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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중국 최대 명절 춘절 맞아 고향으로 가는 길




이달의 주제 중국의 겨울방학



중국 최대 명절 춘절 맞아 고향으로 가는 길



중국의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유학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 이유는 방학이 겨우 4주, 1월 말에서 2월 중순까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짧으니 학생들은 보통 겨울방학만큼은 온전히 쉬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1년 중 최대 명절인 춘절(설날)이 겨울방학 기간 중에 있어 중국 학생들에게 겨울방학 동안의 ‘쉼’의 의미는 더욱 크다. 명절이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이어지는 덕분에 베이징에서 공부하면서 타지 생활을 하던 중국 친구들은 대부분 자기 고향으로 돌아간다.



쉬거나 혹은 원하는 공부에 집중하거나


유학생들 역시 겨울방학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한국에서는 두 달 정도 이어지는 겨울방학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이런저런 자격증도 준비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한 해를 재정비할 수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학기 시스템도 다른데, 한국의 경우 겨울방학을 통해 한 학년을 마무리하고 새 학 년을 준비하지만, 중국에서는 9월이 신학기라 겨울방학은 한 학년 사이에 있는 짧은 쉼의 기간과 같다.


함께 공부한 친구들과 학기를 마무리하며 한 학기 총평과 더불어 겨울방학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대부분의 중국인 친구는 겨울방학 계획으로 ‘영어 공부’를 꼽았다.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영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니 영어와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며 영어 공부 도전을 최우선 계획으로 세운 친구가 많았다.



중국의 연말연시 문화에 변화 크리스마스 파티 열고 선물 교환도


중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연말연시 기간은 기말고사로 가장 분주한 때다. 12월 마지막 주부터 1월 첫 주까지 학생들은 정신없이 시험 기간을 보낸다. 석·박사 학생들은 시험보다 논문 제출 이 많아 빡빡한 공부 스케줄을 요구받진 않지만, 학부생들의 경우 연말연시를 모두 도서관에서 보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대학들은 보통 크리스 마스를 앞두고 모든 시험이 끝나고 방학을 하는데,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가 공식적인 휴일이 아닐뿐더러 수업과 시험 모두 크리스마스와는 상관없이 진행 된다. 나 역시 중국에서 두 번의 겨울을 보냈는데,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학 기말 발표를 했고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논문 발표 준비로 하루 종일 도서관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국가에서도 크리스마스를 휴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인도 출근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거리에 나가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었지만, 요즘 들어 베이징의 이태원이나 홍대로 불리는 산리툰(三里屯)을 비롯해 창업 거리 중관촌 등 많은 곳에 크리스마스나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 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됐다.


중국 친구들 역시 외국인 친구들과 모여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기념하는 다양한 파티를 열고 국적에 상관없이 서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와인과 함께 맛있는 음식 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연초까지 곳곳에 서 행사가 많아, 택시를 잡는 것도 어렵고 저녁 시간이면 모임 장소에 가거나 귀 가하는 차량으로 교통체증이 이어진다.




연말을 기념해 교수님 제자들과 함께 숙소를 빌려 1박 2일간 송년회와 MT를 즐겼다.



중국 춘절의 모습. 중국의 설날인 춘절의 하루 이동 인구는 약 8천만 명이라고 한다.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로 기차역과 공항은 분주하다(사진 출처 ).



친구들과 함께 연말 파티를 하며 찍은 기념사진. 재료를 준비해 중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고, 새해맞이 기념으로 만두도 함께 빚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대학생들도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


중국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기 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다. 대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고향을 떠나 중심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많고, 그곳에서 직장을 구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실 중국에서는 대학 입학 이후부터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보통 춘절이나 국경절처럼 큰 명절이 있을 때 한두 번 정도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 들과 시간을 보낸다.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새해 무렵 기차역에 사람들 이 붐비고, 자녀들이 짧게는 한두 시간 에서 길게는 20시간이 넘게 기차를 타 고 고향을 찾아가 부모님을 만나는 모 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실제 모습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연초 설날 기간에는 베이징이 말 그대로 썰렁하다. 여름방학에는 베이징 내 학교식당과 시설들이 개방돼 있지만, 겨울방학은 춘절이 끼어 있어 학교식당도 문을 닫고 기숙사 관리원과 경비원까지 모두 쉰다. 그 전후로 아무리 많은 업무가 있어도 설날만큼은 모두가 가정에서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다.


한편 요즘같이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춘절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쉼의 시간을 가지기 위해 설 명절 기간에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 시기만 되면 기차표와 비행기 표를 미리 구해놓지 않을 경우 평소 가격의 두 배 이상을 내고 사야 하는 건 물론, 원하는 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짧기에 아쉬운 겨울방학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며 온전한 쉼의 시간을 갖기엔 딱 좋은 시기다. 그동안 바빴던 학업과 업무에서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롭게 생활하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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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진(칭화대 글로벌 비즈니스 저널리즘) hyejin942678@gmail.com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20년 01월 08일 9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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