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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4호

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43 | 김찬우 한국외대 Language & AI융합학부 (서울 영등포고)

AI와 언어, 모두 정복하는 융합형 공학도가 될 거예요

찬우씨는 물리학과 화학에 대한 관심으로 화학공학과나 신소재공학과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언어와 AI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융합 학과에 매료돼 진로를 변경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노벨 화학상이 인공신경망의 기초를 확립한 인공지능 연구자에게 돌아갔으니 혜안이 있었다고 할까? 찬우씨에게 진로를 바꾸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사진 이의종



김찬우| 한국외대 Language & AI융합학부 (서울 영등포고)




다양한 프로젝트 통해 AI 기술과 번역기 원리 탐구

찬우씨는 물리학과 화학에 흥미를 느꼈지만 순수 연구보다는 응용 분야가 적성에 맞다고 생각해 고3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한국외대 Language & AI융합학부에 지원했다. 텍스트, 음성 등 언어 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로, 챗GPT 같은 지능형 인간-기계 인터페이스에 필요한 언어 모델과 밀접한 교육과정에 흥미를 느꼈다.

“물리학 기반의 공학 계열 진학을 희망했지만 언어 과목 성적도 비교적 우수했어요. 글쓰기에도 관심이 있고 영어도 좋아했죠. 이런 모습을 지켜본 담임 선생님께서 융합 학문이 잘 맞을 것 같다며 Language & AI융합학부를 추천해주셨어요. 학과명이 생소했는데 쉽게 말해 언어공학이에요. 교육과정은 컴퓨터공학과의 대학원 심화 과정이 기반이에요. AI와 언어공학 기술이 융합돼 매력적이었어요. 앞으로는 프로그래밍도 필수라고 생각해 코딩을 조금씩 공부하고 있던 터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면접에서도 어떤 코딩을 해봤는지 등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을 묻는 질문이 많아서 준비가 헛되지 않았어요.”

고3 여름에는 ‘심화실험캠프’에 참가해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인공신경망 모델, 딥러닝 모델을 공부했다. 단순 선형 회귀, 다중 선형 회귀를 적용해 코드를 작성하고 여러 상황에 맞게 변형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구현해볼 수 있었다. <정보과학> 수업에선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불편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주제로 팀을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링거를 맞는 환자를 위해 자동으로 냉장고 문을 여는 장치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드론 모형과 탈부착할 수 있는 수액 고리를 직접 모델링했고 초음파 센서와 돌림힘이 강한 서브 모터를 이용해 일정 거리 이내에 물체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작은 나무 모형 냉장고를 제작했어요.”

2학년 때는 <기하>와 <확률과 통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공학 계열 진학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기하>를 선택했지만 <확률과 통계> 또한 주요 과목이라 아쉬웠다. 대신 주제 중심 프로젝트에 ‘생명과학과 통계’를 주제로 참여하면서 조금이나마 <확률과 통계>를 공부할 수 있었다. 순열과 조합, 확률의 덧셈과 곱셈, 독립시행, 정규분포 등 주로 생명과학에서 자주 쓰이는 개념을 공부하면서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주제 중심 프로젝트에서는 과제 도서로 <수학의 쓸모>를 읽었어요. 인공지능 시대에 수학과 통계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게 됐죠. 책에 ‘데이터에 기반한 번역’이 소개돼 있었는데 흥미가 생겨서 번역기의 원리에 대해 탐구·발표했어요. 언어학적 규칙 기반, 딥러닝과 머신러닝 기반 등 번역 발전 과정을 소개했죠. 앞으로의 번역기는 실시간으로 인공지능이 음성을 인식해 음운을 분석하고 이를 수치화해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발전할 거라고 예측했어요.”

<미적분> 수업에서는 ‘푸리에 변환’을 심화 탐구 주제로 잡았다.

“푸리에 변환은 시간에 대한 함수를 진동수에 대한 함수로 변환하는 수학 기법인데요. 신호 처리와 데이터 압축, 통신 시스템 등 컴퓨터공학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로 사용돼요.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서 설명하려고 고민하다 보니 오히려 제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과탐은 개념 이해와 암기 중점, 농구로 스트레스 해소

찬우씨는 스스로를 규정하는 키워드로 ‘소통’을 꼽는다. 학생부 곳곳에 ‘상대방 말에 경청하는’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등의 기록이 담겨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질의응답하면서 공부하는 방식을 즐겼는데 친구의 공부도 돕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도 찾을 수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선생님께 질문했고 그렇게 습득한 지식은 친구들과 공유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운동도 공부만큼 중요했다.

“운동을 하려고 공부를 빨리 끝낼 정도였어요. 특히 농구를 좋아해서 워낙 몸을 많이 움직이다 보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었어요. 쌓이기도 전에 풀어버렸죠. (웃음) 그러다 보니 내신은 일주일 정도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대신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했고 주요 두 과목은 학원의 도움을 받아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는 70% 정도 준비를 마칠 수 있었어요.”

찬우씨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라 2학년 때는 과학 4과목을 모두 공부해야 했다.

“과탐은 문제 풀이보다 개념 이해와 암기에 중점을 뒀어요. 익숙한 유형이 아니더라도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시험장에서 충분히 풀 수 있다고 판단했죠. 하지만 수능에서 그리 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지는 못했어요. 여전히 제 공부 방식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수능은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 문제를 많이 다뤄보기를 추천해요.”

찬우씨는 요즘 AI 분야에서 학부 공부만으로 역량을 키우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학과 생활은 무척 만족스러워요. 이제 1학년을 마무리했기에 전공 공부는 아직 시작도 못했지만 학과 교수님과 진로를 상담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어요.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공 공부가 기대됩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의미 있었던 선택 과목//

▒ <정보과학>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 후 코드를 직접 짜서 환자를 위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는 냉장고를 제작했다. 초음파 센서와 돌림힘이 강한 서브모터를 이용해 일정 거리 내에서 센서가 물체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 <공학일반> 온라인 도면 프로그램을 사용해 철판 레이저 가공으로 금속을 자르고, 모터와 톱니바퀴를 달아서 자동 회전이 가능한 양꼬치 기계를 제작했다.

▒ <지구과학Ⅰ> 우주로 수송할 수 있게 만든 엘리베이터 구조물인 ‘궤도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심화 주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1학년/

<영어> TED 영상 ‘Can we cure genetic diseases by rewriting DNA?’를 통해 선천적인 질병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과 세균의 방어 체계를 발전시킨 점에 흥미를 느낌 <통합과학> 악력기를 이용해 간이 발전기를 만듦. LED에 불을 켜기 위해 코일을 많이 감아 발전기 제작에 성공함


/2학년/

<언어와 매체> 음운을 배운 후 ‘음성 언어 기술의 이해’를 심화 과제 주제로 선택해 책에 나온 이론이 현실 기술로 반영되는 과정을 인식함 <수학Ⅰ> 나노 구조체에서 빛의 공명 현상을 활용해 미세먼지 측정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발표 <영어Ⅱ>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영어로 말하기 활동’에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러시아 물리학자 안드레 가임을 소개함


/3학년/

<미적분> 자유 주제 발표 시간을 이용해 시간에 대한 주기함수를 진동수에 관한 함수로 변환하는 푸리에 변환을 발표 <물리학Ⅱ> 양자 터널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를 불확정성 원리를 적용해 설명. 입자가 퍼텐셜 벽에 충돌하는 순간, 위치 불확정성이 감소하고 운동량 불확정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양자 터널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을 제시함



/교사의 눈으로 본 수시 합격생/

언어, 과학, 스포츠에 뛰어난 융합형 인재

3년 내내 물리 동아리에서 활동했는데 기장으로서 다양하게 활동하며 리더의 자질을 발휘했죠. 국어, 영어에도 뛰어난 역량을 보였습니다. 컴퓨터의 자연어 처리, 영어의 발달 과정 등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했고, 시를 소설로 재창작하는 수행평가에서도 수준 높은 작품을 발표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부하는 틈틈이 스포츠를 즐겨 학교 농구 대표로도 활약했어요. 지덕체를 두루 갖춘 멋진 학생입니다. _ 한은경 교사(고3 담임, 생명과학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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