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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9호

정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02 | 한주원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1 (경기 김포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찾아온 불안, 공부량 늘리며 극복

고교 입학 후에는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교 공부에 매진했다. 하지만 암기에 취약했던 주원씨는 학교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고민이 많았다. 스트레스로 돌발성 난청과 이명까지 찾아왔다. 정시 진학을 결심하고 학교 공부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차츰 증상은 좋아졌고, 재수 중 찾아온 슬럼프는 공부량을 늘리면서 극복했다. 소프트웨어학과가 서로 기꺼이 돕는 분위기라 대학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는 주원씨의 수험 생활을 들어봤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한주원 |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1(경기 김포고)




“고1 때 받은 <통합사회> <영어> <한국사> 성적이 실망스러웠어요. 외우려고 노력해도 잘 외워지지 않아 답답했죠. 내신 변별을 위해 구석구석 꼼꼼하게 외워 빈칸 문제 등에 대비해야 하는 <영어>도, 사소해 보이는 것들조차 다 암기해야 하는 <한국사>도 힘들었어요. 오히려 과학은 암기량이 적고 개념을 응용해 적용하는 문제가 많아 좋았어요. 인과 관계가 있어 외우기도 수월했고요.”

이런 성향은 고2 때 물·화·생·지Ⅰ을 모두 선택하는 배경이 됐다. 주원씨가 졸업한 고교는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대로 과학탐구를 선택할 수 있었다. 자연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서도 과학탐구가 부담스러운 친구들은 과탐Ⅰ을 2개 선택하고 사회탐구를 2과목 선택하기도 했다.

“2학년 1학기 때 <물리Ⅰ> <생명과학Ⅰ>을, 2학년 2학기 때 <화학Ⅰ> <지구과학Ⅰ>을 배웠어요. 2학기 과목인 <화학Ⅰ> <지구과학Ⅰ>이 훨씬 재밌었고 성적이 잘 나와 수능 응시 과목으로 선택했죠. 물리의 경우 역학을 배울 때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어려웠어요. 여러 가지 힘이 적용되는 문제를 풀면서 한 가지 힘을 빠뜨리기도 하고요. <생명과학Ⅰ> 유전에서 어려운 문제는 직관적으로 파악되지 않으면 해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이 부분이 맞지 않아 힘들었어요. 물질 세계를 다루는 화학은 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지만 그림으로 잘 나와 있기 때문에 한결 이해하기 쉬웠죠.”


재수 결심 후 느슨해진 고3 수험 생활

자신의 학교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고 실망한 주원씨는 정시 진학을 결심했다. 그때가 2학년 2학기였다. 원래 계획은 대학 입학 후 약학전문대학을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바로 한 학년 아래 후배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부터 약대에서 학부생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차라리 재수를 해서 약대에 진학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재수까지 결심하게 됐어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 느슨해졌어요. 고3 수능 공부를 치열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고3 수험 생활을 알차게 보낸 후 재수할 때 더 완성된 상태로 공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하지만 수시를 비교적 일찍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재학생에겐 아무래도 수시 지원 기회가 많이 열려있는 만큼 학교 성적을 위해 좀 더 노력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암기 위주의 학교 시험이 맞지 않아 스트레스가 컸어요. 돌발성 난청에 이명까지 와 고생할 정도로요. 귀에서 ‘윙’소리가 나고 제가 하는 말이 메아리처럼 울려서 돌아왔죠. 친구들에게 ‘왜 내 말을 따라 해?’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반 년 정도 지나 3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에야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공부량 늘리면서 슬럼프 극복

재수를 하면서도 모의고사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틀린 문제는 모르는 부분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감사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평정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그러던 중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고 아직 채워야 할 개념도 많은데 높은 점수를 받아 부담스러웠어요. 긴장하기 시작했죠. 재수 학원 선생님들, 부모님 그 누구도 9월 모평 이후 제게 부담을 준 사람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요. ‘이 점수는 내 점수가 아닌데 다들 기대하면 어떡하지? 9월 모평보다 수능을 잘 봐야 할 텐데 어쩌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깊은 수렁에 빠져 공부를 해도 불안하고 스트레스로 인해 밥도 못 먹을 정도였어요.”

주원씨는 이 위기가 ‘스스로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생긴 불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평소보다 공부량을 늘려 상황을 극복해보기로 결심했다.

“재수 학원 같은 반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던 분을 마음속 라이벌로 생각하고 그분보다 더 일찍 와서 공부를 시작하고 더 늦게까지 남아 공부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었죠.”


9월 모평 이후 학습량 늘린 수학, 성적 더 올라

9월 모평에서는 국어와 과학탐구 성적이 좋았고 수학과 영어 성적이 낮았다. 수학 성적을 좀 더 끌어올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평가원 시험은 풀이 과정이나 답이 깔끔했어요. 문제에 대한 신뢰가 커 기출문제 중에서도 평가원 문제나 평가원 변형 문제 위주로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9월 모평에서 84점이었던 수학이 수능에선 96점으로 올라 너무 기뻤습니다. 수학 공부에 비중을 두느라 9월 모평 이후 다소 소홀했던 국어와 탐구는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졌어요. 하지만 영어도 1등급을 받고 수학도 96점을 받으면서 9월 모평과 비슷한 결과를 얻었어요.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같은 점수를 받아도 과목별 반영 비율이 달라 대학별 점수가 달라지니까요. 자연 계열 학과는 수학 반영 비율이 높아 수학 성적을 잘 받으니 갈 수 있는 대학, 학과가 더 많아졌어요.”


모의고사는 스스로의 학습 점검할 좋은 기회

“고2 때 약대 진학에 관심이 있어 재수를 미리 생각하고, 재수할 때는 의대에도 욕심을 가졌지만 암기 위주의 공부가 정말 힘들었던 제게 의·약대는 정말 안 맞았을 것 같아요. 솔직히 정시로 진학해 처음 코딩을 접한 만큼 학과 공부도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프로그래밍기초와 실습> <공학컴퓨터프로그래밍> <자료구조개론> <컴퓨터개론> 등을 1학년 때 들었는데요. 학과 친구들이 관련 책과 사이트 등을 소개해주고 어려운 부분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줘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었어요. 소프트웨어학과에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지금 수험 생활 중인 친동생에게 늘 들려주는 말을 고등학생 후배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모의고사 성적에 절대 일희일비하지 않길 바라요. 중요한 건 수능이니까요. 모의고사에서 틀리면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몰랐던 개념, 놓쳤던 내용을 다시 점검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모의고사는 수능에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공부법과 교재>



<정시 지원 현황>

가군: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최초 합격)
나군: 성균관대 공학 계열(최초 합격)
다군: 상지대 한의대(불합격)



<과목별 공부법과 교재>


<국어>

<문학>과 <문법>에서 시간을 단축해 <독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EBS 연계율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시험을 치르면서 6월 모평, 9월 모평에서 EBS 문학의 높은 연계율을 실감했다. EBS 교재에 있는 지문을 숙지해 실제 수능에서 지문으로 바로 소설 내용을 기억할 수 있어 시간을 단축했다. <문법>은 개념을 철저히 익힌 후 문제와 결합해 암기, 풀이 시간을 단축했다. <독서>는 경제와 법 관련 주제가 어려워 경제와 법 용어를 추가적으로 공부해 익숙해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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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고난도 문항을 끝까지 풀어내는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6월 모평, 9월 모평, 수능 등 평가원 출제 문항을 스스로 풀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 풀었다. 도형 문제를 자주 틀렸기 때문에 유형별로 나뉜 문제집을 이용해 도형 문제를 5문제씩 매일 풀었다. 문제가 부족하면 N제를 이용해 풀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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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평소 영어가 약하다고 생각해 매일 단어가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며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암기했다. 빈칸 문제, 순서, 삽입 문제가 어려워 다양한 영어 교재로 하루에 유형별 문제를 2개씩 풀고 제대로 해석할 때까지 연습했다. 영어 모의고사를 풀 때 듣기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연습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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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Ⅰ>

탐구 과목은 무엇보다 개념이 중요하다. 킬러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 킬러 문제를 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비킬러 문제들을 정말 많이 풀었다. 풀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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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Ⅰ>

모의고사를 풀 때마다 틀렸던 문제를 꼼꼼히 점검했다. 잘못 알고 있거나 잊고 있었던 개념을 새롭게 찾아내 다시 확실하게 암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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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험 생활>


▒ 고2 12월~고3 2월 공부는 탄탄한 기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 과목별로 개념을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했다. 특히 <화학Ⅰ> <지구과학Ⅰ>은 다른 과목들에 비해 개념이 훨씬 더 중요한 과목이어서 <수능특강>과 과목별 개념서를 통해 개념을 탄탄하게 다지려고 노력했다.


▒ 3월~6월 앞서 열심히 공부했던 개념을 바탕으로 문제 속에서 개념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기 위해 문제 풀이 양을 늘렸던 시기다.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면서, 부족한 개념을 다시 찾고, 완벽하게 만들려고 했다. 약하다고 생각한 개념들은 따로 정리해 중간중간 다시 확인했다.


▒ 6월~9월 6월 모평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낸 후 본격적으로 고난도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수학의 경우 4점짜리 고난도 문항을 매일 2문제씩 꾸준히 풀었다. 고난도 문항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노력한 시기다.


▒ 9월~수능 미리 수능을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수능 시작 시간에 맞춰 국어 모의고사를 풀었다. 지금까지 했던 실수들을 적은 종이를 보면서 개념을 다시 정리했고 수능 전날, 그리고 당일에 볼 요약집을 만들었다.


▒ 수능 전날 미리 만든 요약집을 보면서 핵심 내용들을 점검했고 어려웠던 수학 문제 풀이를 읽어보면서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좀 더 좋은 컨디션을 위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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