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유학을 고민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고환율과 비자 및 취업 문제 등 복잡한 세계 정세와 맞물려 미국을 비롯한 영미권은 유학 수요가 주춤하다. 반면 일본은 환율이나 제도가 안정적인 데다 문화적 차이가 작어 적응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된다. 취업률이 높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히는데, 최근 일본 기업이 선호하는 대학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유학 후 현지 취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대학 선택 시 참고할 만하다.
취재 백만호 <내일신문> 기자 hopebaik@naeil.com
기업 인사 담당자 ‘원 픽’ 히토츠바시대
뽑고 써보니 우수한 조치대·나고야대
일본 대학에서 공부하고, 현지에서 취업까지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취업 및 전직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닛케이HR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종합순위에서 히토츠바시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조사는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인터뷰해 채용해보니 종합적인 능력이 우수한 학생을 많이 배출한 대학과 더 많은 졸업생을 뽑고 싶은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히토츠바시대는 4개 평가 분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히토츠바시대의 경쟁력은 신설 학과나 학내 프로그램에서 엿볼 수 있다. 2023년 개설된 소셜데이터사이언스학부는 72년 만의 신설 학부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사회 및 경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겠다는 대학의 의지를 드러낸 사례다. 학내에 설치된 커리어 지원실은 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커리어 어드바이저를 두고 각종 상담을 진행하는데 지난해 활용자만 2천500명에 이른다. 학생이 취업하고 싶은 산업 분야에 대한 상담에서부터 입사할 기업 결정까지 적극적인 조언자 역할을 한다는 후문이다.
종합 순위 2위를 차지한 조치대도 종합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매년 600명가량의 교환 유학생을 받아들여 글로벌 인재 배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 순위 3위는 나고야대로 ‘성장성’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학내 산학 연계 거점을 만들어 개방적 혁신을 촉진하고, “연구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사 결과 국립대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상위 10개 대학 가운데 8개 대학이 도쿄나 지방의 거점 국립대였다.
한편 종합 순위는 각 대학 졸업생의 행동 능력, 소통 능력, 지식 및 사고력, 성장 가능성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평가해 산출했다.
더 뽑고 싶은 가나자와대·치바대
앞으로 채용을 늘리고 싶은 대학 순위에서는 가나자와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나자와대는 해외 유학생과 교류를 늘려 언어 능력을 키우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학교는 글로벌 교육에 중점을 둔다.
교류 협정을 체결한 해외 대학이 62개 국가, 250개 대학에 이르며, 유학생을 대상으로 일본 생활 등을 소개하는 제도를 두는 등 학내 학생 간 교류도 활성화돼 있다는 평가다. 2022년 시작한 박사급 인재 육성 지원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박사 과정 학생과 기업의 교류 프로그램에는 약 50명의 학생이 참가해 자신의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2위는 치바대로 유연성과 창조적 발상 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의료 분야의 연구 수준이 높다”라는 평이 많았다. 함께 2위에 오른 신슈대는 학내 연구 성과를 기업의 신제품 창출로 연결하는 산학 연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주목받는 시바우라공업대
별도로 주목하고 있는 대학도 조사했다. 1위는 시바우라공업대가 차지했다. 전문성과 기술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대학의 시스템 이공학부는 내년 4월부터 5개 학과를 5개 과정 11개 코스로 재편할 예정이다. 주전공 이외에 부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분야를 넘나들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실용적인 학습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2위는 도쿄의 사립 명문인 와세다대였다. 한 일용품 제조 대기업 관계자는 “학습 의욕이 높고, 활동력도 왕성하다”라고 평가했다. 어학 능력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일본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와세다대가 받아들인 유학생은 약 5천560명으로 일본에서 가장 많았다. 국제적인 교류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닛케이HR이 올해 2~4월, 전국 695개 상장 기업과 일부 유력 비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실시했다. 2023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간 각 기업에서 신입 사원으로 채용한 학생이 많은 순으로 국립대(5개)와 사립대(10개) 총 15개 학교를 추렸다. 여기에 대학별 졸업생의 자질과 자세, 대학 당국의 지원 체제 등에 대한 평가를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토대로 졸업생의 자질과 자세 12개 항목에 대해 6단계의 순위로 득점을 내고, 종합 평점을 매겨 순위를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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