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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3호

WEEKLY THEME | 온라인 수업이 만든 위기 '성취도 양극화'

중위권이 사라졌다

온라인 수업이 만든 위기 ‘성취도 양극화’

중위권이 사라졌다


“중위권이 무너졌다. 표준편차가 이례적으로 큰 과목들이 나타났다.” “중위권이 사라졌다. 종전 정규 분포 형태를 보이던 성적 분포가 하위권과 상위권이 늘고 중위권이 줄어든 쌍봉형으로 나타났다.” “수시 지원이 끝난 고3 2학기 인문 계열 수학 과목에서나 보이던 현상이다.” “학생들의 지식 공백이 심각하다. 내년까지 이 상황이 계속될지 모르는데, 이렇게 다음 학년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두렵다.”

코로나19 속에서 치른 고등학교 중간고사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온라인 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 공백을 감안해 각 학교는 대체로 중간고사를 예년보다 쉽게 출제했지만, 학생들의 성적은 교사들의 예상과 달랐기 때문이죠. 실제 일부 학교의 중간고사 결과를 예년과 비교해보니 ‘중위권이 사라졌다’는 교사들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략히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원인을 짐작해볼 수 있었습니다. “학습 의지가 낮아 온라인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으니까요. 한 교사는 “학습 과정의 피드백이 어려운 시기이다 보니 성장의 넛지가 필요한 학생들이 지레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무엇보다 산발적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 수업 정상화가 아직은 요원한 상황에서 학습 단계마다 필요한 지식에 공백이 생기면 연쇄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되는 시점입니다. 코로나19 시대가 ‘미래 교육’을 앞당겼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회자되지만 정작 근원적인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 상황을 진단해봅니다.

취재 정애선 기자 asjung@naeil.com·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김경현 교사(전북 안천중·고등학교)·김성호 교사(경남 용남고등학교)·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박남범 교사(충남 공주여자고등학교)·이효종 교사(서울 서문여자고등학교)·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등학교)·정유훈 교사(제주 대정고등학교)
최율 교수(중앙대학교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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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애선 기자, 김민정 리포터 asjung@naeil.com
  • WEEKLY THEME (2020년 07월 29일 9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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