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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호

톡 쏘는 홈 수다

소풍 같은 학교생활 아이는 활짝, 엄마는 갸웃

학교 가기 싫어서 꾀병 부린다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는 중1 아이의 목소리는 해맑기만 합니다. 자유학기제 덕분이죠. 중학교 한 학기 동안은 중간·기말 같은 정기시험을 보지 않고, 체험과 진로 활동 위주로 학교생활을 하거든요. 시험에 쫓기지 않으니 아이는 언제나 ‘여유만만’입니다. 한데 엄마의 마음은 왜 이렇게 불편할까요?

김세희 리포터 say2sei@naeil.com




학교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는 우리 아이

중1 아이가 지난달부터 부쩍 신이 났습니다. 요즘 학교가 그렇게 재밌대요. 과천 과학관에 다녀오고,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를 실컷 보고,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과 양재 시민의 숲을 거쳐, 며칠 전에는 대학로에서 뮤지컬까지 봤다네요. 가방 메고 나서는 가벼운 발걸음이 등굣길이 아니라 영락없는 소풍길이에요. 귀가 후 “오늘은 어디 갔어?”라고 물으면 신나서 한참을 떠듭니다. 이런 분위기는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가 봐요. 다른 엄마는 “학원에 치이던 애가 저렇게 환하게 웃는 걸 오랜만에 본다”라며 흐뭇해하더라고요, 저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멈칫했어요. ‘아이 표정이 밝으니 좋긴 한데, 이렇게 여유 부려도 되는 걸까?’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더라고요.





불안했던 어느 엄마의 속말

엄마들 모임에서 누군가 조심스레 이런 말을 꺼냈어요. “그냥 시험 한번 봤으면 좋겠어.” 집에 돌아와서도 그 말이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도 정기고사를 치르지 않다 보니, 시험다운 시험은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처음 겪는 셈이잖아요. ‘시험이라는 상황’에 익숙해질 시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생각에 다들 걱정이 앞섭니다. 사실 예전에는 1학년 1년을 전부 자유학년제로 운영했는데, 2025년부터 아이들의 학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한 학기짜리 자유학기제로 줄였잖아요. 그래도 아이 걱정을 쉽게 그만둘 수 없는 게 부모 마음 아니겠어요? 여기에 사교육이 ‘이때 미리 실력을 올려놔야 한다’라며 불안을 깊이 파고드니 오늘도 심란할 따름입니다.


주제 선택 시간은 학교마다 천차만별

얼마 전 아이 학교의 주제 선택 시간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모의창업연구’라는 거창한 이름을 보고 ‘이런 것도 배우네?’ 싶었는데, 웬걸. 첫날 한 시간 내내 영상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아이는 “가끔은 그냥 시간 때우는 것 같아”라고 시큰둥해했고요. 옆 학교는 영어 원서 소설 한 권을 정하고 깊이 있게 읽으면서 표현과 상징을 주제로 토론하는데, 평소에 하기 어려운 수업이라 반응이 좋대요. 또 어느 아이는 학교에서 3D프린터 체험에 가죽 공예까지 해봤다며 자랑했다고 하고요. 같은 시간인데 학교마다 프로그램도, 실제 수업도 천차만별이에요. 모처럼 마련된 ‘꿈과 끼를 찾는 시간’인데 우리 아이 학교에도 내실이 꽉 찬 수업이 운영됐으면 하는 마음이 마구마구 샘솟았습니다.



/Reporter’s NOTE/

행복해 보이는 아이 얼굴과 그 앞에서 자꾸 한숨을 쉬게 되는 엄마 마음. 지금의 자유로운 시간이 아이를 더 단단하게 자라게 해줄 거라 믿다가도, 앞으로 다가올 시험이 떠오르면 마음이 조급해지죠. 그래도 이렇게 웃으며 보내는 학교생활이 아이에게 한 번뿐인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불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소풍 같은 이 계절을 같이 즐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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