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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호

학생부 기재 안 되는데 왜 할까

학생들이 말하는 학교 밖 활동 활용법

상당수의 학부모는 학교 밖 활동에 대해 회의적이다.
학생부에 기재가 안 되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학교 밖 체험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학생부 기재 여부와 상관없이 유익하기에 참가한다고 말한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이 진로 탐색이나 관심 분야 심화 탐구, 몰랐던 능력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실제 학교 밖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학교 밖 활동 활용법을 알아봤다.
취재 정남순 리포터 emjns@naeil.com 사진 연합·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 미지의 국제기구, 전문가 강연에서 궁금증 해소
5월의 어느 금요일, 서울미지센터 ‘진로여행의 밤’ 강연장은 교복 차림의 중·고등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국제기구 UN 환경계획 한국위원회 관계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 모인 학생들이었다.
경기 광명 소하고 2학년 김지현 학생은 학교 수업을 마치고 1시간 30분 걸려 도착했다고 했다. 학교 국제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친구와, 후배 10여 명과 함께 찾아왔다고. 국제기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동아리 운영을 위한 정보도 얻기 위해서였다. 지현 학생은 “국제기구 관련 정보가 늘 부족해 기회를 찾고 있었다. 관련 기관에서 일하려면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궁금했다.
UN 환경계획에서 유전자 변형체, 기후변화 등 환경 관련 이슈에 관한 정책 실행을 위해 국민과 정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활동을 어떻게 펼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면서 지구환경 전문가의 꿈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역사 배우고 봉사 시간 얻고 ‘1석 2조’
음대 진학을 준비하는 서울 상명여고 3학년 박예진 학생은 음악 교사의 권유로 역사청소년 합창단에 가입했다. 주 1회 역사 수업을 하고 합창 연습도 하는 모임이다. 국경일, 주요 기념일에 공공 기관 행사에서 공연을 하는 일이 많다. 노래를 부르며 학업 스트레스도 많이 털어낸다고.
무엇보다 노래 연습 전 한국사 선생님이 우리나라 역사의 시대별 상황과 특징을 설명하는 수업은 역사 공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예진 학생은 “백범 김구 선생 기념행사, 위안부 수요 집회 등에서의 공연은 보람이 컸다. 공연 시간만큼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으면서도 의미 있는 활동이다”라고 했다.

주제 탐구로 맛본 경제학, 전공 탐색 깊이 더해
서울 신도중 2학년 허영진(가명) 학생은 작년 여름방학 때 KDI 청소년 경제 교실에 참가했다. 우연히 행사 정보를 발견했는데, 대학에 가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 참여했다고.
프로그램은 자료 조사와 과제, 발표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어려운 경제 개념을 다른 친구들과의 게임과 토론을 통해 배우니 훨씬 쉽게 이해됐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동향에 대한 자료를 학습한 다음 배정된 연습생 인원과 예산으로 경영 위기에 빠진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구하는 기획서를 만드는 활동이 흥미로웠다고.
영진 학생은 “미션 수행 과정에서 예산을 더 얻기 위해 퀴즈에 도전하면서, 기회비용과 합리적 선택이라는 경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보다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경제 이론이 실제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경제학을 전공하면 무엇을 배우는지 미리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책과 함께한 1년, 학생부 독서 기록에 담아
서울 경원중 3학년 김준석(가명) 학생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연간 운영하는 청소년 독서 동아리 활동을 했다. 책을 읽고 300자 정도의 감상평을 준비해서 토론하고 생각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준석 학생은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를 포함한 10권의 책을 읽었다. <위베르씨 내일의 지구를 말해주세요>를 읽고 나서는 “ ‘숲이 사라진 세상, 짭조름한 냄새가 사라진 바다 앞에서 인간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내 생각과 다른 또래 친구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활동 덕분에 기록하는 습관도 생겼다. “이때 기록해둔 감상평은 학교에 독서 활동 기록물로 제출했다. 2학기 고입 자소서를 작성할 때 진로 관련 독서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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