉬사> 교재에 집중했다. <어삼쉬사>는 어려운 3점, 쉬운 4점 문항을 유형별로 정리한 책이다. 고난도 4점에 큰 비중을 두진 않았지만 맞힐 만한 4점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해나가려고 노력했다. 기출문제를 반복하면서 평가원의 출제 경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과학탐구는 개념 정리부터 다시 했다.

“탐구는 인강 강의가 개념 정리에 도움이 됐어요. <물리학Ⅰ>은 배기범 강사의 개념 강의와 일당백 문제 풀이 강의를, <생명과학Ⅰ>은 백호 강사의 개념 강의와 문제 해결법 강의를 들었죠. <생명과학Ⅰ>은 킬러 문항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유전 부분은 일단 포기하고 준킬러 문제까지만 완벽하게 맞히는 전략을 세웠어요.”

광록씨는 2022 수능에서 국어 원점수 93점으로 백분위 99, 수학 백분위 95, 영어 1등급, <물리학Ⅰ> 2등급 중반, <생명과학Ⅰ> 3등급 후반을 받았다.


정시 전략 세우며 알게 된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바로 이거다’

정시 정보를 알아보던 중 입시 커뮤니티에서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홍보 영상을 접했다.

“산업공학과를 꿈꿨던 것도 기술을 가지고 재창조하는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홍보 영상을 보는데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아트와 테크 중 어디에 더 관심이 있는지 모르는 애매한 상태. 영상에 이런 얘기가 나와요. 애매한 것 같지만 달리 생각하면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이 학과에 진학하면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가군에서 연세대 경제학부, 나군에서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다군에서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에 지원했다. 연세대와 서강대는 최초 합격, 중앙대는 추가 합격했다.

“주변에선 연세대를 선택하길 바랐지만, 서강대를 최종 선택했어요. 대학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죠.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는, 저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행복해요. 고교 때 대입이나 학과에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게 돌이켜보면 후회돼요. 공부도 중요하지만, 대입 정보를 많이 찾아보고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공부법과 교재>




<정시 지원 현황>

가군: 연세대 경제학부(최초 합격)
나군: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최초 합격)
다군: 중앙대 창의ICT공과대학(추가 합격)


<과목별 공부법과 교재>


<국어>

국어는 어휘력, 문장의 호응 관계를 통해 문맥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했다. 과장되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선지를 빠르게 구분해 정확하게 답을 찾는 연습을 했다. <언어와 매체>는 고1 내신 때 했던 문법 공부를 토대로 수능 준비를 했다. 고1 때 학교에서 <매3어휘>를 국어 교재로 사용했는데 3년 내내 잘 활용했다. 지문을 읽고 같은 뜻의 다른 말로 표현하는 연습이나 핵심 문장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교재. 수능특강, 수능완성, 자이스토리, 매3어휘, EBS파이널모의고사


<수학>

최고난도 문제를 맞히겠다는 욕심보다는 쉬운 4점 문제를 실수 없이 맞히기 위해 노력했다. 여름방학까지 최근 10년 치 기출문제를 2회독했고, EBS 교재와 함께 기출문제 중심으로 실력을 키워나갔다. 기출문제에 집중한 이유는 특별히 어떤 교재로 공부해야 할지 몰랐던 것도 있었지만, 적절한 수준의 믿을 수 있는 자료라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교재. 수능특강, 수능완성, 자이스토리, 비상교육 풀수록, 어삼쉬사


<영어>

영어에 대한 고민은 특별히 없었기 때문에 <수능특강>과 <수능완성>으로만 공부했다. 영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러다 9월 모의고사 때 처음 2등급을 받으면서 영어도 기출문제나 EBS 모의고사를 풀어나갔다. 빈칸 추론 2문제를 뺀 나머지 문제를 맞히자는 전략으로 지문의 맥락 파악에 집중하며 공부했다.

.교재. 수능특강, 수능완성, 자이스토리


<생명과학Ⅰ>

최저 기준 충족이 목표였기에 최고난도 문제를 공략하진 않았다. 6월까지는 개념 중심으로 정리했고 여름방학 때 응용 문제에 접근했다. 인강으로는 백호 강사의 개념 강의와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다룬 문제 해결법 관련 강의를 들었다.

.교재. 수능특강, 수능완성, 자이스토리, 백호 강사 교재


<물리학Ⅰ>

6월까지 탐구는 <물리학Ⅰ>에 좀 더 집중했다. 역학 개념은 독학이 어려워 배기범 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정리했다. 개념이 정리되자 논리적으로 풀리기 시작했다. 개념 정리 후에는 기출문제와 배기범 강사의 <일당백>이라는 교재를 활용했다.

.교재. 수능특강, 수능완성, 자이스토리, 배기범 강사의 일당백 수능 Master



<나의 수험 생활>


▒ 고2 12월~고3 2월 고2 때 공부를 거의 안 했기 때문에 수학 기출문제를 풀면서 조금씩 감을 찾기 시작했다. 기출문제집인 <자이스토리>와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정리한 <풀수록> 교재로 고난도 문제를 뺀 적당한 난도의 문제에 집중했다.

▒ 3월~6월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시기다. 특히 과학탐구는 기초가 부족한 상태라 <수능특강>과 함께 과학탐구 인강 강사의 개념 강의로 개념을 꼼꼼하게 다졌다. 국어와 영어는 <수능특강> 위주로, 수학은 기출문제 위주로 풀어나갔다.

▒ 6월~9월 최저 기준을 충족할 성적이 6월 모의고사에서 나왔다. 수학은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했고, 탐구도 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국어는 3년 전과 최근 모의고사의 출제 경향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최근 기출문제를 반복해 체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 9월~수능 9월 모의고사에서 영어 2등급을 받으며 멘탈이 조금 흔들렸다. <수능특강> <수능완성> 이외에 기출 문제로 다시 접근해나갔다. 사설 문제집보다는 EBS 교재와 기출문제를 반복해 봤다. 다른 과목들도 기출문제 중심으로 계속 반복해나갔다.

▒ 수능 전날 가볍게 개념을 훑으며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 시험 장소가 재학 중이던 고교라 긴장되진 않았다. 평소처럼 12시쯤 자서 6시 30분에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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