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미
숭실대 영화예술전공 1학년
(대구 군위고)
작가가 되고 싶었던 예미씨가 연기에 욕심을 보인 건 고1 때였다. 배우 조승우의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를 걱정한 부모님의 만류로 묵묵히 공부했지만, 끝내 꿈을 포기할 순 없었다. 고3을 코앞에 두고 전국 최초의 공립 위탁형 예체능학교인 대구예담학교에 지원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고3 때 처음으로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을 만나 후회 없는 수험 생활을 했다는 예미씨. 탄탄한 내신 성적과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희망하던 숭실대 영화예술전공에 합격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Q. 수시 실기전형에 주력한 이유는?
부끄럽지만 고3이 되기 전까지 입시 전형에 대해 잘 몰랐어요. 수능은 먼 이야기 같았고, 일반고에 다닐 땐 눈앞에 닥친 내신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고3 때 뒤늦게 실기 연습을 시작하고 나니 수능 공부를 할 여유가 없더라고요. 익숙한 교과 공부로 내신 성적을 올리는 데 집중했어요. 결국 최종 내신을 2점대 후반까지 끌어올렸죠.
연극영화과 입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실기지만 내신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선생님의 추천으로 학생부 교과 성적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는 대학을 골라 수시 원서를 썼죠. 결국 42:1의 경쟁률을 뚫고 희망하던 숭실대 영화예술전공에 합격했으니 수시 올인 전략이 성공한 셈입니다.
Q. 학교 성적은 어떻게 관리했나?
교과서적인 답변이지만 학교 수업을 잘 들었어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시험에 나온다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들었더니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그날 배운 건 당일에 소화시키는 걸 목표로 매일 복습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핵심 내용을 필기하며 듣다 보니 예습의 중요성도 알게 됐죠. 예습을 해야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고, 필기에도 알맹이가 있더라고요.
시험 기간에는 2주간 실기 연습을 중단하고 교과서와 프린트, 필기 내용을 달달 외웠어요. 또 과목마다 선생님의 출제 경향을 분석해 맞춤형 공부를 하려고 노력했죠. 내신 영어는 교과서 지문을 통째로 암기하면서 문장이 눈에 익을 때까지 반복했고, 국어는 평소에 책과 시나리오를 끼고 산 덕을 톡톡히 봤어요. 숭실대는 수시 1단계에서 국어 영어 사회 수학 한국사까지 교과에 속한 전 과목 성적을 반영하는데요. 마지막 학기에 국어·사회는 1등급, 영어는 2등급으로 마무리해 뿌듯했어요.
Q. 실기 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일반고에 다닐 땐 좋아하는 시나리오를 읽거나 집에서 뮤지컬 곡을 흥얼거리는 게 다였어요. 고2 때 부랴부랴 예체능 계열 위탁학교인 대구예담학교 실기 시험을 준비하며 유튜브로 어설프게 연기 발성법을 연습했죠. 합격 후 적은 입학한 학교에 두되, 고3은 대구예담학교에서 예체능 수업을 들을 수 있었어요. 따라서 본격적인 대입 실기도 고3 때 학교에서 준비했죠. 오전에 전공 실기와 공연 실습, 기초 이론 등을 배우고 오후에는 방과 후 활동으로 입시 연기와 보컬 레슨 등을 받았죠. 교과 수업이 끝나면 학원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끼리 모여 학교 연습실에서 저녁까지 구슬땀을 흘렸어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도움이 됐던 건 학기마다 한 번씩 이뤄지는 모의 테스트였어요. 대학 교수님이 학교에 방문해 제 연기를 보고 냉철한 피드백을 주셨거든요. 1학기에는 연극 <시련>에 나오는 아비게일의 대사를 선보였는데 말투를 좀 더 교활하고 악독하게 바꾸라는 조언을 들었고, 2학기에는 영화 시나리오 대사가 연극처럼 들린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실전을 앞두고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이었죠.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곧 많은 대학에서 실기 시험이 진행됩니다. 입시 당일 옷차림이나 메이크업을 신경 쓰다 보면 시간도 많이 뺏기고 자칫 연기할 때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마음을 다잡고 기본기와 대사 연습에 충실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오랜 기간 땀 흘리고 노력한 만큼 모두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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