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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09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입시 경쟁 치열하지만, 대학에서는 학점보다 진로 경험이 우선



중국은 매년 970만 명의 수험생이 한날한시에 중국의 수능, 까오카오(高考)를 치른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한 자녀 정책이 무너진 이후 수험생 수가 더 늘어나 올해는 1천만 명 이상의 학생이 동시에 시험을 치르게 된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대학은 과연 어떤 곳인지, 나와 함께 논문을 쓰고 학회에 참가했던 친구 슈에딴의 도움을 받아 대학에 대한 중국 학생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중국 학생들에게 대학은 ‘꿈을 이루는 곳’
칭화대의 중국인 친구들은 학기초부터 도서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험 기간이라서가 아니라, 정말로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해서 책만 들여다보는 건 아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는 유명작가와 공동 집필하기도 하고, 본인의 연구 내용을 학회에서 발표하거나 관련 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학교에 다니는 친구도 있다. 대학 안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사업을 벌인 친구도 있다. 저마다의 개성으로 각자 구체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1년에 600만 개 이상의 신생기업이 생겨난다. 이런 배경에는 대학의 아낌 없는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베이징대 안에는 선후배들이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별도의 창업 기관 빌딩이 있을 정도다. 칭화대 주변에서는 졸업생이 창업한 회사들이 복합 단지에 모여 긴밀히 교류하고 있다. 석사 기간 3년 동안 인턴을 네 번 넘게 하는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부를 마친 뒤에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무엇보다 슈에딴이 생각하는 중국 대학은 무엇이든 다 도전해볼 수 있는 곳이다. 학교는 국가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적은 비용(1년에 100만 원도 안 되는 학비와 15만 원 정도의 기숙사비)으로도 무엇이든 시도하고 ‘일을 벌려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학술 교류와 기업 탐방, 연구·실습 공간 등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와 덴마크,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해본 내 경험에 비춰봐도 확실히 중국 대학은 경진대회나 학술 발표대회 등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는 느낌이다.

경쟁 없이 자유로운 대학 분위기
한국에서 12년간 교육을 받고 1년 전까지 대학에 다녔던 내 입장에서는 중국인 친구의 대학을 대하는 입장과 태도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중국은 어떤지 묻기 전에 먼저 한국 대학생들의 생각과 대학 분위기, 학점과 취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중국도 한국처럼 대학생들이 학점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기업에서도 학생들을 채용할 때 학점을 중요하게 보는지 등을 물었다. 친구의 대답은 “수능에서는 1점 차이가 몇 만 명을 판가름하지만, 대학은 내 능력을 보는 곳이지 학점을 보는 곳이 아니다”였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서로 성적을 물어보거나 학점에 신경 쓰는 모습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중국 대학은 같은 학과의 학생일지라도 자기가 원하는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한다는 느낌보다는 각자의 길을 추구해나가는 분위기라고 한다. 특히 미디어학부의 경우, 영상촬영과 광고, 신문 등 다양한 분야가 있기 때문에 학점보다 자신의 관련 진로에서 많은 경험을 쌓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중국 기업들의 관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특히 “대학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면 되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더 많은 걸 즐기고 싶다”는 슈에딴의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지도교수님의 제자들이자 같은 팀으로 매주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는 각자의 연구 과정을 보고하거나 의견을 교류한다. 연구 진행과 국제회의를 함께 준비하기도 하고, 친목 모임도 종종 갖는다.

인터뷰에 응해준 중국 친구 슈에딴과 함께 학술대회에 참가해 우수 연구상을 수상했다. 연구를 위해 교수님과 함께 톈진으로 출장을 가기도 하고, 기업체와 협력해 빅데이터 프로그램을 배우기도 한다.

칭화대 인문사회도서관의 모습. 칭화대에는 9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도서관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아쉬운 점은 중국의 학교도서관은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밤 10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


TIP

중국의 입시 제도
중국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각 성에서 1, 2등 하는 학생들이 베이징대와 칭화대에 온다”는 얘길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 훨씬 많아 경쟁률도 높지만, 중국의 입시 제도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학부 입학을 앞둔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입학사정관 제도도 있고, 각 학교에서 1, 2등 하는 학생들은 수능 전에 이미 대학에서 합격증을 받기도 한다. 또 수학 물리 화학 분야의 실력이 출중해 전국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경우, 유명 대학으로부터 입학 제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중국의 수능, 까오카오를 치르고, 본인이 지원한 대학에서 논술시험과 비슷한 시험을 본다. 석·박사의 경우에는 서류 전형과 필기시험, 면접시험을 모두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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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진(칭화대 글로벌 비즈니스 저널리즘) hyejin942678@gmail.com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6월 05일 9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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