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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6호

천차만별 비용에 혼란? 직접 알아본 진로·진학 검사

검사 문항보다 해석·상담 꼼꼼한 곳 찾아라!

진로 탐색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문제는 자녀의 진로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다. 이때 생각나는 게 있으니 바로 ‘진로·진학 검사’. 자녀 교육 문제에서 뭐가 뭔지 모르는 안갯속에 있다면 기본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크다. 한데 막상 검사를 받아보려면 천차만별인 비용과 종류에 혼란스럽다. 진로·진학 검사 종류와 비용, 직접 나서서 알아봤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길영순 교사(충남 광석중학교)


요즘 중학생, 구체적인 학습·진학 상담 희망 커

서울 ㅂ중 2학년 강윤석(가명, 서울 노원구 중계동) 학생은 최근 집 근처 청소년진로직업센터에서 진로 적성 검사를 받아봤다. H형(홀랜드형) 직업 흥미 검사에서 윤석 학생은 A형(예술형)으로 나왔다. 예술성과 창의성, 감수성, 직관, 표현 능력 등이 뛰어나다는 것. 한데 K형(쿠더형) 직업 흥미 검사에서는 공학 분야와 건축 분야 점수가 높았고 예술 분야는 보통 수준이었다. 직업 가치관 검사 결과에는 적성에 맞는 직업으로 조각가와 화가, 제품 디자이너, 건축가 등이 포함됐다. 그 외에 연주가나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업군인, 기자, 성직자 등도 있었다.

윤석 학생은 결과지를 바탕으로 검사 기관에 전화 상담을 요청했다. 그곳에서 “홀랜드형 검사는 A형과 S형, E형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한다. 쿠더형은 과학이나 공학, 경영, 언론, 예술, 전산·정보통신 등 16개로 나눈다. 다만 그날 수학·과학 수업에서 흥미를 느꼈다면 공학 분야 점수가 높게 나올 수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대해 충남 광석중 길영순 교사는 “그만큼 성향은 당시 처한 환경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한다. 학습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단점을 개선해 진학 성과로까지 이어가고 싶다면 이와 관련한 유료 진로·진학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추천했다. 다만 상당수가 결과표만 받아보는 데 그쳐 검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취약점과 강점을 분석해 진로·진학과 연계하는 상담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검사와 상담 비용 30만~80만 원대까지 다양

무료 검사를 제외하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진로·진학 검사 기관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대신 재원생을 대상으로 진로·적성이나 학습 유형 검사를 진행하는 학원이 많다. 특히 자기 주도 학습을 지향하는 학원에선 5만~10만 원 정도 별도의 비용을 받고 재원생의 학습 유형과 부모의 양육 태도를 파악하는 검사를 한다.

학부모와 일부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알아본 진로·진학 검사 기관은 모두 4곳. 진행하는 서비스는 비슷했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진로·적성과 더불어 학습 유형 검사를 진행했고, 일부에서는 고등학교 진학에 대비해 문·이과 계열을 탐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검사와 상담 비용은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80만 원을 넘었다.


"무료든 유료든 진로·진학과 관련한 검사를 한다면 자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결과지 해석과 상담 시 부모 중 한 명은 참석해야 한다"


중학생 대상 진로·진학 검사
고교 진학 뒤 계열과 선택 과목 조언해주는 곳 많아

가장 먼저 ‘ㄱ교육개발원’을 찾았다. ‘옥타그노시스’라는 자체 검사 방법으로 학생은 물론 어른의 진로·적성도 객 관적으로 파악해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검사 기관 에선 설문을 직접 작성하거나 정형화한 질문에 대한 답을 OMR 카드에 마킹하는 것과 달리, 구술 방식으로 15가지 질문을 피검자에게 던진다.

청소년이 받는 검사는 ‘다면적 진로 적성’과 ‘고교학점제 특별 프로그램’ 이 두 가지 정도다. 성향과 적성만 검사를 하고 상담을 받는다면 57만 원, 진로·적성은 물론 전공을 찾고 이에 맞는 세부 직업군까지 매칭하고 싶다면 77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특별 프로그램’은 고교 진학 뒤 2학년 때 효율적인 ‘과목 선택’을 위한 컨설팅으로 47만 원을 따로 내야 한다.

두 번째 조사한 곳은 ‘ㅇ멘토’다.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검사를 진행한 뒤 오프라인 해석 상담을 원하면 별도로 예약 뒤 방문하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검사는 학생 대상으로 학과 계열 선정과 유형별 학습법 진단, 특목고 적합도 등을 선택해 검사에 응할 수 있다.

유형별 학습법 진단 검사는 학습 유형과 학습 요소별 진단, 단계별 맞춤형 학습법을 제안한다. 70문항으로 검사에는 약 40분이 걸리고 검사 비용은 1만3천 원이다. 특목고 적합도 검사도 있다. 개별 영역(친구, 교사, 수업, 환경)과 인성 영역 적합도를 알아보는 검사로 80문항에 답을 하는데, 20여 분이 필요하다. 비용은 9천 원이다. 보통 학과 계열 선정과 유형별 학습법 진단 검사에 많이 응하는데 검사 뒤에 오프라인에서 결과지 해석과 상담을 받으려면 20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검사 기관은 비슷했다. ‘ㅁ솔루션’은 지능 검사를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 학습 태도를 진단한다. 2시간 30분가량 검사하고 4~5일 뒤 결과지를 바탕으로 계열 성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뒤, 이에 따른 학습법과 진학 로드맵도 제시해준다. 해석 상담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비용은 33만 원이다.

‘ㅇ심리개발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학습 능력이나 학습 유형과 관련한 검사를 약 1시간 30분간 받을 수 있다. 결과지 해석 상담은 오프라인에서 약 1시간 30분간 따로 진행되며 비용은 검사 과정까지 포함해 30만 원이다.

길 교사는 “진로와 진학은 자녀 혼자 결정할 수 없다. 그런 만큼 부모의 관심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무료든 유료든 진로·진학과 관련한 검사를 한다면 자녀를 제대로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결과지 해석과 상담 시 부모 중 한 명은 참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진로·진학 검사는 객관적 지표가 될 수는 있으나 절대적 정답은 아니다. 길 교사는 맹신하지 말고 학령기가 바뀔 때 수많은 방향 중 하나의 선택지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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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중등 (2020년 01월 01일 9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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