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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호

<통합과학>에 과탐 응시 필수?

문과 성향 중학생 위한 과학 공부법

요즘 중학생들에겐 과학 공부가 화제다. 자연 계열에서 입시 영향력이 높아졌고, 이제 인문계열 학생도 <통합과학>을 의무적으로 배우며 수능에서도 과탐 응시 필수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
이는 특정 계열, 즉 인문사회 계열 학생이 사회 교과만 집중적으로 배우는 ‘공부 편식’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과학 교과 학습 부담이 늘었다고 호소한다. 특히 문과 성향 학생들은 <통합과학>에 겁을 먹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학 과학만 잘 복습해도 고교 과학 수업을 따라잡기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문과 성향 중학생을 위한 과학 공부법을 알아봤다.
취재 김지연 리포터 nichts29@naeil.com 도움말 박주원 교사(서울 대일고등학교)·이진우 교사(서울 노원고등학교)·이창덕 강사(보람과학학원)·최성현 강사(대찬학원) 참고



<통합과학>, ‘배우는 방식’에 주목
고1 때 배우는 <통합과학>은 국·영·수처럼 매주 4시간 수업한다. 이 중 1시간은 실험이나 탐구를 위한 시간으로 따로 정해져 있다. 이과 성향 학생과 같은 수업을 듣는 만큼, 문과 성향 학생들은 이를 대비해 공부 양이나 깊이를 더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통합과학>의 상당 부분이 중학교 과학과 연계돼 있어 어렵지 않다고 한다. 내용에 대한 부담보다 교과의 목적과 수업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통합과학>은 개념 이해와 더불어 ‘활용’에 목표를 두고 있다. 자유학기 수업처럼 학생이 자료를 조사하고, 친구들과 토론하거나 탐구하며, 이 결과물을 정리하고 발표하는 식으로 수업의 형태를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노원고 이진우 교사는 “우주론을 다룰 때 이전에는 가모프와 호일의 주장을 각각 알려주는 데 그쳤다면, 지금은 누구의 주장이 더 합리적인지 의견을 모아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한다. 정보를 그대로 수용하거나 지식을 암기하는 것과 달리, 정보·지식의 가치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한다.
학업량이 많을 때, 이런 방식의 수업은 진행이 어렵다. 중학 교과 내용을 반복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시 말해 중학생들은 중학 과정을 잘 다져두고, 조사나 토론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쌓아두면 문과 성향이라도 <통합과학>을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다.


개념보다 ‘주제로 묶인’ 단원 눈여겨봐야
<통합과학>은 한 단원이 주제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네 영역을 모두 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통합과학>과 마찬가지로 한 권으로 배우는 중학 <과학>은 물질의 구성-화학, 기권과 우리 생활-지구과학처럼 단원에서 한 영역의 내용을 다룬다. 반면 <통합과학>은 ‘물질과 규칙성’ 단원에서 우주의 시작-지구과학, 원소들의 주기성-화학, 생명체 구성 물질-생명과학, 신소재 개발과 활용-물리·화학 등 네 영역을 모두 다룬다.
대찬학원 최성현 강사는 “지금 고2, 고3 학생이 배운 과학 교과와 단원 구성이나 용어에서 차이가 있다. 이들이 배운 과학은 당시 과학계의 동향을 반영, 융합에 초점을 맞춰 과학의 네 영역 구분을 완화했는데, 오히려 중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전문적이고 새로운 개념과 용어가 교과서에 많이 들어왔다. 반면 <통합과학>은 고등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과학 개념과 활용법을 중심으로 구성해, 중학 과정과 이어 배우기 쉽다. 미리 겁먹지 말라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통합과학> 교과의 학습 목적을 이해해야 한다.
<통합과학>은 개념 이해와 더불어 ‘활용’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나 지식의 가치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통합과학> 걱정되는 중학생 위한 과학 공부 4계명

01 학업 누수, 교과서 목차로 채워라
고교 진학을 앞둔 중3은 고교 <통합과학>의 목차를 미리 살펴보길 권한다. 중학교 교과서의 목차와 비교하면서 겹치는 내용을 찾아보고, 모르면 다시 살펴보자.
중학 과정과 내용이 중복된다는 이점을 누리려면 중학 과정의 개념을 확실히 소화해야 한다.

Advice “중2·3 학생은 개정된 현 중1 교과서도 보길 추천한다. <통합과학>은 현 중1이 3년간 배우는 내용을 기준으로 구성돼 ‘생물의 변이’처럼 현 중2·3은 배우지 않은 내용이 ‘반복되는 개념’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들만 따로 모아 공부하면 <통합과학>을 제대로 예습할 수 있다.” _대찬학원 최성현 강사




02 원리를 이해하고 정리하라
올해 고1 학생은 <통합과학>을 어려워한다.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을 머릿속에 남겨둔 학생이 적기 때문. 특히 문과 성향 학생들은 중학 시절 과학 학습을 소홀히 해 교과 학습과 과제 탐구·발표를 병행하느라 학습 시간 관리에 애를 먹는다는 후문이다. <통합과학>의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중학 과학의 원리를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한다

Advice “중3 2학기 과정 5단원 ‘여러 가지 화학 반응’ 은 <통합과학>의 ‘변화와 다양성’에서 배우는 화학 변화와 이어진다. 산, 염기,중화 반응, 산화 환원 반응 등의 원리와 해당되는 예들을 정리하고 암기해두면 <통합과학>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토론이나 탐구 활동에도 유용하다.” _서울 대일고 박주원 교사


03 용어 정리에서 심화 탐구로
용어 정리도 중요하다. 과학은 어려운 한자어나 생소한 개념어가 많다. 그렇다 보니 학생 중 상당수가 내용은 알면서도 용어를 몰라 과학에 겁을 먹는다. 중학교 수업에서 배운 핵심 용어를 정리·암기하며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Advice “한자어나 사람 이름을 딴 용어와 법칙이 많다. 예를 들어 중1 <과학>의 ‘힘과 운동’ 단원에는 마찰력, 탄성력, 자기력이란 용어가 나온다. 마찰과 탄성, 자기가 무엇인지 개념을 설명하는데, 단어의 뜻을 한 번 더 뜯어보면 좋다. 마찰은 문지르고 비빈다는 뜻의 두 한자가 함께 쓰인 단어이다. 두 가지 이상의 물체가 만나 서로 문질러지면서 발생하는 힘으로 단어의 뜻과 개념을 함께 정리하면 이해도 쉽고, 다른 개념을 학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상위권을 노릴 경우 마찰력을 계산하는 공식과 그 원리를 탐구해보는 것도 좋다. 다른 과학 공식보다 까다롭지 않아 문과 성향 학생도 이해하고 활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_보람과학학원 이창덕 강사


04 일상에서 과학적 사례 찾아보기
흔히 중학 과학은 과학, 고교 과학은 과학탐구라고 부른다. 과학은 ‘어떤 현상을 갖는 물질은 무엇이다’라고 암기한다면, 과학탐구는 ‘과학 현상이 왜 나타나는지,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탐구하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고교 과학을 갑자기 어렵게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만으로 시험에 대응할 수는 없다. 개념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스스로 과학적 사례를 관찰·조사해보는 것이다.

Advice “교과서의 사례를 활용하면 된다. 여성의 옷 중 빛의 굴절에 따라 파란색으로 보이기도 하고 보라색으로 보이기도 하는 옷은 나비를 본떠 만든 ‘생체 모방 기술’이 적용됐다. 지금 배우는 내용과 자연 현상을 연결해 정리해두는 것도 추천한다.” _서울 대일고 박주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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