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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907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마케팅부터 신문방송까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




이달의 주제
나의 전공 이야기



뉴욕대에 ‘컵케이크 학과’가 있다고?
뉴욕대에는 매우 다양한 전공 과목이 있다. 브로드웨이의 극본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극작과부터 게임 디자인과, 로망스어군 학과까지, 정말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심지어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전공 목록에 없으면, 다양한 학과를 드나들며 본인이 원하는 과목들을 수강하고 나만의 전공을 직접 디자인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컵케이크 학과’ ‘악랄함의 예술’ ‘코믹 북 이론’ 등 기괴한 전공을 창조해 졸업한 학생들이 있다는 괴담이 있을 정도다.
내가 전공하는 과목은 미디어, 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Media, Culture, and Communication)이다. 워낙 전공 이름이 길다 보니 다들 줄여서 ‘MCC’라고 부른다. 미디어와 언론에 대한 실습과 이론이 전공의 중심이며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 매체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된다. 한국의 대학교에서는 보통 신문학, 신문방송학, 미디어학, 언론학, 언론홍보학 등의 분야가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지만, 미국 대학교에서는 보통 ‘미디어학과’ 혹은 ‘커뮤니케이션학과’라는 전공 안에서 매스미디어를 비롯한 모든 소통 매체에 대해 한꺼번에 배운다.


에세이·수학·과학… 필수 과목들 끝에 만나는 전공
미국 대학교에는 일반적으로 전공과는 상관없이 졸업을 위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들이 있다. 예를 들어 뉴욕대 1학년 학생들은 무조건 에세이 쓰기와 글짓기 수업을 들어야 하고, 수학과 과학 과목도 한 학기씩 들어야 한다. 보통 인문 계열 학생들은 수학·과학 때문에 땀흘리며 고생하고, 자연 계열 학생들은 글짓기 수업에서 바닥을 깔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때문에 1, 2학년 학생들은 전공 과목보다 이런 필수 과목들을 들으며 졸업 조건들을 클리어 하느라 바쁘다.
필수 과목들을 다 이수하면 2학년 2학기부터 전공 과목 목록에서 원하는 강의를 선택해 이수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그 분야와 관련된 수업을 골라서 듣고, 그보다 마케팅이나 홍보 쪽이 끌린다면 그와 관련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패션과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마케팅과 PR에 관심이 많아서 ‘패션과 권력’ ‘PR 이론과 실습’ ‘마케팅과 홍보’ ‘웹 디자인’ ‘영화 마케팅’ 등의 수업을 듣고 있다.
물론 졸업 조건을 채우기 위해 꼭 들어야 하는 철학과 과학 과목을 위해, 철학 관련 글쓰기 수업과 언어치료학 수업도 함께 수강한다. 이제 드디어 필수 과목들을 다 채웠기 때문에 이번 학기가 끝나면 더 이상 전공 외 과목은 듣지 않아도 된다.
본인 전공 외에 다른 과목에 관심이 있거나 전공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에서 수업을 듣고 싶다면 부전공을 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MCC와 관련 있는 ‘Business of Entertainment, Media, and Technology’라는 부전공을 선택했다. BEMT로 줄여 부르는데,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기업에 초점을 맞춘 경영학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부전공 과목이다. 취미로 듣는 과목이 어쩌다가 부전공이 되기도 한다. 미국인 룸메이트 친구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 수업을 재미 삼아 들었는데, 한국어를 몇 학기 듣다 보니 우연히 부전공 조건을 맞추게 됐고 그렇게 한국어 부전공자가 됐다.


인턴십과 대학생활 공존의 묘미
MCC 전공의 가장 큰 매력은 나중에 본인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의 관련 수업을 골라 들으며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과, 각 분야에서 수십 년간 몸담고 있는 교수님들과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내가 듣는 마케팅 수업의 교수님은 디즈니 채널의 마케팅팀에서 수년간 일한 분이고, 영화학 수업의 교수님은 직접 영화를 감독하며 국내 영화제의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실제로 뉴욕대에는 제임스 프랭코와 스파이크 리 등 유명인들이 초청을 받아 한 학기씩 교수직을 맡기도 한다.
뉴욕은 역시 세계의 중심인지라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기회도 충분하다. 뉴욕대 학생들은 보통 학기 도중에 인턴십을 얻어 출근하면서 학교를 다닌다. 주변의 친구들도 이벤트 플래닝 업체, 패션 기업, 게임 회사 등에서 인턴을 하며 일주일 중 사흘간 수업을 모두 몰아 듣고, 이틀은 출근을 한다. 나는 뉴욕대의 홍보팀에서 인턴을 하는데, 일과 학업을 동시에 하는 게 시간도 많이 들고 힘들긴 하지만 용돈도 벌고 값진 경험도 쌓으면서 보람 찬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MCC 전공자들은 대학 졸업 후 마케팅이나 홍보, PR, 디지털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취직한다. 뉴욕대의 위치상 엔터테인먼트나 패션 기업, 방송국이나 신문·잡지사, 광고 회사 등으로 많이 진출한다. 학교에 다니며 이런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미리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 학교만의 정말 값지고 유리한 점이다.







등굣길에 찍은 뉴욕 시내 모습. 학교가 뉴욕 시내 한복판에 있기 때문에 인턴이나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유리하다.



내가 다니는 뉴욕대 MCC 학과는 보통 한 학년당 200명 남짓의 학생들이 있다. 신입생 설명회에 참석한 입학생과 가족들의 모습.



내 수업 스케줄. 전공에 부전공까지 하려면 수강해야 할 과목이 많다 보니 시간표가 언제나 꽉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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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린 뉴욕대(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 victoria.kim@nyu.edu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5월 22일 9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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