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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호

EDUCATION 해외통신원 |각국의 여름방학 풍경

방학은 재충전의 시간!

캐나다의 여름방학은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다. 참고로 대학은 4월 말부터 9월 초까지 방학이다. 한국은 방학이 되면 다음 학기에 배울 과목 공부에 중점을 두지만, 캐나다 학생들에게 방학은 쉼, 재충전의 의미가 크다. 캐나다에선 다음 학기의 교과 과정을 미리 학습하며 준비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경쟁 의식이 크지 않고, 미리 공부하지 않더라도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 따라서 캐나다에는 학원도 없다.

학기중이든 방학이든 시간에 쫓기거나 바쁘지 않다. 방학 때면 이웃 나라인 미국의 하와이나 플로리다. 그리고 멕시코로 주로 여행을 떠난다.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자주 공원에 나와 일광욕을 즐기고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다. 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학생도 많다.


아르바이트부터 여행까지 ‘힐링’ 집중

캐나다 청소년들은 고등학생인 14세 때 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보통은 집 앞 마트에서 계산이나 재고 정리 일을 한다. 인명 구조원 자격증이 있으면 수영장에서 구조대원으로 일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다양한 편인데, 부모님의 도움 없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므로, 집에서 가까운 일자리를 선호한다. 이 모든 것은 학생 스스로 결정한다. 캐나다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제 관념을 제대로 배우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모으고,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여행 경비로 쓰기도 한다.

아르바이트뿐 아니라 방학 일정을 계획하는 주체는 전적으로 학생 자신이다. 부모는 자녀의 방학 계획을 듣고, 원하는 대로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공감해주고 응원해준다.

대학생은 보통 방학 때 고향에 내려가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1년간 학업으로 고생한 자신을 위해 재충전 시간을 갖는 셈이다. 보통의 학생과 달리 자격증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대학원을 준비하거나 연구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학생도 있다.

졸업 후 바로 취직을 꿈꾸거나, 자신이 희망하는 일이 자격증을 필요로 한다면 방학 동안 자격증 취득에 시간을 쏟는 건 캐나다도 한국과 비슷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학원 없는 캐나다 유학생들은 못다한 공부 매진

캐나다의 교육은 한국과 다른 분위기지만, 유학생인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캐나다 친구들은 보통 방학 때 공부보다는 휴식을 즐기는데, 나와 같은 유학생들은 방학 때 온전히 쉬지는 못하는 것 같다. 중학교 때 유학을 와서 이곳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고등학교 때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게 목표였기에 방학 때도 수학과 영어 과외를 꾸준히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캐나다 현지 학생들은 학업을 따라가기 위해 또는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방학 때 과외를 하지 않는데, 나는 반대의 시간을 보냈다. 물론 그 덕에 좋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그때 여기 친구들처럼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방학을 온전히 재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했다면 그만큼 더 많은 추억과 새로운 것을 배웠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방학 중 기억에 남는 경험을 꼽자면 한국에 있는 아빠와 캐나다에서 함께했던 캠핑이었다. 가족들과 캠핑 장소부터 점심 메뉴, 일정 하나하나 의논하며 결정했다.

비록 여행 경비에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아빠를 위해 선물을 직접 준비해 반가움을 표시했다. 간만에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었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대학생의 방학 풍경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생활이 많이 달라졌다. 보통 때라면 해외여행과 아르바이트로 방학을 보낼 텐데, 현재는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규제와 경제적인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쉽지 않다. 대다수 상점이 코로나19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거의 쓰지 않는다. 매니저만 출근할 수 있고, 음식점은 최근까지 배달과 포장만 가능했다. 현재는 매장에서의 식사가 일부 가능해졌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긴 여전히 어렵다.

해외 출국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해외여행은 포기하고 주로 집 근처로 캠핑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연구나 인턴을 계획했던 대학생들은 다소 난감한 상황이다. 연구 진행이 쉽지 않아 온라인에서 연구 활동을 하거나, 아예 취소된 사례가 많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많은 대학생이 진로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나도 여름방학 때 인턴 활동을 계획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수정했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답답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졌기에 잘 활용해보기로 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는 중이다.
현재 온라인 여름학기 수업도 신청해 듣고 있다. 여름학기는 학기중보다 여유롭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졸업 시수를 미리 채울 수 있어 조기 졸업에도 도움이 된다.





캐나다 Canada


김재희 통신원

학교와 학원, 집이 반복되는 지루한 삶이 싫었던 15살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캐나다에서 보냈고, 현재는 토론토대 2학년으로, 환경학과 인지과학을 복수 전공한다. 캐나다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유학생활과 한국과 다른 캐나다의 학교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 캐나다 유학에 대한 궁금증은 sallykim8813@gmail.com으로!



2020년엔 유학생 통신원과 학부모 통신원이 격주로 찾아옵니다. 7기 유학생 통신원은 캐나다와 싱가포르, 4기 학부모 통신원은 중국과 영국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유학 선호 국가이지만 중·고교의 교육 환경과 입시 제도 등 모르는 게 더 많은 4개국. 이곳에서 생활하는 유학생과 학부모의 생생한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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