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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84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이론과 현장에서 만나는 핀란드 교육



유학을 통해 얻는 특별한 경험으로 핀란드의 다양한 수업 방식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간 내가 수강했던 수업의 형태는 강의식 수업, 토론식 수업, 세미나 형태 수업, 프로젝트 중심 수업, 관찰 중심 수업 등 다양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한 학기 동안 동기들과 함께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심 수업과 핀란드 초·중·고 수업 참관을 통한 관찰 중심 수업이었다. 또한 학교의 장학금 지원을 통해 스스로 인턴십 회사를 찾아 했던 직무 경험 역시 기억에 남는다.


기획부터 실행까지 학생들의 힘으로
미디어교육학 커리큘럼에서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 프로젝트다.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님, 동기들과 함께 ‘청소년·대학생 해커톤’ 대회를 기획해 준비하고 실제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행사 주제는 ‘전자기기를 사용한 청소년 복지를 위한 아이디어 개발’로 정해졌다. 헬싱키 청소년센터, 해커톤 기획 회사를 방문해 미디어 교육에 알맞은 대회 주제를 정하는 법, 행사를 기획하는 법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책을 통해서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직접 보고 들으면서 기획해나갔다. 나는 소셜미디어팀의 팀장을 맡았고, 팀원들과 함께 행사 웹사이트 관리, 주제에 맞는 인터뷰 및 사전 동영상 제작, 소셜디어를 통한 정보 공유 등에 힘썼다. 또한 참가자가 있는 고등학교에 방문해 팀원들과 함께 2번의 수업을 시연해 행사의 취지를 이해시키고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모여 청소년이 느끼는 불편한 것을 찾아내 해결책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전공이 다른 학생들이 모여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경험, 영어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중심 수업을 통해 내가 배우고 있는 전공이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


이론 공부뿐 아니라 실제 수업 현장을 살피다
초·중·고교를 방문해 다양한 수업을 참관하며 핀란드 교육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지정된 학교에 정해진 기간에 방문해 수업을 참관하고 참관 일지를 쓰는 관찰 중심 수업의 하나였다. 참관 전 교수님은 마지막 수업 때 그룹별로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국가 간 비교와 함께 여러 나라의 교육 시스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해보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다양한 학년과 과목 수업을 참관해 디지털 기기가 수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살펴봤다. 중학교 생물 시간에 학생들이 노트북으로 버섯과 나무의 생물학적 관계에 대한 비디오를 보고, 이론과 관련된 점을 찾아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음악 시간에는 태블릿 PC를 이용해 음악을 작곡하고, 앱을 이용해 작곡한 음악을 실행해 듣는다. 수업 시간에 모둠별로 태블릿 PC나 노트북을 이용해 PPT를 만들어 발표하는 등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했다.
마지막 수업 때 서로의 나라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공유하고 핀란드 교육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가장 놀라운 교육 시스템은 홍콩이었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권으로 교육이 치열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생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받으며 회사 경험도 쌓고!
석사 과정에서 인턴십은 필수가 아니지만 인턴십을 신청해 선발되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최소 3개월 동안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인턴십을 하는데 전공과 관련된 회사는 학생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인턴십을 신청할 때는 신청 이유, 인턴십 희망 회사와 선택 이유, 전공 또는 논문 관련 직무 여부 등을 자세하게 지원서에 적어 제출해야 한다.
교육 관련 회사를 스스로 찾아보는 기회가 돼 좋았고, 전공과 직무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그 덕분에 석사 프로그램 1학기를 마친 후 인턴십 장학금을 받게 돼 학교 수업을 병행하며 한국-핀란드 교육연구센터(오핀코티)에서 인턴십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핀코티는 핀란드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한국 교육가들의 연구단체이다. 이곳에서 핀란드 교육 체계를 연구하고 핀란드 현지 교육가와 함께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전공 관련 직무를 경험하면서 논문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던 것도 의미 있었다.
석사 유학 중인 지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타지에서의 유학생활이 때로는 힘들고 외롭지만, 다양한 수업과 미디어 활용 등 핀란드에서의 경험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 감사하다.







1. 오핀코티에서 인턴십을 하며 핀란드 교육 전문가와 논의하는 모습이다.
2. 컴퓨터를 활용해 게임을 하면서 연습 문제를 풀어보는 핀란드 초등학생.
3. 참관 수업을 했던 초등학교 교실의 뒷모습이다.
4. 청소년·대학생 해커톤 프로젝트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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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2018년 11월 21일 8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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