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대 아시아캠퍼스는 개교 때부터 지금까지 입학 평가 기준이 변하지 않았다. 모든 학과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인문·자연 계열 구분 없이 선발한다. 학생에게 유리한 기준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장점을 찾아서 평가한다. 미국 유타대와 똑같은 교육과정으로 똑같은 졸업장을 받는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이뤄지며 미국 유타주에 있는 미국 캠퍼스에서 1년 이상 있는 3+1 제도를 운영한다. 장학금 혜택도 풍부하다. 무엇보다 국내 대학의 수시·정시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변정수 입학처장을 만나 유타대 입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2021학년 봄학기에 신설된 전기컴퓨터공학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전기컴퓨터공학과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3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 마이크론의 투자를 받아 세계적 수준의 실습실을 마련했다. 전기컴퓨터공학과의 교육과정과 연구 프로젝트는 마이크론·마이크로소프트·구글·IBM·인텔 출신의 임원진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자문을 받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공부하는 학과라서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기컴퓨터공학과 신입생들은 작년 여름 2주 동안 미국 유타주에 있는 미국 캠퍼스를 방문했다. 비용은 학교가 전액 부담했다. 교수들을 만나고 주변 국립공원도 둘러보는 등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아시아캠퍼스와 미국 캠퍼스에서 각자 연구하다가 4학년이 되면 미국 캠퍼스에서 만나게 될 테니 미리 인사하자는 뜻으로 처음 시도해봤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최근 지원자들의 추이는?
해마다 학생 수가 늘어 작년 가을학기 신입생 수는 전년 대비 70% 늘었다. 신입생의 20%는 8개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들이다. 2022년 가을학기에 역대 가장 많은 미국 고등학생들이 지원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싶어 지원한 것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것은 학교가 긍정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고무적이다.
내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비율은 7:3 정도이다. 봄학기에는 국내에서, 가을학기에는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 가을학기 지원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 글로벌 캠퍼스로서의 면모를 잘 갖춰가고 있는 듯하다.
교육과정은 미국 캠퍼스와 같고 수업은 영어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수업에 잘 따라오는지?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가는 비율은 93%다. 군 입대 때문에 휴학하는 경우까지 합한 비율로, 미국 캠퍼스의 80~81%와 비교해도 매우 높다. 학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첫 학기엔 힘들어하지만 두 번째 학기에는 놀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된다. 학생들은 생활과 수업에서 영어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라이팅 센터에서 에세이 작성을 지원하고 튜터링 서비스로 재학생이 신입생의 공부를 돕는다.
처음 개교할 때부터 정원을 못 채우더라도 실력 있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고수했다. 작년엔 처음으로 정원을 채웠다. 우수한 지원자들이 많이 몰렸다.
국내 대학 입시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는데, 입학 기준은?
내신 성적을 영문 성적 증명서로 받고 있다. 미국 고등학교는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4년이므로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도 같은 기준을 적용, 중3부터 고3까지 4년간의 성적을 평가한다.
합격생의 평균 성적은 일반고 기준 2~3등급이다. 100점 만점의 원점수와 9등급의 내신 등급 중 학생에게 좀 더 유리한 점수로 평가한다. 내신 등급이 낮더라도 원점수가 높으면 입학할 수 있으니 특목고에서 낮은 등급을 받았다 하더라도 합격의 문은 열려 있다. 중3 성적도 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특목고라 내신 등급이 낮았더라도 중3 성적이 높은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학생의 우수한 부분에 맞춰 평가하고 있다.
성적이 부족하다면 사이버대나 방송통신대를 포함, 국내 대학에서 한 학기 또는 1년을 다녀 좋은 성적을 내 편입으로 입학할 수도 있다. 매년 국내 대학에서 편입학도 많이 한다. 입학을 원하는 학생에게 가능한 모든 기회를 찾아주려 한다.
고1, 2 때부터 적극적으로 문의하고 관심을 보이는 학생은 학교도 더 적극적으로 도우려 한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를 우선순위로 놓고 지원을 준비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 불합격률이 줄고 합격 후 등록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늘었다.
영어 공인어학성적이 필수다. 어느 정도 준비하면 되나?
개교 이후 변함없는 입학 기준에서 유일하게 확장한 것이 영어 공인어학시험의 종류다. 학생들이 좀 더 접근하기 쉬운 시험으로 2017년부터 토익을, 작년부터 비용이 좀 더 저렴하고 온라인으로 시험을 볼 수 있는 듀오링고를 추가했다. 입학 기준은 IBT 토플 80·IELTS 6.5·토익 695·듀오링고 105·ACT 영어 18·SAT 리딩 27 이상이다.
토플 80점 이상의 입학 기준은 미국 캠퍼스와 같다. 입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이보다 높아 토플 평균 95~100점, 토익 평균 800~860점이다. 영어 공인어학 점수가 높다고 해서 더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영어 성적보다 4년간의 고등학교 성적이 더 중요하며, 입학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으로 결정된다.
장학금 덕분에 국내 대학보다 더 적은 등록금을 내는 학생도 있다고 들었다.
장학금 혜택은?
일찍 지원할수록 장학금을 받기에 유리하다. 1차 우선 지원·2차 우선 지원·최종 지원에서 입학 평가 방법은 모두 동일하지만 장학금은 일찍 지원할수록 유리하다.
등록금은 1년에 2만 달러다. 학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장학금 혜택이 잘 마련돼 있다. 입학 장학금은 세 가지다. 고등학교 성적과 영어 성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적 장학금, 고등학교에서의 활동·리더십·재능·교내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 등에 대해 에세이 2편을 써서 지원하는 장학금, 학생과 학부모의 재정 상태에 따라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중복 수여도 가능하다. 물론 입학 후에도 장학금 기회가 많다. 학생이 공부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준다.
학교와 인천글로벌캠퍼스에 근로 장학생 제도도 있다. 미국 회사에서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받고 면접을 본다. 학교 홍보대사를 근로 장학생으로 선발할 때는 1차 그룹 면접과 2차 심층 면접을 본다. 면접에서 탈락한 학생은 다시 불러서 무엇이 부족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피드백을 주고 있다. 모든 과정이 취업 준비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수업 밖에서도 상황 대처 능력과 의사소통 기술 등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아시아캠퍼스에서 3년, 미국 캠퍼스에서 1년을 보낸다. 유타대에 대해 소개한다면?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사세를 키우면서 유타대 주변이 실리콘 슬로프(Silicon Slope)로 확장됐다. 유타대가 위치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는 미국에서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는 도시라 졸업 후 취업이 유리하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꼽히며 한인 커뮤니티도 잘 마련돼 있다. 유타대는 유타주의 주립대이기 때문에 정치적·종교적 특성이 전혀 없으며 다양성을 존중한다.
같은 대학 안에서 캠퍼스만 이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캠퍼스에서 1년 이상 지내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유학의 충분한 대안이 된다. 졸업 후 현장 실습 취업 프로그램(OPT)을 이용해 신문방송학과·영상영화학과는 1년, 심리학과·도시계획학과·환경건설공학과·전기컴퓨터공학과는 3년 동안 미국에서 취업 비자를 받아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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