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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98호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이달의 주제
나는 왜 이 나라로 유학을 결심했나



어머니의 선견지명으로 시작된 중국과의 인연
중국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고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한국과의 교류 확대를 기대하는 신문 보도들이 쏟아져나올 무렵, 어머니는 내게 중국어 공부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으셨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한자 공부에 흥미를 붙여 9살 때 한자 자격시험 4급을 따놓은 터라 친한 친구들과 그룹 과외를 받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언어 교육을 받아서인지 거부감도 없고, 친구들과 단어 카드 낱말 맞추기 등으로 즐겁게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레 ‘중국어는 재미있다’ 라고 인식하게 됐다. 중학교 땐 중국어와 잠시 멀어졌지만,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하면서 다시 흥미를 찾을 수 있었다.
한편으론 미디어와 언론 쪽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미디어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중국과의 인연은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학교 특성상 2학년 때 이중전공을 선택해야 했고 나는 다시금 ‘중국’ 을 떠올렸다. 중국외교통상전공을 이중전공으로 공부하면서 중국과의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친해지다 보니, 중국이라는 나라가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대학에서 마련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해 베이징대에서 중국을 경험하면서부터는 ‘진짜 중국’ 이 더욱 알고 싶어졌다.


중국인 룸메이트와 동고동락하며 깨진 중국에 대한 편견
베이징에서 본격적으로 교환학생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먼저 한 학기 교환학생 생활을 했다. 중국인 친구를 만나 함께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절강대에서 온 중국 친구와 함께 살게 됐다. 그 친구와 가까이서 대화하고 생활하면서 내가 중국에 대해 상당히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위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혹은 ‘중국은 사회주의로 인해 통치에 대한 불편과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등 한국의 입장에서만 바라봤던 편견들이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내가 깊이 깨달은 건 국가 간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내가 베이징에서 지낸 시기는 바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국가적 위기를 맞았던 때였다. 베이징대 학교식당에서 뉴스를 틀면 한국의 사드 배치와 그에 대한 반감이 담긴 보도들이 쏟아져나왔다. 한국 관련 기사 중에는 베이징의 롯데마트가 철수했다는 소식, 한국인들이 사드 문제로 인해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 등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다. 국가 간의 이해관계와 양 국민들의 오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을 보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국가적 충돌을 현지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언젠가 다시 중국에 와서 그들만의 언론, 중국의 국제외교 등을 중국의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국·유럽 대학이 아니라 중국 칭화대를 선택한 이유
한국으로 돌아와 졸업한 뒤 중국으로 석사 진학을 결정했다.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대학에서 합격 메일을 받았지만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중국의 매력에 빠진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침 칭화대 석사 과정에 내 학부 전공인 언론과 중국외교통상전공이 복합된 ‘글로벌 비즈니스 저널리즘(Global Business Journalism)’이 개설돼 있어 결정하기도 쉬웠다.
하지만 입학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관련 정보가 없어 현지에 직접 연락하고 지인들을 통해 정보를 구해야 했다. 기본적인 지원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학업 계획서, 어학 성적, 학부 졸업증명서, 2장의 추천서, 관련 연구와 경력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다.
어학 성적은 대학원 과정에 따라 영문 과정과 중문 과정으로 나뉘는데, 학과 사무실에서 듣기론 내가 지원한 영문 과정은 기본적으로 토플 기준 100점 이상이어야 안정적이었다. 다행히 토플 105점과 HSK 6급 성적표를 함께 제출했더니 면접을 볼 때 교수님들이 칭찬도 해주셨다.
면접은 인터넷 화상 면접과 현장 면접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현장 면접에서 나는 중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중국의 미디어 환경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 존재하는 빈부격차와 정보격차에 대응해 지역마다 어떻게 다르게 적용하고 발전하고 있는지 실제 현장에서 체험하면서 공부하고 싶다”라고 구체적으로 답변했다. 교수님은 나중에 “중국이 발전하고 있고, G2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뻔한 대답이 아니라 인상 깊었다고 말씀해주셨다.
우여곡절 끝에 입학한 칭화대 석사 과정에서 나는 앞으로 학과 공부뿐 아니라 중국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찾고 싶었던 문제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내가 보고 느낀 중국을 독자 여러분과 즐겁게 공유하고 싶다.





1. 지난해 8월 열린 칭화대 석·박사 신입생 입학식. 석·박사 신입생은 총 8천310명으로, 그중 국제학생은 999명이다.



2. 신입생을 위한 캠퍼스 투어. 칭화대는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베이징대보다 두 배, 서울대보다 네 배 이상 넓다.



3. 칭화대의 첫 번째 정문이자 대학 내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알려져 운이 좋으면 주걸륜 등 중국 유명 배우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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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진 (칭화대 글로벌 비즈니스 저널리즘) hyejin942678@gmail.com
  • EDUCATION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9년 03월 13일 8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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