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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2호

새로 보는 전공 적합書 | 영상학과

시대와 삶을 통찰하는 사고력 키우는 독서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 강승묵 교수(공주대학교 영상학과 학과장)



.지금 영상학과는?. 대학마다 중점 분야 달라 주의

영상학은 영화 드라마 광고 컴퓨터그래픽 등의 영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이론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과학기술, 수학, 예술, 인문사회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돼 융복합 학과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대학들은 영상학과 또는 세부 분야에 중점을 둬 영화연출학과 광고홍보학과 그래픽디자인 전공 등을 운영한다. 소속도 생활과학대학, 예술대학, 공과대학 등 제각각이다. 입시나 진학 후 학습 방향에 차이가 커 지원 전 미리 점검해야 한다.

뉴미디어의 발달, 1인 크리에이터의 대중화로 관련 시장은 거듭 성장하고 있다. SNS와 유튜브·OTT 등의 발달로 인력 수요도 증가세다. 졸업생들은 공중파·케이블 방송국 또는 영화사, 광고·영화·TV 프로그램 제작사는 물론 기업의 미디어·홍보 파트, 홈쇼핑·라이브쇼핑 등 유통 기업, 스타트업, 1인 미디어 기업 창업 등으로 다양하게 진출한다.


.대학이 말하는 영상학과. 융복합 넘어 글로벌 향해 GO!

“요즘의 영상 지식·산업은 정말 빨리 변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이런 시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더불어 외부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기본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관찰력과 사고력입니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에서 새롭거나 남다른 걸 발견하는 시선, 깊게 고민하는 역량이 중요하죠. 다양한 경험, 여러 분야의 기초 학문을 접해보는 게 좋습니다. 대학에서 미학 비평 심리학 예술사 등 인문사회적 소양을 쌓는 수업도 다수 제공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4년제 대학에서 이런 경향이 짙습니다. 실무는 현장에서 훈련할 수 있으니까요.

글로벌 역량도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은 언어나 국가의 장벽이 없는 분야입니다. 우리의 영상 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안방에서 제3세계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죠. 졸업 후 진출 무대를 보다 넓게 봐야 합니다. 공주대 영상학과도 재학생의 외국어 교육이나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영상학도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은 이런 전공의 변화를 염두에 두면 진로 설계나 학과 선택 시 도움이 될 겁니다. 더불어 다양하고 깊은 독서를 통해 사고력의 바탕을 갖추고 간접 경험을 쌓길 추천합니다.”
_ 공주대 영상학과 강승묵 교수


.ONE PICK! 전공으로 가는 북 내비게이션.



같은 일상 달리 보게 하는
소설의 힘


소년이 온다

지은이 한강
펴낸곳 창비


영상학은 거의 모든 학문과 결합되는 융복합 학문이다. 강 교수는 “폭넓고 빠르게 변화하는 학문의 특성상 특정 책을 추천하기가 어렵다. 모든 독서가 도움이 된다. 인문고전부터 만화책·웹툰까지 다양하게 읽어보라”고 강조했다.

다만, 책 읽기가 어려운 고등학생이라면 소설로 시작해보길 추천했다. 이야기라 이해하기 쉽고, 배경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영상 속 배경·사건·서사 구조·인물의 활용 방식을 배울 수 있기 때문. 작가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와 정서가 반영된, 우리말로 쓰인 소설들을 읽어보라는 조언이다. 그 예로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한강 작가의 작품들을 지목했다.

<소년이 온다>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삼았다. 책 속의 인물과 실제 사건이 뒤섞여 40년 전의 일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여러 시점을 오가는 작법과 밀도 있는 문장으로 문학적 완성도도 높다.

강 교수는 “한강 작가의 작품은 우리들도 겪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무대로 삼되 일상에서 벗어난 생각을 담아내는 편이다. 영상을 창작하는 사람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편협한 결과물을 내기 쉽다. 시야의 폭도 보통 사람들보다 넓어야 한다. 신선한 시선과 다른 방향의 사고를 접하는 데 한강 작가의 소설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봤던 영상도 새롭게 읽게 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권혁진
공주대 영상학과 3학년


영상학과 진학을 결심한 계기는?

고등학생 때 유튜브 ‘Zach King’ 채널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신기하고 재밌는 영상이 많았거든요. 뭘로 이런 효과를 낼까, 편집은 어떻게 할까 궁금해졌고, ‘배우고 싶다’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후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써보거나, 친구들과 촬영에 도전하면서 영상학과 진학을 꿈꾸게 됐어요.
관련 대학을 찾아봤더니 영상 관련 전공은 크게 다큐·영화·광고 등 미디어와 모션그래픽·3D그래픽·사용자 경험 디자인 등 디자인 관련으로 나뉘더군요. 대학마다 중점을 두는 분야도 달라 고민이 됐어요. 공주대는 두 분야를 모두 다루고, 학생들이 입학 후 수업을 들으며 모두 이수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세부 전공으로 택할 수 있더라고요. 영상을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진로 선택의 폭도 넓어 지원했죠.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고 오면 좋을 거 같아요. 영상을 많이 만들어보면 좋겠지만 공부가 우선이라 쉽지 않잖아요? 틈틈이 영상을 볼 때 ‘보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나 주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눈이 더 가는 섬네일·자막·효과를 만드는 법도 찾아보는 식으로 간접 경험을 쌓아 보세요. 영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건 물론 자신의 흥미·성향 등도 알 수 있어요. 그럼 대학에 들어와 제작 과제를 받을 때, 주제와 전개 방식을 찾을 때 덜 헤맬 거예요. 가능하다면 포토샵, 애프터이펙트 등 프로그램도 만져보고요.
소설도 읽길 권해요. 서사 구조, 인물 간의 관계나 대화 등의 요소는 영상 작법에 많이 차용되거든요. 무엇보다 영상의 기반인 시나리오는 많이 읽고 써본 사람이 잘 쓰고, 잘 쓴 시나리오는 좋은 작품으로 연결됩니다.




영상 속 이야기의 ‘공식’ 일깨운 책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지은이 로버트 맥키
옮긴이 고영범·이승민
출판사 민음인


대학생이 되고 첫 시나리오 과제를 받은 제게 친구가 추천해준 책입니다. 영상에 관심은 많지만, 시나리오엔 흥미가 없어서 고민이 컸어요. 읽고 나서 장르 불문 ‘스토리’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특히 영상에도 나름의 공식 같은 게 있다는 걸 배웠고요.
그 후 영상을 보니 지나쳤던 시나리오가 보이더라고요. 동시에 영상을 만들 때 이야기나 인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보다 쉽게 정리할 수 있었고요. 그리 어렵지 않고, 그저 ‘지켜봤던’ 영상을 새롭게 ‘뜯어 보게’ 해준 책이라 후배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합니다.



영상 돋보이게 하는 ‘색’의 쓰임, 사례로 쉽게 알려줘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컬러
지은이 김정해
펴낸곳 길벗


영상에서 색채는 매우 중요해요. 영화 촬영 때 작품의 이미지나 의미를 더 선명하게 해주는 게 색보정이고, 영상 디자인 작품의 정확한 콘셉트와 이미지도 컬러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죠.
한데 저는 색을 잘 쓰지 못했어요. 고민이 커지던 때 디자인을 전공한 누나에게 이 책을 받았습니다. 색채학과 다양한 콘셉트·의미에 맞는 색 활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두껍지만 다양한 사례를 담아 고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과제 PPT부터 영상까지 이 책의 내용을 적용해보면서 색채를 다뤄보는 훈련을 하면 영상학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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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BOOKS & DREAM | 꿈과 흥미, 대입과 通하다 (2022년 04월 20일 10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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