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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호

도서관장 추천 중학생 도서 7 | 경기 평택시 배다리도서관 유현미 관장

“17세 소녀가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1894년 12월, 프랑스 유대인 장교 드레퓌스는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어요. 드레퓌스는 끝끝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던 거죠. 사람들은 그가 적국 독일에 조국의 정보를 팔아넘기며 간첩 행위를 했다고 믿었거든요. 우리나라도 유신군부독재 시대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고요. 지금은 어떨까요? 에이~ 요즘 세상에 그런 일이 가당키나 하냐고요? 글쎄요, 가짜뉴스와 악성댓글로 ‘마녀사냥’을 당해 소중한 목숨마저 버리는 유명인들이 떠오르지 않나요?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죽이고 싶은 아이> 속 단짝 친구 주연이와 서은이가 지금부터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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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지.
누군가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말을 내뱉지만, 그건 그렇게 쉽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그건 한때는 사소한 일에도 사무치게 행복했던 한 가족의 전부를 무시하는 말이었다. …
가난하면 애를 낳지 말지. 적어도 그건 딸을 먼저 보내고 삶의 전부를 잃은 여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_83쪽 발췌


“사람들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무슨 말?” “… 제가 죽인 것 같아요.” “뭐?”
“그날요, 제가… 제가 서은이를 진짜 죽이고 싶었거든요.”
_130쪽 발췌


어째서 피디님은 언론을 이용해 본질을 흐리고 계십니까. 저한테는 둘 다 소중한 학생입니다.
죽은 아이도 불쌍하고 안타깝지만, 살아 있는 아이까지 기어이 죽이셔야 마음이 편하시겠습니까.
_165쪽 발췌




유현미 관장
경기 평택시배다리도서관장. 경기도사서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고등학생 서평단 ‘달봉이의 글쓰기’와 중학생 시 읽기 프로그램 ‘詩끌詩끌 시작단’을 운영한다. 경기 사이버도서관의 독서 지도 프로그램 ‘책수리 마수리’ 개발에 참여했고 청소년과 함께한 도서관 활동 경험을 녹여 경기도도서관 총서 5 <청소년, 도서관에서 길을 찾다(공저)>를 집필했다.


유현미 관장의 ‘솔직 추천’


단순한 사실에 가려진 복잡한 진실


죽이고 싶은 아이
지은이 이꽃님
펴낸곳 우리학교


길지 않은 삶을 산 10대인 여러분도 억울했던 사연, 다들 하나쯤은 있지요? 동생이 깐죽거려 한 대 쥐어박았는데 엄마가 나만 혼낸 경험이나 친구들이 너무 시끄러워 ‘너희들 조용히 좀 해!’ 하며 소리를 친 순간 선생님과 눈을 마주쳐 혼자 모든 죄를 떠안았던 아픈 기억 등 말이에요. 그게 아니라고, 먼저 쟤가(쟤들이) 시작했다고 아무리 하소연해도 ‘평소 잘했어야 네 말을 믿지!’ 하며 냉담하게 나를 대하던 엄마 혹은 선생님의 모습.

소설의 주인공인 주연이와 서은이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예요. 두 사람이 크게 싸운 어느 날,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가 시체로 발견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가 체포돼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연이는 그날의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아요. 분명 서은이를 해치지 않은 것 같은데 모두 자신을 범인이라 하니 나중에는 스스로를 의심할 지경에 이르죠. 두 친구를 ‘잘 안다’는 같은 학교 친구들과 주변인들은 평소 둘의 관계와 사람 됨됨이를 이건 ‘팩트’라며 ‘진실되게’ 증언해요.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주연이는 서은이의 둘도 없는 친구도 됐다가 구세주도 되고 노예를 부리는 악마가 되기도 해요. 서은이 또한 인터뷰이에 따라 왕따였다가 주연이의 ‘베프’로, 다시 하녀로 변신을 거듭하고요.

누군가를 평가하기란 참 쉽죠. 또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모두가 그렇다고 주장하면 반대 의견을 내기보단 평화롭게(?) 동조해버리기도 해요. 하지만 여러분이 주연이처럼 심판을 받는 입장이 된다면 어떨까요? 모두가 나를 ‘악’으로 규정한다면 나는 나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주연이는 누구보다 사랑한 친구 서은이를 죽였을까요? 진실이 알고 싶은, 또 반전의 충격을 강하게 느껴 보고픈 친구들에게 자신 있게 일독을 권합니다. 너무 밤늦게 읽진 마세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해 ‘꼴딱!’ 밤을 샐 수 있거든요.


덤BOOK 덤BOOK


내게 49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구미호 식당
지은이 박현숙
펴낸곳 특별한서재


이승과 저승 사이 망각의 강을 건너는 곳에 천 명의 피를 한 모금씩 마셔야 불사조가 될 수 있는 구미호, 서호가 있었다. 그 앞에 삶의 기쁨이라곤 ‘1’도 못 느끼고 살았던 10대 소년 도영과 다시 이승으로 돌아가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 셰프 민석이 등장한다. 피를 조금만 나눠주면 49일을 더 살게 해주겠다는 서호의 제안을 받아들인 두 사람. 그리고 1회 차 삶에서는 알지 못했던 진실들을 부활(?)을 통해 마주하게 된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사이의 중학생. 다양한 책과 만나기 딱 좋을 나이지만 좋은 책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책과 관련해 둘째가라면 서러울 도서관장에게 ‘바로 지금’ ‘중학생을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도서관장 추천 중학생 도서’를 통해 입시나 학습을 넘어 읽는 자체로 즐거운 독서를 시작해보세요.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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