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임금처럼 먹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집집마다 아침 식탁의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간단하게 먹는 집도, 국 한 그릇으로 든든하게 시작하는 집도 있죠. 각양각색의 아침 식사 풍경을 소개합니다.
글 최은정 리포터 lagom@naeil.com
아침밥보다 아침잠
어릴 때는 그토록 복스럽게 먹던 아들이 중학생이 되고 나니 아침밥보다 아침잠이 더 좋다고 하네요.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5분이라도 더 누워 있다 가겠다고 자꾸 아침을 포기하는 아이. 한창 잠이 쏟아질 나이라 이해는 하지만, 아침을 거르는 모습이 마음에 걸립니다. "더 이상은 안 돼! 아침밥은 엄마가 책임진다. 밥 안 먹으면 김에 밥 싸서 비행기 태워 보낸다~"
동상이몽이지만, 엄마는 협상가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입맛이 달라요. 아들과 딸의 입맛도 다르고요. 중학생 아들은 토스트를 먹겠다고 하고 초등학생 둘째 딸은 달걀밥, 막내딸은 사과를 달라고 하네요. 이런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딸은 "오늘 아침은 오빠가 고른 토스트 먹을게. 내일은 달걀밥, 모레는 사과에 요거트 어때?"라며 능숙하게 협상을 합니다. 식구가 많으니 입맛도 다양해 같은 밥상에 앉아 서로 다른 메뉴를 원하지만, 한꺼번에 다 해주긴 힘들죠. 식탁은 금세 협상 테이블이 됩니다.
일편단심, 누룽지
저희 집은 1년이면 330일 이상 아침 메뉴가 같아요. 주로 전날 저녁에 솥밥을 해 먹고 누룽지를 만들어놨다가 다음 날 아침에 끓여 먹는 패턴이죠. 남편이 워낙 누룽지를 좋아해서 이렇게 먹게 된 지 10년도 넘었어요. 중2 딸도 누룽지의 매력에 빠진 건지, 아니면 식성이 아빠를 닮는 건지 아침에 누룽지 먹는 걸 좋아해요. 그래도 가끔은 다른 걸 먹고 싶다고 해서 따로 준비해주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엄마! 이거 먹고 누룽지도 먹을래요!"라고 하네요. 부전여전 누룽지 사랑인가 봐요.
온 식구가 함께 준비하는 간단한 영양식
삶은 달걀, 사과 반쪽, 구운 통밀빵, 견과류 조금. 온 식구가 함께 뚝딱 준비해서 간단하게 먹어요. 아무리 바쁜 아침이라도 탄·단·지 균형은 포기 못하죠. 어려서부터 습관처럼 먹어서 그런지 껍질째 먹는 사과도,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는 통밀빵도 거부감 없이 잘 먹네요. 설거지할 그릇이 많이 나오지 않아 뒷정리도 간단하답니다.
계절따라 달라지는 아침 메뉴
미역국이나 사골국을 넉넉히 끓여놓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어요. 특히 가을과 겨울에는 뜨끈한 국에 밥 말아서 후루룩 먹고 가는 게 최고죠.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는 불 앞에 오래 있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메뉴를 준비합니다. 김밥, 샌드위치, 주먹밥, 간장달걀밥 등 계절에 따라, 기온에 따라 자연스레 메뉴가 달라지네요.
/Reporter's NOTE/
'치익~' 압력밥솥 소리로 아침이 시작되는 집도 있고 '띵!' 다 구워진 토스트 소리가 알람처럼 들리는 집도 있죠. 아침 식사 풍경은 각기 다르지만, 식구들이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고 서로의 힘찬 하루를 응원하는 따뜻한 분위기는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모두의 활기찬 아침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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