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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호

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46 | 김민서 서울대 사회교육과 (서울 대원외고)

사회 수업+시사로 쌓은 탐구 경험, 전공 선택 시야 넓혀줬죠

김민서씨는 당초 정치외교학과를 지망했다. 국제 사회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분쟁을 해소하고, 국제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에선 협력을 이끌어내고 싶었다. 고교 진학 후 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뉴스에서 접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주제 탐구 활동에서 파고들면서 여러 사회 과목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학부에선 학문 간 경계가 비교적 옅은 인문 계열 전공의 특성을 알게 된 후 사회복지학, 사회교육학, 자유전공으로 시야를 넓혔다. 특정한 분야·전공이 아니라 넓게 접근해도 학생부종합전형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민서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배지은



김민서 | 서울대 사회교육과 (서울 대원외고)





수다쟁이, 주제 탐구 활동에 빠지다

민서씨는 스스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를 즐기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고교 모두 임원으로 활동했고, 동아리나 학급에서도 자연스럽게 모둠을 이끌었다. 그래서인지 공동체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호기심도 많은 편이라 사건 자체보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누는 일이 많았다.

“친구들은 물론이고, 부모님과도 대화가 많은 편이에요.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책을 읽거나 뉴스를 보고 이야기를 자주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사회 문제의 원인과 해법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고등학생은 수행평가도 있고, 대입을 고려해 다양한 주제 탐구를 해야 해요. 이걸 활용해 궁금한 것도 활용하고, 입시도 준비했어요. 일석이조랄까요. 하하.”


수학+복지·소설+철학, 교과 심화·융합 이끈 독서

외국어고에 다녔기에 선택 과목으로 관심 분야를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도 탐구 활동에 공을 들인 이유였다. 교과 내용과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관심 있는 사회 문제·현상과 연결해 파고들었다. 고2 <수학Ⅱ>에서 <미적분의 쓸모>를 읽고 한계효용 개념을 학습한 후 사회 교과에서 자주 다루는 선별·보편적 복지 논쟁과 연결하거나, <문학>에서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을 읽고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와 칼 슈미트의 ‘예외 상태’,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등 현대 윤리에서 집단과 개인의 도덕성을 다룬 개념을 접목해 파고들며 사회 정의와 민주시민의 역할을 돌아본 것이 대표적이다.

“모교는 독서 활동이 많았는데, 교과 내용에 접목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떠도는 정보보다 정확하고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여러 권을 연계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고요. 특히 동서양 사상가가 쓴 철학서의 주요 개념을 연계했더니, 문학부터 사회 문제까지 보다 깊이 파고들 수 있었어요. ‘찐’ 문과 성향이라 수학을 덜 공부할 수 있고, 국제무대에서 무기가 될 외국어를 집중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선택한 고교였는데 제 성향에 적합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시사 이슈 연계한 탐구에서 사회적 약자·시민의 역할 고민
여러 주제를 다뤘지만 3년간의 수업을 돌아보면 사회적 약자, 양극화된 사회 구조, 민주주의와 관련된 내용이 유독 많았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와 미국발 반도체칩과학법(<실용경제>), 장애인 이동권과 산업재해(<사회문제탐구>), 노란봉투법과 기본소득(<논리학>), 채팅봇의 혐오 발언(<생활과 윤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심화영어Ⅰ>) 등 다양한 시사 이슈를 소재로 삼은 점이 눈에 띈다.

“제가 중학생 때부터 부모님께서 <내일교육>을 구독하셨어요. 매주 입시·학습 정보를 얻었는데 시사 이슈를 해설해준 기사가 아주 유용했어요. 최신 이슈의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고, 생각할 거리도 짚어줘서 탐구에 활용하기 좋더라고요. 최근 남태령 시위로 다시 이슈가 된 양곡법만 해도 <내일교육>에서 상세히 짚어줬죠. 기사를 읽고 먹을거리는 인간의 기본권이기도 한데, 정치권과 대중 모두 농업엔 너무 무관심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전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허진회 교수님이 식량 주권에 대해 말한 인터뷰도 떠올라서 고3 <실용경제> 수업에서 탐구했어요. 경제성 논란이나 정치적 갈등을 넘어 식량 주권의 관점에서 정부 보조는 공익적·경제적으로도 가치가 있음을 여러 자료로 증명했고, 청년농 지원 및 지속가능한 농업 소득을 창출할 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해 좋은 평가를 받았죠. 학년이 올라가며 <사회·문화> 등에서 배운 연구 방법론을 접목하니 더 내용이 풍부해졌고요. 뭐든 시작이 어려운데 시사 이슈는 내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탐구 주제를 찾는 데도 용이하니 후배들도 잘 활용하길 추천해요.”


이유 있다면 다양한 전공 선택도 괜찮아

중학생 때부터 정치외교학 전공을 꿈꿨지만 고교 생활을 통해 사회과학·교육 계열로 시야를 넓혔다. 고3이 돼 학생부를 돌아보니 경제 심리 역사 건축 철학 등 다양한 분야를 탐구한 흔적이 가득했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상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기보다 대학에서도 다양한 분야를 접해보고 진로를 결정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사회교육과가 눈에 들어왔다. 경제 법 정치 등 사회라는 큰 범주 내 여러 분야를 접해볼 수 있는 전공이라고 생각했다. 양극화 등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교육에 대한 흥미도 컸기에 지원을 결심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어요. 경영·경제학과와 정치외교학과는 교내 최상위권 학생이 몰려요. 학교에서는 특정 학과에 지원이 쏠리지 않게 지도하고요. 전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상경 계열을 제외하다 보니, 선택지가 너무 좁더라고요. 외교·국제기구 진출에 전공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 대학에서 복수전공·전과 등 진로를 다듬을 기회가 있다는 점, 이름은 다르지만 비슷한 영역을 공부할 수 있는 전공이 인문 계열에 많다는 점을 알게 돼 학과를 넓게 보기로 결심했죠. 모의고사 성적도 어느 정도 안정적이어서 정시까지 염두에 두고, 수시는 서울대 사회교육과,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고려대 자유전공학과에만 지원했습니다.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이었고요. 수능 후엔 서울대 면접에 집중해 합격했습니다.”

학생회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며 한껏 캠퍼스 생활을 즐긴 1년이었다. 대학에선 공부를 덜해도 될 줄 알았는데 시험·과제를 하다 한 해가 갔다며 미소지었다. 앞으로 전공을 열심히 들으며, 국제기구의 교육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꿈도 내비쳤다.

“수시는 마라톤 같아 오래 꾸준히 가야 하는데 남은 거리를 계산하면 쉽게 지쳐요. 흥미 있는 과목·주제를 파고들며 순간순간 집중하면 어느새 종점에 서 있을 거예요. 수능에 비해 여러 번 기회가 있기에 한두 번 삐끗해도 다시 길을 찾을 수 있고요. 그렇게 쌓은 결과물은 대입은 물론 다른 곳에서도 유용해요. 저도 대학 과제와 서술형 시험에 고등학생 때 했던 탐구 활동이 도움이 돼 놀랐어요.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할 일에 충실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실용경제> <사회·문화> <사회문제탐구> 뉴스에서 접하는 여러 사회 문제를 어떻게 분석·해결할 수 있는지 주요 개념과 연구 방법론을 배우고, 탐구해볼 수 있는 과목이라 의미 있었다.

▒ <생활과 윤리> <고전과 윤리> 동서고금 속 여러 철학자의 사상으로 사회 현상·문제를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어 유의미했다.

▒ <교과융합탐구> 모교는 외고라 영어와 전공어(중국어) 수업 비중이 컸다. 그렇다 보니 과목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 대신 방과 후 주문형 강좌나 수업량 유연화를 통해 교과융합탐구 시간을 마련해 다양한 수업을 제공했다. 내 경우 사회과학 분야와 경제 분야를 융합한 탐구 주제를 다뤘다. 특목고 학생은 <수학과제탐구> <사회문제탐구> 같은 과목이나 이런 특색 수업으로 관심 분야를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수학> <수학콘서트플러스>를 읽고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 학당>에 나오는 테트락티스를 통해 피타고라스 음계 이론의 증거와 한계점을 설명 <영어> 파레토의 20:80 법칙과 최저임금 지문을 접하고 코로나 사태로 악화된 부의 편중과 계층 사다리 단절 문제를 심도 있게 조사 <논리학> 우리 사회의 성급한 일반화의 예를 들고 개선 방법을 제시


/2학년/

<생활과 윤리> 야스퍼스와 하이데거의 입장을 대조한 후 요나스의 책임 윤리 관점에서 인공지능 개발자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을 강조 <교과융합탐구활동> 교과 수업에서 금리·환율을 학습한 후 달러가 세계기축통화가 된 이유 및 정치경제적 목적에 의한 금리와 환율의 변화 등에 호기심을 갖고 현 미중 갈등 상황과 접목해 탐구


/3학년/

<확률과 통계> ‘여론조사에서 표본의 대표성 확보의 중요성’을 주제로 대표성 오류와 심슨 역설의 개념을 분석·설명 <한국사>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사까지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사회 운동으로 발전한 역사적 사건을 조사 <중국어독해와 작문Ⅱ>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중동의 탈미국화를 탐구하면서 중국과 서구의 갈등 심화를 예측,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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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고등 (2025년 01월 08일 11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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