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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35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학원 수업·숙제 없이 가족과 보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방학이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건 미국 학생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끼고 있는 미국의 겨울방 학은 유치원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모두가 기대하고 기다리는 휴식의 시간이다.

여름방학에 비해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연휴를 맞아 학교는 물론 회사도 휴일을 즐기며 전 국민이 휴가를 떠나거나 고향을 찾는다. 휴식을 취하며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는가 하면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대입 원서를 준비하기도 한다. 미국 학생들은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소개한다.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맞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

미국 학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말고사가 끝나면 겨울방학이 찾아온다. 고등 학교는 보통 크리스마스 전주에 방학을해 1월 첫째 주쯤 개학하기 때문에 2주 정도의 짧은 기간이다. 대학교는 대부분 12월 2~3주에 종강을 하고 1월 마지막 주쯤 개학을 맞아 4~5주 정도로 방학 기간이 훨씬 길다. 한 학기가 끝날 때쯤엔 기말고사와 프로젝트, 에세이 제출 등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탓에 고등학생과 대학생 모두 녹초가 되곤 한다.

그렇지만 마지막 힘을 다해 학기를 잘 마치고 나면 방학 동안에는 푹 쉴 수 있다.

미국의 학교는 대부분 방학 숙제라는 개념이 없다. 학기가 끝나고 나면 그다음 학기가 시작할 때까지는 아무 과제 없이 쉬기만 하면 되는데, 이런 상황은 고등 학교와 대학교 모두 같다. 숙제 걱정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미국은 명절과 휴일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다. 따라서 가족을 두고 여행이나 휴가를 떠나는 일은 극히 드물며 가족과 여행을 가게 되더라도 크리스마스만큼은 반드시 집에서 모두 함께 보내는 게일반적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도 겨울방학 때는 학교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서한 달 정도 휴식을 취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방학 숙제나 학원 수업 없이 여유를 즐기는 미국의 겨울방학

미국은 학원 문화가 없는 만큼, 미국 고등학생들은 방학 때 예습이나 복습을 딱히 하지 않는다. 방학 때도 밤늦게까지 학원을 오가며 예습과 복습을 병행 하는 한국 학생들과는 전혀 딴판이다.

만약 방학 때 쉬지 않고 공부했다는 학생이 있다면,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많을 것이다. 이미 학기가 끝났고 시험도다 치렀기 때문에 공부할 것도 없고, 다음 학기에 들을 수업의 커리큘럼은 아직 받지도 않은 상황이니 예습을 할 수도, 할 이유도 없다.

아무래도 한국 고등학생과 미국 고등학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국 학생들은 겨울방학 때 입시 준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미국 대학교의 원서 접수 마감 기간은 빠르면 10월 초, 늦으면 11월 첫째 주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겨울 방학이 시작할 때쯤이면 이미 대입 원서는 접수가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12학년 학생들은 겨울방학 때 원서 작성을 할 일이 없다.

미국 대학 입학에 필요한 SAT와 ACT 시험 역시 가을학기 중간에 치르는 것이 보통이다. 11학년에 일찍 공부를 시작할 수는 있지만,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확인하는 SAT와 ACT는 공부를 미리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일찍부터 방학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공부하진 않는다.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 시기부터 방학 때예습과 복습을 하는 한편, 평소 부족한 과목의 학업을 채우면서 대학 입학 지원 계획까지 세워야 하는 한국 학생들의 대입 준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향이 멀어서 가족과 떨어진 채 연휴를 보내게 된 친구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은 뉴욕의 록펠러센터.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은 미국 NBC 방송국에서 생중계할 만큼 연말의 대표적인 행사다.


겨울방학을 맞아 내가 생활하는 기숙사 방을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예쁘게 꾸몄다.


명문대 진학 원한다면 동아리·봉사활동으로 스펙 쌓기도

절대 쉬면서 앉아 있을 수 없는 모범생이라면, 다른 의미로 알차게 방학을 보내기도 한다. 명문대 진학을 꿈꾸는 고등학생들은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기록이 성적과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래서 이런 스펙을 쌓아두기 위해 겨울 방학 기간을 활용해 봉사활동을 하거나 인턴 활동을 하기도 한다. 내 주변의 대학생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겨울방학때 자기계발을 위해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의 책을 읽으며 내적 호기심을 채우고 시야를 넓히는 한편,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크리스마스와 함께 유대교 축제일 중 하나인 하누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여는 축제인 콴자, 그리고 새해 첫날 등 휴일이 모두 몰려 있는 연말연시에는 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고향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쉴 틈 없이 학업에 열중해야 하는 한국 학생들에 비해 미국 학생들은 조금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길지 않은 시간 이지만 잠시만이라도 공부와 시험 준비 등에서 해방된 채 겨울방학을 보낼 수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겨울방학, 나 역시 더 알차게 보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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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린(뉴욕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 victoria.kim@nyu.edu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12월 25일 9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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