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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79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 각국의 입시 제도

고교 유형 따라 대입 평가 요소 다른 싱가포르

나라마다 문화, 언어, 경제적인 차이가 있듯, 대학과 고교 입학 전형에도 차이점이 존재한다. 싱가포르의 대학, 고교 입학 전형에 대해 알아보고, 싱가포르만의 입시에 대한 시각을 전하려고 한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듯 싱가포르는 일찍부터 학생을 성적으로 서열화하기에 입시 정책은 단순하다.


인문계 고교, 학교 성적 반영 없이 입시 시험 하나로!

한국의 인문계 고교와 비슷한 주니어 칼리지(Junior College)를 다니는 학생은 대학 진학을 위해 A-Level 시험을 치러야 한다. A-Level 시험의 정식 명칭은 Singapore-Cambridge GCE A-Level이며, 매년 한 번씩 싱가포르에서 진행된다. 대학은 고교 내신 성적 등 다른 요소는 평가하지 않는다.

한 번의 시험을 치르는 것은 한국의 수능과 같지만, 수능과 달리 시험 과목의 난도가 Higher 1(H1), Higher 2(H2), Higher 3(H3)로 나뉘어 있다. 또한, 하루에 모든 과목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달에 걸쳐 과목별로 시험일이 분산된다. 보통 학생들은 5과목 정도 시험에 응시한다.

시험 과목은 크게 보면 Knowledge Skills와 Content-based로 나뉜다. Knowledge Skills에 해당하는 과목은 General Paper, Knowledge and Inquiry 그리고 Project work이다. 이러한 과목들은 암기력보다 비판적 사고·소통·협업 등의 영역들을 평가하는, 자기 생각을 풀어나가는 서술형 시험이다. Content-based 과목은 우리에게 익숙한 수학, 과학, 인문학, 언어, 예술 등이다.

수능이 측정하는 영역을 싱가포르의 A-Level에서는 이 Content-based 과목들을 통해 측정하는 셈이다.
A-Level 시험의 결과 발표도 한국과는 다르다. 수능은 원점수와 등급, 표준점수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상세하게 알려주지만, 싱가포르의 A-Level 시험은 A, B, C, D, E등급으로만 알려준다. 대학은 이런 성취도를 바탕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폴리테크닉은 고교 성적으로 입학

IB시험을 통해서도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IB란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자로 국제 교육과정, 대학 입학 자격 시험 제도다. 여러 나라에서 통용되는 시험이라 보통 국제학교에서는 IB 교육과정을 따른다. 재학 중인 고교가 IB 교육과정을 따르면 IB 시험을, A-Level 교육과정을 따르면 A-Level 시험을 본다. A-Level 시험과 마찬가지로 다른 평가 요소는 반영하지 않는다.

인문계 고교가 아닌 실용 학문을 배우는 폴리테크닉이라는 교육 기관에 진학한 학생들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폴리테크닉에서는 우리나라의 특성화고처럼 미디어나 비즈니스 등 실용 학문을 배운다. 보통 중학교 성적이 다소 낮거나 실용 학문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큰 경우 진학하는데, 고교 성적이 대입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폴리테크닉에서는 학교 교육과정상 A-Level이나 IB 등의 시험을 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은 철저하게 학교 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한다. 따라서 폴리테크닉에 진학했더라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대학 진학을 희망한다면 싱가포르의 명문대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다.
2015학년 기준 싱가포르의 대학 진학자 세 명 중 한 명이 폴리테크닉 출신이라는 기사가 입증하듯, 실용 학문을 배우기 위해 폴리테크닉에 진학한 학생들 중 상당수가 대학에 진학하는 분위기다. 폴리테크닉 출신이라고 해서 지원 가능한 대학이나 학과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니다.


객관적인 시험 결과로만 대학 진학 결정

보통 대학에 지원할 때 합격 가능 점수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의 대학에서 전공별 입학생 중 상위 10%와 하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A-Level 점수를 공개한다. 따라서 이 점수를 고려해 대학을 지원한다.

싱가포르는 고교 입시와 대학 입시 모두 성적으로만 평가한다. 주니어 칼리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O-Level이라는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야 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A-Level이나 IB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고교 과정에 대한 반영 없이 시험 성적으로만 대학이 결정되지만 대부분 실력 위주의 평가 방식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또한 인적 자원 외에 다른 자원이 없는 싱가포르가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교육이라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싱가포르 대입에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

이곳 친구들은 한국의 다양한 입시 전형에 놀라는 분위기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여러 전형을 이해하고 준비하려면 힘들겠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전형에 따라 다양한 장점이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1 실용 학문을 배우는 폴리테크닉의 학교 성적표. 학생들은 고교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2 고교의 교육과정에 따라 입시 시험이 다르다. 학생들이 A-Level 성적표를 들고 있다.
3 Tanglin Trust 학교. IB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학생들도 대입으로 IB 시험을 치른다.


싱가포르 Singapore



이한규
싱가포르 통신원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과 외국인과의 자유로운 대화를 꿈꾸며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개인주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친화력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추진력을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예일대가 싱가포르국립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Yale-NUS College에 진학해 현재는 경제학과 3학년이다. 싱가포르만의 교육 방식, 문화, 생활 등 교육과 유학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싶다. 싱가포르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hankyu lee95@u.yale-nus.edu.sg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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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20년 12월 02일 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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