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이 부들부들 떤다고 해서 ‘문들문들’이라는 말이 나왔더군요. 2022학년 선택형 수능부터 공통 과목은 같이 보고 선택 과목은 각각 보는 방식으로 바뀌면서요. 어렵고 학습량이 많은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수록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방식이 됐거든요. 인문 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만점을 받아도 자연 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 만점보다 표준점수가 낮게 나온답니다. 게다가 자연 계열 학생들과 수학에서 함께 점수를 내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 됐죠. 그래도 인문 계열은 인문 계열끼리 경쟁하니 괜찮다고 했는데, 올해 인문 계열로 교차지원할 생각이 있다는 자연 계열 학생들이 30%가 넘는답니다. ‘이과 침공’이 왜 이렇게 일어나게 됐는지, 이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차근차근 풀어봅시다.
진행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도움말 강경진 책임입학사정관(서강대학교 입학처)·박인호 교사(경기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이윤성 차장(서강대학교 학사지원팀)·장문성 학력개발원장(종로학원하늘교육)·장지환 교사(서울 배재고등학교)
조만기 교사(경기 판곡고등학교)·조미정 대표(에듀플라자)·허준일 교사(대구 경신고등학교)
자료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Part 1
달라진 수능 점수 체계
인문계로 바꾸면 상향 지원이 가능하다?
자연 계열 중상위권이 올해 정시 원서를 쓸 때 인문계로 지원하면 상위권 대학이 가능하다는데, 대학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자.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는 지난 9월 6일 27개 고교 7천255명 재학생들의 9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분석, 표준점수로 추정한 정시 합격선을 내놓았다. 국민대 기계공학부·숭실대 의생명시스템학부는 중앙대 인문대학·경희대 사회학과·서울시립대 행정학과·건국대 정치외교학과와 비슷한 점수대로 예상된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서울시립대 건축학부는 서강대 경영학부·성균관대 경영대학·한양대 정책학과와 비슷하다. 서강대 물리학과·성균관대 자연과학 계열·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는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연세대 행정학과와 비슷하다. 실제 상향 지원이 가능해지는 추정치다.
단, 9월 학력평가는 국어 변별력이 유독 낮아 수학을 잘하고 국어가 약한 학생에게 특히 유리한 점수 구조였다는 점을 감안하고 이 추정치를 봐야 한다.
서울 배재고 장지환 교사는 “실제 정시 지원에서는 과목별 가중치가 있는 대학별 환산 점수로 다시 계산하기 때문에 이처럼 표준점수의 합으로 합불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처음 시행되는 수능 점수 체계에서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수시 접수를 앞두고 진학 지도에 대략적인 도움을 주고자 내놓은 분석이니 추정 합격선은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자연 계열 학생이 인문계 지원으로 대학을 상향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 것은 2022학년부터 수능 점수 체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021학년 수능까진 인문 계열, 자연 계열 각각 나눠서 수학 시험을 봤지만, 2022학년부터는 계열 구분 없이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을 보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9월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고에서 고3 학생들이 2022학년 수능 마지막 모의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 연합
인문 계열이 불리하다기보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유리한 것
작년 수능까지 자연 계열은 수학 가형을, 인문 계열은 수학 나형을 봤다. 서로 다른 집단이 서로 다른 시험을 본 것이다. 올해부터 선택형 수능이 되면서 모든 학생은 공통 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를 보고 선택 과목인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에서 한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보며, 선택 과목 점수를 보정하고 복잡한 계산식을 거쳐 최종 표준점수를 낸다(본지 969호 ‘선택 과목 달라도 성적은 통합 산출’ 참고).
표준점수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에 따라 달라진다. 2021학년까지는 평균이 낮은 집단에서 자신의 점수가 높을 때 높은 표준점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원점수가 같더라도 인문 계열의 수학 나형 표준 점수가 자연 계열의 수학 가형 표준점수보다 항상 높았다. 대학에서 이공계는 자연 계열만 지원할 수 있게 하거나, 인문·자연 계열이 모두 지원하되 수학 가형에 가산점 5~20%를 부여한 것이 그 때문이었다.
2022학년 수능부터는 자연 계열 학생들의 수학 표준점수가 크게 올라간다. 선택형 수능은 공통 과목의 평균이 높은 집단에서 점수가 높으면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구조다. <미적분> 혹은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수학 역량이 뛰어남에도 상대적으로 수학 가형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이 부분이 바로잡히면서 높은 표준점수를 받게 됐다.
같은 만점을 받아도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자료에 따르면 만점의 표준점수가 3월 4월 6월 9월 순으로 <미적분> 선택일 때 141점 147점 136점 146점, <확률과 통계> 선택일 때 137점 142점 133점 140점이다. 같은 만점이어도 <확률과 통계> 선택이면 3~6점 이상 낮게 나왔다.
등급이 바뀌는 경계선 구간에서는 선택 과목에 따라 원점수는 낮아도 표준점수와 등급이 높은 ‘등급 역전’ 현상이 나왔다.
3월 학력평가에서 <미적분> 선택 시 원점수 84점이 표준점수 130, 1등급이었고, <확률과 통계> 선택 시 원점수 89점이 표준점수 129, 2등급이 나왔다(본지 995호 ‘선택 과목 유불리 눈치전만 남았다’ 참고). 원점수가 같아도 인문 계열은 자신이 속한 집단 때문에 자연 계열보다 낮은 표준점수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확률과 통계> 선택 시 1등급 받는 인원은 1% 안팎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에서 3월 4월 6월 9월 모의고사 성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등급을 차지한 학생은 <미적분>을 선택한 집단은 압도적으로 많고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집단은 거의 없었다. 표본으로 삼은 인원과 학교가 매월 달라지기는 했지만,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이 상위권을 독식하는 현상은 변하지 않았다(표 1).
1, 2, 3등급까지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1등급 중에서 선택 과목별 비율을 보면 3월 4월 6월 9월 각각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은 88.5%, 74.8%, 86.7%, 84.1%이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5.96%, 19.1%, 4.49%, 6.90%다(표 2).
각 선택 과목 중에서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의 비율을 뜻하는 1등급 누적 비율은 3월 4월 6월 순으로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들은 11.2%, 10.59%, 16.46%였다. 전년 수능이라면 3등급에 해당할 성적인데 1등급을 받았다.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들의 1등급 누적 비율은 0.57%, 1.82%, 0.85%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이 1등급을 받는 비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표본 집단에 외고나 재수생 등 수능에 강한 인문 계열 학생들이 없기는 했지만 인문 계열의 수학 성적이 크게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장문성 학력개발원장은 “모의고사에서 <확률과 통계> 1등급을 꾸준히 받는 학생들은 내신도 1등급 초중반인 경우가 많다. 수학 1등급을 받는 인문 계열 학생들이 수시에서 많이 합격하고 나면 정시에선 인문 계열 고득점자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문 계열 최상위권 중 <미적분>을 선택하고 정시를 노리는 학생은 없을까? 외대부고 박인호 교사는 “외대부고 2학년 인문 트랙 학생들은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다. 국어 수학 영어 사탐 등 모든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서 수능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들었다. 교육과정은 모든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수학에서만큼은 100% <확률과 통계>를 선택했다”고 말했다.대원외고 등 많은 외고에서 <확률과 통계>를 개설했고 <미적분>은 개설돼 있지 않다.
국어도 <언어와 매체>나 <화법과 작문> 중에서 선택해야 하지만, 수학처럼 인문 계열과 자연 계열로 성적이 나뉘지는 않아 계열에 따른 유불리는 없다. 그보다 지금까지 나온 모의고사 결과를 보면 수학의 표준점수가 국어의 표준점수보다 높아 정시에서 수학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수능에서 국어의 표준점수가 높아 국어를 잘 본 학생이 정시에서 유리했는데, 이제 수학이 그 자리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Part 2
계열을 바꾸는 교차지원
반반 뽑던 모집 단위도 자연 계열 독점 예상
점수 체계가 달라지면 계열 간 지원할 수 있는 집단도 달라진다. 정시에서 인문 계열과 자연 계열을 분리해서 선발하던 모집 단위가 2022학년에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자.
고려대는 정시에서 컴퓨터학과·자유전공학부·간호대학은 계열을 구분해 선발한다. <미적분> 혹은 <기하>+과탐을 응시한 학생으로 50%를 선발하고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중 택 1+사탐 혹은 과탐, 즉 모든 학생에게 문을 열어 50%를 선발한다. 작년에도 같은 방식이었는데 수학 가형을 본 자연 계열 학생이 수학 나형을 본 인문 계열 학생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작년에는 자연 계열 50%+인문 계열 50% 선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22학년 수능부터는 <미적분> 혹은 <기하>를 보는 자연 계열 학생의 성적이 더 높기 때문에 작년처럼 구분되지 않고 대다수 자연 계열이 선발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학과는 작년 자연 계열 50%+인문·자연 계열 50%의 비율을 올해 75%+25%로 변경하면서 일반 전형의 선발 인원을 44명으로 늘렸다. 작년엔 일반 전형 선발 인원 26명=자연 계열 13명+인문·자연 계열 13명이었다. 올해 44명으로 늘어난 인원은 대부분 자연 계열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간호대학 19명과 의류학과 8명도 인문·자연 계열이 모두 지원할 수 있으며 계열을 나누거나 비율을 할당하지 않는다. 작년까지 서울대 간호대학 정시는 대부분 인문 계열 학생들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올해부터는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생활과학대의 의류환경학과 27명·식품영양학과 26명·실내건축학과 26명도 인문·자연 계열을 함께 선발하는데, 올해 자연 계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장문성 학력개발원장은 “인문·자연 계열을 함께 선발하던 학과에서 예년보다 인문 계열 합격자가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는 정시에서 경영대학 다음으로 인문 계열 지원자들이 선호하던 모집 단위다. 최상위권 대학에서 몇십 명씩 합격 인원이 달라지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올해는 특히 정시 요강을 꼼꼼하게 읽어볼 것을 당부했다.
2022학년 수능을 50일 남겨둔 지난 9월 29일 수험생들이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
경제학과 통계학과 자유전공학부 등 교차지원에서 선호 예상
실제로 인문 계열로 지원하는 자연 계열 상위권 학생은 얼마나 될까? 장 교사는 “베테랑 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과목별 점수에 따라 대학별 환산 점수도 달라지니 총점은 같아도 얼마나 대학을 높일 수 있을지는 모른다. 대학과 학과에 대한 생각, 진로를 향한 의지 등도 학생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 경신고 허준일 교사는 “의대 치대 약대 한의대 수의대 등 의학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인문 계열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판곡고 조만기 교사는 “지역별로 학생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인문학적 성향이 강한 사학과 철학과 등으로 진학하려는 자연 계열 학생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교차지원은 경제학과 등 상경 계열이나 자유전공학부, 통계학과 등 자연 계열과 관련성이 높은 일부 학과에 편중되리라 예상된다. 에듀플라자 조미정 대표는 “컴퓨터공학과나 수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이 금융권 취업을 생각하고 경제학과나 통계학과를 복수전공하는 사례가 많으며, 취업 시장에서도 이런 학생들을 선호하고 있다. 경제학과로 입학해서 수학과나 통계학과를 복수전공해도 취업 시장에서는 똑같이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31.25%의 자연 계열이 교차지원 고려 중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6월 학력평가에서 <미적분> 혹은 <기하>를 선택한 학생 1천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모집 단위와 교차지원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31.25%가 인문 계열 교차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수학 성적이 좋을수록, 도시 지역일수록 교차지원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적은 인원이지만 인문·어문·교육 계열이나 상경·사회과학 계열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표 3·표 4).
실제 교차지원이 얼마나 일어날지는 정시 지원이 끝나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환산 점수에서 이공계 지원자에게 수학과 과탐에 높은 비중을 주는 대학이 많은데 수학을 잘 본 자연 계열 학생이 이 비중을 포기하는 것이 쉽진 않다. 또한 인문 계열로 옮겼을 때 다른 지원자들과 견주어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정확하게 계산이 안 나올 수도 있다. 재수생 등 안정 지원을 고려하고 싶은 수험생은 신중히 지원할 수밖에 없다.
장 교사는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같은 대학에서 같은 모집 단위 안에 지원한 학생들의 성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점수 체계가 낯선 만큼 올해 정시는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 고2, 고1이 수험생이 되는 2023학년과 2024학년엔 입시 결과와 경험치가 축적돼 좀 더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들이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정시 역시 3분의 1이 교차지원
자연 계열 상위권 학생이 대학을 상향하기 위해 인문 계열로 지원한 선행 사례는 서강대 정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19학년부터 2021학년까지 서강대는 정시에서 수학 가형을 선택한 자연 계열 학생에게 가산점 10%를 줬다. 서강대는 정시 과목별 반영 비율에서 수학이 매우 높다는 특성이 있기는 하지만, 건국대나 중앙대 이공계에 합격할 만한 점수로 서강대 상경계에 합격하는 사례가 매년 있었다.
수학 가형을 선택하고 가산점 10%를 받아 서강대 인문 계열에 합격한 학생은 얼마나 있었을까? 서강대 입학처 강경진 책임입학사정관은 “해마다 수능 점수 분포와 모집 단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정시 지원자의 3분의 1 정도가 그러한 교차지원이었다. 올해 바뀐 수능에서 교차지원 희망자가 30% 안팎이라는 이야기에 지난 몇 년간 입시 결과를 봐왔던 서강대 입학처는 매우 공감했다”고 말했다.
작년 정시까지만 해도 자연 계열 상위권 학생이 인문계 지원으로 대학을 상향하는 방법은 서강대가 유일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거의 모든 대학에서 <미적분> 혹은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인문계에 지원하는 길이 열렸으니 인원이 분산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계열을 바꾸고 학과를 바꾸면 직업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허 교사는 “수학과 과학 성적이 어중간한 자연 계열 학생이 지방 사립대 이공계, 지역 거점 국립대 인문계를 두고 고민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영남대 기계공학부 대신 경북대 고고인류학과를 쓸 것인가는 대구의 강소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할 것인가 ‘경북대 간판을 평생 지니고 갈 것인가의 선택이다. 여기에 경북대 전자공학부를 복수전공하면 좋을 텐데’라는 기대까지 얹어지면 생각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복수전공의 가능성, 전과에 거는 희망
복수전공을 하면 된다는 희망으로 교차지원을 할 수도 있다. 다전공이 활발했던 서강대는 교차지원도 그만큼 활발했다. 서강대 학사지원팀 이윤성 차장은 “모든 이공계 학과에서 인문계 학생이 다전공을 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공학과·생명과학과·수학과가 많다. 학점·인원·계열 등 어떤 제한도 없다는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 책임입학사정관은 “다전공을 시작한 2019학년 입학생들을 추적해보니 고등학교 때 자연 계열이었던 학생들은 무리 없이 잘해내고 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인문 계열이었던 학생들이 이공계 다전공을 잘해낼까 걱정했는데 잘해내고 있다. 고등학교 때 무엇을 배웠냐 안 배웠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대학 공부는 학생 본인이 의지와 필요성을 가지고 해내면 된다”고 말했다.
복수전공은 1전공만큼 이수 학점이 높지는 않지만 학업 부담이 늘어나 4년 안에 졸업하기 힘들다. 조별 활동(팀플)이 많은 경영대와 실험이 많은 공대의 조합이라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한다. 총 정원의 30% 이내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학점+면접으로 떨어지는 인원이 나오거나 선수 과목·공인어학성적 등을 요구하는 등 대학마다 진입 문턱이 까다로운 경우도 많다.
전과는 복수전공보다 학업 부담이 확연히 덜하다. 그러나 자퇴 등의 사유로 결원이 생겨야 뽑으니 입학할 때는 희망하는 학과로 전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전과를 안 받거나 전출을 허용하지 않는 학과도 상당히 많다. 서강대는 같은 모집 단위 안에서만 전과를 할 수 있어서 인문계 입학 후 자연계로 전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양대는 총 정원의 10% 내에서 가능하며 학점 80%+면접 20%로 결정된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전과 제도가 새롭게 생겼다. 성균관대는 전과 제도가 없다.
댓글 0
댓글쓰기