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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3호

2023 대학별 수시 분석 07 | 한국에너지공대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만 운영 정답 없는 창의성 면접 영향력 커

한국에너지공대(KENTECH)는 2022학년에 신설된 대학이다. 첫 입시 결과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하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의성 면접이나 학생이 직접 설계에 개입하는 전공 수업 등 혁신적인 입시·교육과정이 지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에너지공대의 2023학년 수시는 지난해와 같다. 에너지공학부 단일 학부로 모집하며, 정원 내 일반 전형 90명, 정원 외 기회 균형 전형 10명 등 총 100명을 선발한다. 모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평가한다. 한국에너지공대 홍정기 입학전문위원을 만나 2022 수시 결과와 2023 수시 지원 시 유의점을 들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사진 제공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김원석 교사(인천하늘고등학교)
박영출 교사(경남 남해해성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허준일 교사(대구 경신고등학교)









2022학년에 첫 입시를 진행했다. 수시 모집 학생부 종합 전형(일반 전형) 결과를 알려준다면?

90명을 선발했다. 합격자의 학생부 교과 평균을 살펴보니, 평준화 지역 일반고 학생들을 기준으로 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탐구 과목을 아우른 평균 성적은 1등급 중후반대 정도였고 수학 교과는 1등급 초중반, 과학 교과는 1등급 중반 정도로 분포했다.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인 만큼 수학·과학 역량이 뛰어난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신설 대학, 특별법으로 설립된 에너지공학 특성화대학으로 수시 지원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24:1 수준의 경쟁률과 더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상당했고, 진학 의지 또한 뚜렷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지원자의 선택 과목 이수 현황이 평가에 미친 영향력은?

특정 과목을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점이나 가점을 주진 않았다. 예를 들어 수학·과학 과목을 집중적으로 이수한 지원자가 많았다. 반면 <물리학Ⅱ>나 <화학Ⅱ>를 이수하지 않았거나 과목 간 위계가 맞지 않는 이수 이력을 보인 학생도 있었다. 현실적으로 일반고에선 과학 Ⅱ과목을 3개 이수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특목·자사고는 전문 교과를 넘어 대학 기초 과목까지 제공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환경을 고려하면, <물리학Ⅱ> 과목을 듣진 못했지만 공학도가 되고 싶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공부해온 학생에게 부정적 평가를 하긴 어렵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학생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봤다. 특히 대학 입학 후 학교가 이끌어주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학생 개인의 독립적인 성취 과정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우리 대학의 교육과정은 자기 주도성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선택한 교과에서의 성취도나 학습 활동에 대한 기록을 통해 학습 역량부터 태도·의지 등을 판단했고, 면접을 통해 추가 검증했다.


서류 평가에서 ‘지원 적합성’의 비중은?
특히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의 어떤 내용으로 ‘에너지 관련 분야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나?

서류 평가에서 ‘가치 평가’ ‘역량 평가’ ‘지원 적합성’을 살피며, 세 평가 요소의 비중은 동일하다. ‘에너지 분야의 이해’는 ‘공학 계열에 대한 이해’로 받아들이면 된다. 학생부에 ‘에너지’라는 단어가 없어도 괜찮다. 고교 교육과정에서 에너지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과목이나 활동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수학·과학에 대한 관심과 성취 과정으로 충분하다.

더불어 보다 넓게 에너지와 공학에 접근하면 좋겠다. 공학은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학문이고, 에너지는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에 쓰인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를 보고 항공우주공학에 관심을 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누리호 발사에 필요한 원료 또는 활용법, 누리호에 탑재돼 우주에 간 위성들이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원동력은 에너지와 관련이 깊다. 전기·전자공학, 화학생명공학, 환경공학 등 전통적인 공학 학문은 수소, ESS, 스마트그리드, 핵융합 등 미래 에너지 생산·저장·활용에 쓰인다.


2단계에서 면접에 의해 당락이 갈린 비율은?

2단계에선 1단계 평가가 50%, 면접이 50% 반영된다. 이때 면접 평가의 30%는 학생부 기반 면접이고 70%는 창의성 면접이다. 지난해 학생부 면접은 학생부 내용과 대학에서의 학업 계획을 확인했고, 학생들은 대부분 충실하게 답했다.

창의성 면접에선 학생 간 변별을 다소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는 2024학년 입시부터는 창의성 면접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창의성 면접에 대해 고난도 문항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올해 수험생들을 위해 지난해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창의성 면접은 정답이나 모범 답안이 없는 열린 면접이다. 학생들이 공부해온 내용을 문제 풀이의 ‘도구’로 잘 쓸 수 있는가보다 과제 해결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피기 때문이다. 타 대학의 제시문 기반 면접보다 의대에서 실시하는 MMI 면접과 형식적으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 다만 내용이 까다롭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엔 카드 형태의 자료 7장과 A4 사이즈의 자료 4장, 문제지 1장, 연습지 2장 등 총 14장의 내용물이 담긴 면접 봉투를 제공했다. 임의로 설정한 세 마을에 네 가지 형태의 발전 설비 중 적합한 전기 에너지 공급원과 설비 위치,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게 했고, 학생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면접관은 추가 질문을 통해 학생들의 답변을 지지하면서 다른 측면도 고민해볼 수 있도록 이끌었다. 사고력과 창의력 위주로 평가했으며 특히 논리의 일관성에 주목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단일 학부로 입학, 학생 스스로 자신의 교육과정을 설계해나간다. 취업보다 연구와 창업에 목표를 둔다. 수업을 포함한 학교생활 전반에서 타인과 토론을 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며 과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는, 생각의 폭이 넓은 학생을 원한다. 그런 면에서 창의성 면접은 학생이 우리 대학의 교육 목표와 방법을 미리 체험해보는 장이기도 하다. 부담 갖지 말고 자신이 고교에서 배운 것을 확인하고 대학 생활을 맛보는 기회로 여겨주면 좋겠다.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된 선행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 유튜브 채널의 창의성 면접 안내와 1기 신입생들의 체험기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올해 첫 신입생이 입학했다. 이들의 만족도는?

방학 기간인데도 신입생들의 70%가 학교에 있다. 스스로 요청한 계절학기를 수강하거나,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에 연구원으로 참여하거나, 동아리·창업 등의 활동을 한다. 학교에 없는 학생들도 대부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10명은 여름학기 해외 대학 프로그램인 SSAP(Summer Study Abroad Program)를 신청해 UC버클리 UCLA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보스턴대의 수업을 수강 중이며, 10명은 한국수자원공사와 인공지능·IT 분야, 공기정화 분야 스타트업에서 인턴 경험을 쌓고 있다. 이로 볼 때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추측한다.

특히 교육 방식에 대한 호평이 많다. 우리 대학은 개강 전 학생과 교수가 따로 만나 수업을 함께 설계한다. 매주 교육 목표, 수업 활동 및 산출물 제작·제출 방식, 중간·기말고사 평가 방법을 협의한다. 수업 자체는 아예 학생이 주도한다. 또 2~3학년 때 에너지AI, 에너지신소재, 차세대그리드, 수소에너지, 환경·기후기술 등 5개 트랙 중 하나 이상을 택해 집중 이수할 수 있다. 다른 대학과 달리 트랙 선택이나 중도 변경에 제약이 없고, 여러 분야를 융합해 들을 수도 있다.

지원 제도도 다양하다. 학업에 충실하도록 학비 전액과 학기중 기준으로 매월 5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개교 초기인 만큼 기숙사비와 식비도 무료다. 앞서 말한 SSAP는 1인당 1천만 원가량이 투자된다.


수험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글로벌 인재를 기다린다. 반도체 기업 취업이 아닌 반도체 관련 기업을 세우거나, 반도체 관련 이론·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고급 연구자를 꿈꾼다면 우리 대학에 지원하라. 에너지를 잘 몰라도 괜찮다. 수학·과학에 흥미가 있고 깊이 탐구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충분하다.












한국에너지공대의 모집 요강은 단순하다. 에너지공학부 단일 학부 체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학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려면 현재 운영되는 대입 전형 중에서는 종합 전형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시 모집에서 수능 위주 전형으로 10명 내외를 선발하기는 하지만 2022 정시 경쟁률은 95.3:1에 달했으며, 합격 컷도 최상위권에 형성됐다. 이를 고려한다면 수시를 통한 진학이 그나마 수월해 보인다.

따라서 한국에너지공대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모집 요강에 명시되어 있는 서류 평가 요소, 핵심 가치 및 핵심 역량을 완벽하게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본인의 학생부에서 1~2학년 때의 기록을 분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부에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역량은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대는 자기소개서 3번 문항을 ‘한국에너지공대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설정할 정도로 본인의 진로, 즉 에너지를 포함한 공학 관련 분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관련 연구·창업 활동에 참여할 학생을 선호한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설립 목적이 국가의 에너지 산업에 기여하고 인류의 에너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재 양성에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한국에너지공대 전형의 핵심은 면접 평가에 있다. 이에 대한 대비 또한 철저히 해야 한다. 학부 입학 홈페이지에서 ‘입학도우미’로 들어가 ‘선행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를 다운로드받길 추천한다.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인 만큼 이를 통해 면접 평가 전반의 진행 과정을 살피고, 2022 대입에서는 어떠한 문항이 출제됐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에서 ‘KENTECH’를 검색하면 한국에너지공대 공식 채널을 찾을 수 있다. 학교 홍보 영상뿐만 아니라 창의성 면접 안내 영상, 입학생들의 면접 후기 영상 등이 업로드돼 있으니 꼭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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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고등 (2022년 07월 13일 10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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