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에서도 교육 제도나 대입 전략 관련 행사를 자주 개최하나 대체로 일회성에 그친다. 한데 서울 강동구는 ‘더 베스트 강동 교육벨트’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육 정보를 안내한다. 특히 관내 고등학교의 경쟁력 향상과 우수 교육과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월 28일에는 ‘2028~2029 대입 전략 설명회’를 개최, 향후 대입 환경의 변화와 고교학점제를 이수하는 학생들의 대입 전략을 상세히 안내했다. 주요 내용을 지면에 담았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등급 바라기 벗어날 때
강사로 나선 한국지속가능소설벤처협회 안성환 교육이사는 “2028 대입이 그렇게 불안한가” 반문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교육과정과 내신 산출 방법, 수능 출제 과목이 달라지긴 했으나 지금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는 것. 대입 구조 또한 현재와 동일하며, 학교생활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는 수준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불안 마케팅’에 부모가 휘둘리면 자녀 또한 불안해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사례와 정보를 찾는 데 집중하라고 부연했다. 특히 내신 5등급제의 성적을 두고 대입 유불리를 판단하는 일부에 대해 데이터가 없는 현 상황에서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갈했다.
“대입에서의 유불리는 학생의 상황과 대학의 전형 방법·입결, 누적된 지원·합불 사례를 통해 판단한다. 2028~2029 대입을 준비하는 중3·고1의 대입 유불리를 지금 가늠하는 것은 무속에 기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선호도가 높은 서울 지역 대입의 전형별 비율을 보면 학생부교과전형이 14.8%, 종합전형이 31.2%, 논술이 9%, 정시가 37.6%다. 내신 위주로 선발하는 교과전형의 비중이 15%가 채 되지 않는데, 교과 성적 위주로 대입을 판단해야 하는지 반문하고 싶다. 게다가 주요 대학은 교과전형에서조차 등급만 살피기보다 학생부 기록이나 면접 등을 활용해 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지 확인하는 추세다. 진로 성숙도, 성실성, 개성 등 대학이나 전공에 따라 중점을 두는 요소도 차이 난다. 내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전형을 찾는다면 생각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이 치를 대입 계획은 고2 3월에 공개된다. 진학상담을 오래 해온 이들은 대체로 이 시기 학생이 잘할 영역을 파악해 안전망을 구축한 뒤 고3 때 최종 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고려해 고1까지는 대입 전략을 찾으려 하기보다 학생의 강점·약점을 인지해 잘할 수 있는 것에 몰입하도록 독려하는 것과 학습 태도를 갖추도록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대학 입시의 핵심은 학생의 역량이다.”
내신·학생부·수능, ‘하나만 올인’ 전략은 위험
현재 대입은 수시의 교과전형, 종합전형, 논술전형과 정시 등 크게 네 개 전형으로 구성되며, 주요 전형 요소는 각각 내신, 학생부, 논술, 수능이다. 이는 2028학년에도 유사하다. 다만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교과전형은 학생부 정성 평가 또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종합전형은 최저 기준, 정시는 내신 또는 학생부 평가를 반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교과 성적이 높아도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면 수시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해 수도권 대학 진학이 불리하다. 주요 대학은 수시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의 비중이 높아 내신·학생부를 포기하거나 자퇴 후 검정고시를 택한 경우 대입 문이 확연히 좁아진다. 또 서울대는 2028 대입부터 심층 면접을 시행하는 데, 수업에서 단순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를 발견·해결한 경험을 쌓아야 대응할 수 있는 형태다. 내신과 학생부, 수능을 모두 갖춰야 선호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2028 대입의 핵심 ‘과목 선택’
안 교육이사는 2028 대입에서 과목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연 계열은 전공 과목과 관련된 수학 과학 교과 이수가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대학 면접 과목과 종합전형 안내 사항을 참고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가 적용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자기 주도성을 핵심 인재상으로 삼는다. 학생이 스스로 성찰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한다. 대학 역시 스스로 잘하는 분야에 흥미를 갖고 주도적으로 고민한 학생을 긍정적으로 본다. 과목 선택은 학생의 자기 주도성뿐 아니라 학업 역량, 진로 역량 등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요소라 대입에서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선택 과목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 좋다.”
고교 선택 기준·대입 핵심 변수는 ‘자녀’
중학생 학부모의 가장 큰 관심사는 고교 선택이다. 현실적으로 대입에서 가장 유리한 고교를 찾고 싶어 한다. 안 교육이사는 이에 대해 지망 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피되 자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의 성향 또는 진로를 판단하기가 부담스럽다면, 교육청이나 고교에서 제공하는 선택 과목 안내서에 선호하거나 잘하는 과목을 표시하고, 대학이나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전공 안내 책자에서 특정 전공이 아니라 사회과학, 공학, 자연, 인문 등 계열을 찾아 표시한 과목이 가장 많이 속한 계열을 진로로 고려하길 추천했다.
“아이가 선호하거나 잘하는 과목을 이수할 기회가 충분한 학교를 우선순위에 두면 좋다. 영어를 잘하고 좋아하면 외국어고를 눈여겨볼 만하다. 외국어를 많이 배우기에 주요 대학 어문 계열 종합전형에서 유리하다. 다만 외국어도 특성이 제각각이라 전공어가 맞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 또 일반고·자사고와 비교해 내신을 확보하기가 힘들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이라면 고민해봐야 한다. 수학이 싫어서 진학하는 경우도 많은데, 비슷한 성향의 학생이 모이는 만큼 상위권은 수학 성적이 좋은 학생이 차지한다는 점도 고려할 요소다. 단순한 개설 과목 외에 학교 분위기나 구성원의 특성, 입시 결과 등도 함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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