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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호

Section 3 자유학기 활동

제대로 노는 진로 활동 제안

중1에게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은 진로 활동에 집중하는 시기다. 대다수 학교가 2학기에 자유학기를 시행,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기 때문. 또한 시험 기간에는 급식을 하지 않아 평상시보다 일찍 하교한다.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학습을 보충할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학교에서 진행한 다양한 진로 활동을 좀 더 넓혀보는건 어떨까? 학교의 모범 사례를 통해 가정에서 자녀의 진로 활동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취재 정남순 리포터emjns@naeil.com 도움말 박후서 교사(서울 대신중학교)·안성철 대표(아우름) 사진 서울 대신중학교·연합







진로 활동보다 체험 전후 활동이 중요
누구나 알고 있듯 현재 중1은 자유학기 또는 자유학년으로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는다. 그래서 중1은 2, 3학년의 중간고사 기간에는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 시험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외부 체험 활동에 나서는 학교가 많기 때문. 주로 생태(공원), 디자인, 패션, 제빵, 역사문화 관련 진로 체험을 하거나 뮤지컬, 연극 등을 관람한다.
다만 이같은 진로 활동에 대한 일선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 전문적인 진로체험을 찾아보기 어렵고, 학생들의 유희를 위한 프로그램이 많으며, 해당 기간의 외부 활동으로 학업에 소홀해진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활동’ 자체보다 그 전후 활동이 진로 활동의 의미를 더한다고 강조한다. 서울 대신중 박후서 교사는 한“ 번의 외부 특강이나 직업 체험으로 진로 교육의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이 체험을 계기로 다른 활동을 만들어줘야 의미가 있다. 사전 계획과 사후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유학기 엄마 위한 진로 활동 지도 TIP



학교 진로 활동 계획 파악하기
학교가 어떤 진로 활동을 하는지 알아두면, 시기나 내용에 맞춰 자녀의 사전 사후 활동을 어떻게 진행할지 계획할 수 있다. 학교의 체험 활동 계획은 학기 초 미리 알 수 있다. 학기 초에 배부하는 <학부모를 위한 학교 교육 계획>의 진로 활동 프로그램을 참고하자.
한편 학교 진로 활동이 일찍 끝나 시간적 여유가 생길 경우도 대비하자. 진로 체험 전문 기업 아우름의 안성철 대표는 “중간고사 기간의 학교 진로 활동 시간이 짧다면 동아리에서 활동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다. 단 중간고사 기간의 방과 후에 진로 활동을 하려면 한 달 전부터 계획해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심 활동·참여 활동 사전 파악 돕기
학교 진로 활동에서 자녀가 관심을 보이거나 참여하면 좋을 활동을 살펴보자. 이후 학교 활동이 결정되면, 사전에 해당 체험이나 직업과 관련한 내용을 조사하면 좋다. 함께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책이나 다큐를 통해 직업을 알아볼 수도 있고, 가벼운 대화를 통해 체험할 활동을 인식시켜주는 것도 유익하다. 이처럼 사전 활동을 해두면 몰랐던 직업·직종을 새롭게 발견하거나 흥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또 적극적으로 진로 활동 참여를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한편 학교 진로 활동 프로그램 외에 참여하고 싶은 활동은 직접 찾아봐야 한다. 서울 신도중 2학년 허예원 학생은 “법에 대한 관심을 개별 진로 활동으로 심화했다. 사법연수원의 ‘법조인과의 만남’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사후 활동 돕기
활동 후 반드시 감상이나 기록을 남기도록 해야 한다. 사후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활동의 내용과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면 다른 방향의 진로 활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일부 학교는 UCC나 PPT로 작성하게도 하는데, 가정에서 개인적으로 할 땐 간단한 메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보고서를 남기려면 학교 양식을 활용하길 추천한다.
관심 분야 탐색 이후에 남긴 기록물은 의미가 크다. 진로 방향이 더 구체화되기 때문. 직업 체험에 참여한 대신중의 한 학생은 “관심 분야는 아니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푸드테라피를 체험하고 나서 음식이 사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심리학자를 꿈꾸는데 푸드테라피를 연구에 활용하고 싶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TIP 학부모도 참고하면 좋을 서울 대신중의 남다른 ‘진로 활동’



박 교사는 2011년부터 매년 2학기 중간고사 기간에 직업 체험 진로 프로그램 ‘청진기’를 운영 중이다. 3~4명씩 40여 곳의 일터에 가 체험한다. 학부모의 재능기부와 관할구청 진로직업체험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방학 과제로 제출하는 ‘부모님 일터 체험 보고서’를 통해 1차적으로 체험 기관을 선별하고 직업 체험을 위한 일터 공개를 요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1학년 전체 학생에게 일터 체험을 배정하는 방식이 여느 학교와 다르다. 제비뽑기로 조를 편성하지 않고 학기 초에 커리어넷 프로그램으로 조사한 학생들의 심리 적성·흥미 검사 결과를 활용한다. 학생별로 관심군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우선 배치하는 등 세심하게 살핀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사전 활동과 사후 활동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박 교사는 “체험 3주전부터 체험 장소와 직무에 대한 체험 설계, 원하는 체험의 유형 그리고 체험 후 진로와 꿈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을 주제로 모둠 토의를 한다”고 설명한다.
이틀간 현장 체험을 하고, 하루 동안 학교에서 체험 과정에서 모은 사진과 자료를 활용해 UCC를 제작하고 보고서를 작성한다. 박 교사는 “보고서에는 체험을 통해 새롭게 배우고 느낀 점은 무엇인지, 진로에 도움된 점, 현장에서 본인이 한 일, 그리고 체험 이후 다시 생각하는 나의 꿈을 써보게 한다. 체험현장의 사진 첨부는 필수”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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