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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88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미디어교육 포함한 핀란드



한국에서 교육학을 전공하면서 미디어 관련 교육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나에게도 미디어교육은 생소한 전공이었다. 여러 방면으로 미디어교육을 알아갔다. 미디어교육 전공의 핵심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 속에서 살아가는 개개인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분석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미디어를 생산하며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북돋아주는 것이다. 또한 교육 기관에서 교사가 미디어를 활용해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다. 날로 중요해지는 미디어와 교육의 결합, 내가 미디어교육 전공을 선택한 이유였다.


수업 속으로 들어온 디지털 기기
전공을 알아갈수록 학문에 대한 열망도 커졌다. 핀란드에도 미디어교육 석·박사 과정은 2개 대학원에만 개설돼 있다. 그중 하나가 내가 다니는 탐페레대학인데, 배우는 교육과정은 크게 세 가지다. ‘미디어교육의 연구’와 ‘미디어 학습 환경에서의 교수법과 학습법’, 마지막으로 ‘기관에서의 미디어교육의 발달’이다. 입학하기 전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디어 학습 환경에서의 교수법과 학습법이었다. 특히 핀란드는 책으로만 진행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지털 기기(태블릿 PC, 컴퓨터, 학습 로봇)를 활용하여 미디어를 이해하고 수업에 적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
대학 때는 주로 교육학 이론에 집중했다면 대학원에서는 이론과 실용 중심 수업을 병행할 수 있어 배우면서도 즐거웠다. 실제 핀란드 학교를 방문해 미디어를 수업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이론과 현실을 함께 살펴봤던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지난 1년 동안 강의식 수업, 토론식 수업, 프로젝트식 수업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접했던 것도 처음 유학을 생각했을 때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또한 단순히 교육 수단으로 미디어를 생각했던 것과 달리 공부할수록 활용도가 높은 학문이란 걸 느낀다.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도 함께
2년 석사 프로그램 중 대부분의 수업은 1학년 때 듣는다. 교양이나 전공 수업은 1학년 때 주로 듣고, 2학년 때는 1학년 때 배운 내용과 경험을 토대로 논문을 쓰거나 세미나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논문 준비와 세미나 등을 통해 스스로 깊이를 채워가야 하는 것이 어렵지만 알아가는 재미는 쏠쏠하다. 사실 핀란드에서도 미디어교육이 일반인에게 익숙한 전공은 아니다.
실제 영어 석사 프로그램 과정으로 미디어교육을 공부한다고 하면 대다수 핀란드 사람들은 흔치 않은 전공이라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인다. ‘미디어교육을 전공한다면 나중에 교사를 할 생각이냐’ 또는 ‘기자가 될 거냐’고 묻는 것도 그 증거.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미디어는 다양하게 사용된다.
핀란드는 작년 8월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미디어교육을 포함했다. 실제 초·중·고 수업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고, 다양하게 미디어를 활용 중이다. 초등학교 1학년을 예로 들면 30분은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나머지 시간은 학교에서 받은 태블릿 PC를 통해 복습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연계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태블릿 PC라는 미디어 기기를 학습용으로 받아들이고, 교사의 가르침 이후 스스로 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수업 시간에 배운 걸 사진으로 찍거나 관련 내용을 촬영하는 등 다양하게 확장해나간다.
즉, 핀란드의 미디어교육은 학생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함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전 연령대 아우르는 미디어교육, 앞으로 활용도 다양할 듯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로 콘텐츠를 소비해온 학생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디지털 기기 사용의 증가는 세대 간의 소통을 단절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원활하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공부하고 콘텐츠를 제작해 표현의 수단을 확장한다. 핀란드 대학이 교육 방법을 연구하며 커리큘럼을 분석한다면, 학교는 정규 교과에 접목해 미디어 활용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공공 도서관을 비롯한 다양한 기관들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미디어교육을 실시한다.
아직 논문도 써야 하고 배워야 하는 과정이기에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다만 핀란드에서는 CIT 활용 능력, 디지털 기기가 교육에 끼치는 영향, 미디어를 대하는 비판적인 자세 등 미디어교육학과 관련된 여러 논의들이 진행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진출 분야는 다양할 것이라 생각한다.






1. 컴퓨터를 활용해 연습문제를 푸는 핀란드 학생. 참관 수업 때 찍은 사진이다.
2. 미디어를 활용한 그룹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핀란드 교사가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3. 미디어교육 워크숍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경연 모습.
4. 고등학생과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끝난 후 동기, 교수님과의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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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보라(미디어교육) bora.nam.edu@gmail.com
  •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8년 12월 26일 8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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