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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호

2022 지역 거점 국립대 정시 지원 전략

지난해 대폭 하락한 합격선, 올해는? 성적 통합 산출 등 변수 고려해야

지역 거점 국립대는 ‘거점국립대학교총장협의회’에 가입된 전국 10개의 국립대학을 뜻한다. 보통은 서울대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지역 대학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가 해당한다. 지난해 정시 합격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지원자 전원 합격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2022 수시 모집에서는 이들 대학의 전체 평균 경쟁률이 전년 대비 고르게 상승했다. 정시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이라면 수시 이월 인원 등 확인해야 할 내용이 적지 않다. 특히 선택형 수능 등 바뀐 입시 환경을 감안해 지원 전략을 미리 세워야 한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강성준 교사(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오창욱 교사(광주 대동고등학교)·윤상형 교사(서울 영동고등학교)
진수환 교사(강원 강릉명륜고)·허준일 교사(대구 경신고등학교)
자료 각 대학 2022 정시 모집 요강·유웨이·종로학원하늘교육



서울대 제외한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에서 총 1만1천500여 명 선발

서울대를 제외한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의 2022 정시 선발 인원은 1만1천501명이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자연 계열 선발 인원이 인문 계열의 2배 규모다.

지역 거점 국립대의 정시 군별 선발 비율은 가군과 나군에 밀집해 있다. 가장 많은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경북대로 1천732명을 뽑고, 인원이 가장 적은 곳은 올해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통합된 경상국립대다. 경상국립대는 가군과 나군에서만 825명을 뽑는데, 수시 모집에서 미충원이 있을 때 해양수산경영학과 등 일부 학과에 한해 다군에서 선발한다(표 1).

충남 논산대건고 강성준 교사는 “대부분의 대학은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하나, 강원대처럼 수능에 면접 평가를 더해 정시 신입생을 뽑는 곳도 있다. 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만 표기되지만, 실제 정시 모집에 지원하면 대학별로 반영 지표를 활용한 환산점을 사용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 지표의 점수를 높은 비율로 평가하는 대학의 환산 점수가 올라가므로 이 점을 감안해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일례로 백분위를 활용하는 지역 거점 국립대는 강원대, 제주대이고, 경상대와 전남대는 표준점수를 활용한다. 등급+표준점수 활용 대학은 충북대, 나머지 대학은 백분위+표준점수를 반영 지표로 활용한다.


표준점수 내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점수. 영역별·과목별 난도 차이를 감안해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다시 계산한 점수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표준점수는 올라간다.

백분위 나보다 점수가 낮은 학생이 얼마나 있는지 나타낸 수치. 내 표준점수가 90점이고, 백분위가 80이라면 90점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전체의 80%라는 뜻. 내가 상위 20%에 든다는 의미다.

등급 표준점수를 9개의 등급으로 나눈 것으로 상위 4%가 1등급, 4~11%가 2등급, 12~23%가 3등급이 된다.





수시 경쟁률 상승, 정시에 어떤 영향?

지난 수시 모집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의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소폭 상승해 9개 대학의 전체 평균 경쟁률은 9.57:1이었다. 전년도 7.94:1보다 오른 수치로 9개 대학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표 2).

광주 대동고 오창욱 교사는 “전년 대비 수험생 수는 증가했으나 수도권 대학의 수시 모집 인원은 줄어들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의 경쟁률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 거점 국립대는 아니지만, 내년 개교를 앞둔 한국에너지공대의 수시 모집 경쟁률이 24:1을 기록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여파 때문인지 전남대 전기공학과도 10:1을 웃도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올해 지역 거점 국립대의 수시 경쟁률 상승에는 의약 계열의 지역 인재 전형이 확대되면서 지원자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자기소개서가 폐지돼 지난해보다 지원이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대학별로는 논술 전형이 있는 부산대와 경북대에서 논술 전형 지원자가 크게 늘면서 경쟁률 상승을 견인했다.

강원 강릉명륜고 진수환 교사는 “지난해 지역 거점 국립대는 정시 충원 합격으로 지원자 전원이 합격하는 사례가 나올 만큼, 정원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수시 합격자의 미등록 자리를 채우는 충원 기간이 지난해 5일에서 올해는 7일로 늘어난 데다 대학에서는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시에서 채우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정시로 넘어오는 수시 이월 인원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거점 국립대 정시 지원하는 인적 자원은?

지역 거점 국립대는 수시 모집 합격생과 정시 모집 합격생의 성적 편차가 크다. 이는 지방 소재 대학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줄어든 수험생 수와 서울·수도권 대학 집중화에 따른 여파다.

대구 경신고 허준일 교사는 “대구 지역 학생들은 수시에서 경북대 지원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확실히 최근엔 ‘인 서울’ 선호가 더 강화된 분위기다. 정시로 가면 국민대 서울과학기술대 숭실대 등 서울 중위권 대학과 경북대를 견줬을 때 선택 비율이 절반 정도로 갈린다. 그나마 지역 거점 국립대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지역 여학생들의 선호가 받쳐줘 가능한 면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역 거점 국립대에 대한 선호는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게 진학 현장 교사들의 한 목소리다. 오 교사는 “광주·전남 지역 학생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전남대와 전북대에 대한 선호가 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 서울’ 대학의 차선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여학생 중에는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는 게 부담돼, 합격 가능한 성적에도 지역 거점 국립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비와 생활비 등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 거점 국립대 합격선 하락세, 올해는?

지난해 2021 정시에서 지역 거점 거점 국립대 9개 대학의 70% 컷은 70점으로 전년도 76.3점보다 하락했다. 진 교사는 “수능 국어 수학 탐구 평균 백분위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점 정도 떨어졌는데, 올해도 선택형 수능의 성적 통합 산출에 대한 부담 등이 작용해 합격선이 크게 오를 것 같진 않다. 학과에 따른 편차가 있긴 하나, 특히 인문 계열 합격선에서는 점수 상승 요인을 찾기 어렵다. 지난 6월·9월 모의평가 성적을 비교해봐도 예년에 비해 하락하는 추세여서 정시 합격선을 낮출 여지가 많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지역 거점 국립대의 합격선이 크게 떨어진 것은 학생 감소의 영향으로 지원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원서를 낸 모든 학생이 합격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 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시에서 전원 합격 사례가 나온 지역 거점 국립대는 충북대 부산대 전남대 경북대 경상대 제주대 등 6개교로 44개 학과로 추정된다.

강 교사는 “내신 경쟁이 치열한 편인 우리 학교의 경우, 수시 준비 없이 정시만 지원하는 학생들은 5등급 선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에 많이 쓰는데, 충남대를 일순위에 놓고 논산과 지역적으로 가까운 전북대와 충북대를 고려하기도 한다. 올해는 고려해야 할 여러 변수가 있긴 하나, 학생 수가 줄어 합격선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인문 계열의 합격선은 큰 폭으로, 자연 계열은 그보다 소폭 떨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해 정시 지원 변수는 선택형 수능, 약대 선발 확대

올해는 정시 수능 전형 선발 인원이 증가하고, 수능 개편으로 수학 영역 성적이 문·이과 통합으로 산출된다. 정시에 지원할 땐 이를 과년도 합격자 결과에 반영해 합격선을 가늠해야 한다.

서울 영동고 윤상형 교사는 “올해 정시 전형의 포인트는 선택형 수능 실시에 따라 자연 계열에서 인문 계열로 넘어오는 학생이 얼마나 될지, 아울러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서 약대 선발 인원이 크게 늘었는데 입시기관이 예측한 약대 정시 합격선에 맞춰 실제로 수험생들이 움직일지, 또 충원 합격이 지난해처럼 많이 발생할까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문 계열 수험생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기존 수학 가형, 나형의 수능 구조일 땐 나형 선택자 중 상위 누적 인원을 따져 내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여기에 수시 합격으로 빠져나간 인원과 전년도 경쟁률 등을 고려해 지원 전략을 세우는 게 가능했지만 올해는 여러 가지 변수로 예측 자체가 어렵기 때문.

윤 교사는 “올해 지역 거점 국립대의 정시 지원에서도 ‘배짱’과 ‘안정’의 양극단으로 나뉠 가능성이 높다. 전년도 입시 결과를 기준으로 합격선을 잡으면 안 되며, 입시기관의 정시 배치표는 기본 자료로만 활용하고 정시 지원 전에 수시 이월 인원까지 꼼꼼히 살필 것을 권한다. 올해도 지역 거점 국립대의 정시 합격선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맞춘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Mini Interview 지역 거점 국립대, 정시로 입학한 선배의 조언


“교육학과 목표로 정시 집중 전략 펼쳤어요”


김봄
강원대 교육학과 1학년
경기 경안고 졸업


Q. 강원대 교육학과에 진학하게 된 이유와 계기는?

교사의 꿈을 안고 사범대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원서 지원 단계에서 특정 과목을 정하지 못해 우선 교육학과에 진학해 교육학 전반을 먼저 접하기로 했다. 정시에서 3개 대학에 복수 합격했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강원대를 선택했다.


Q. 수시를 포함해 정시 지원 스토리를 들려준다면?

고1 교과 내신 평균이 5등급대로 좋지 않아 수시 전형 지원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후 성적이 조금 상승해 3학년 때 4등급 초반이었는데, 고민 끝에 수시 카드를 쓰지 않고 정시에만 지원했다. 수능 성적은 국어 2, 수학 5, 탐구와 영어는 3등급이었다. 정시에서 가군(경상대 교육학과), 나군(강원대 교육학과), 다군(서원대 역사교육학과)에 지원해 세 군데 다 합격했다.


Q. 강원대 교육학과의 장점을 소개해달라.

무엇보다 교육학 전반을 배우기 때문에 다양한 전공으로 확장해갈 수 있다. 아직 진로 목표를 세부적으로 세우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미래를 설계하기에 좋은 것 같다. 강원대 교육학과는 한 학년 정원이 16명인 소수 학과여서 선후배 간 교류가 활발하고 돈독함도 남다르다. 이 부분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진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전공 수업으로 <교육사회학>을 수강하면서 교육의 사회학적 기능이나 우리 교육의 개선 방향 등에 대해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동안 답답했던 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역사교육학을 복수 전공해 중등교사임용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중·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이 되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현재 목표다.


Q. 고교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사범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중등 임용고시를 둘러싼 불안과 걱정이 많을 것이다. 현재 우리 대학의 입학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교육에 진정한 뜻이 있다면 강원대 교육학과 진학에 용기를내보라고 말하고 싶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수험 생활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세계가 대학에 있다.


“성적 맞춰 학과 정했지만, 원하던 대학에서 재미있게 공부해요”


기형민
전남대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1학년
광주 대동고 졸업


Q. 전남대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에 입학한 계기는?

솔직히 말하면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적에 맞춰 합격 가능한 학과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전남대는 꼭 들어가고 싶었기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평소 관심 분야인 기계와 미래 지향적인 농업이 결합된 학문이라는 점이 끌려 지원했다.


Q. 수시 모집 전형 지원 여부는?

내신이 3등급 후반~4등급 초반이어서 정시에 더 무게를 두고 학교생활을 했다. 정시 합격을 최종 목표로 삼았지만, 입시에 대한 감을 익혀보자는 생각으로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조선대 수학교육과와 전남대 물리학과에 지원했다. 조선대 수학교육과는 1차에 합격했으나 면접에 응시하지 않았고, 전남대 물리학과는 불합격했다.


Q. 정시 지원할 때 대학, 학과 선택은 어떻게?

가군과 나군에 두 장의 원서를 냈다. 지원할 무렵에는 가군에서 3~4개, 나군에서 2개 학과를 골라놓고 매일 바꿔가며 고민했던 것 같다. 학교 선생님은 물론이고 정시 합격 예측 진단 사이트의 자료와 선배들의 조언까지 최대한 많이 참고해 원서를 썼다.


Q. 정시 지원 내용과 결과는?

수능에서 국어 5, 수학 4, 영어 2, 한국사 1, 생명과학 2, 지구과학 3등급을 받았는데 운이 좋은 편이었던 것 같다. 가군 조선대 전기공학과와 나군 전남대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에 모두 합격했다. 평소 진학을 희망했고 국립대라는 장점이 있는 전남대로 최종 결정했다.


Q. 전남대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를 소개한다면?

한 학과 안에 지역시스템공학과 생물산업기계공학 두 개의 전공이 있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구조다. 우리 학과는 농대에 속해 있지만 졸업하면 공학사 학위가 나오기에 취업의 폭도 공학 계열까지 넓게 볼 수 있다. 다른 학과에 비해 지도교수 1인당 학생 수가 적어 교수님들과의 소통이 매우 긴밀한 것 역시 장점이다.


Q. 앞으로의 진로 계획은?

특히 요즘 배우고 있는 CAD와 코딩 관련 수업에 큰 흥미를 느껴서 AI융합대학에 전과 혹은 복수전공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기계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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